“인간의 배신 혐오 편견 차별이 귀신 보다 더 무서웠다”

글쓰기의 동력은 ‘재미’와 ‘상상력’… 주제의식이나 의미부여 안 해

5월 10일 평택기계공고, 30일 도곡중에서 강연 이어질 예정

객석에 앉아있는 김동식 작가. 그의 이야기는 평범함 속에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었다.

[평택시민신문] <평택시민신문>과 평택시가 공동주관하는 ‘한 책 하나 되는 평택’에서 올해에 한 책으로 선정한 <회색인간>의 저자 김동식 작가와의 만남이 지난 4월 27일 저녁 장당도서관에서 진행됐다. 김동식 작가의 글은 책을 읽지 않는 현대인에게 쉽게 읽혀지며, 사회적 소재거리가 많아 토론에 활용하기에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간된 세 권이 4만부, 최근 출간한 두 권은 각 5000부 총 5만부가 인쇄되고 이달 7쇄를 준비하고 있어 기성 작가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강연회 후 김동식 작가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김재균 시의원등 5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작가의 강연을 듣고 열띤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 평택시민들의 김동식 작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연이라고 하지만 김동식작가의 일방적인 연설이 아니라 시민 독자들과 질문을 주고받고 서로의 소감을 나누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동식 작가는 중학교 중퇴에 공장 노동자 생활을 하며 고등검정고시를 마친 사람이다. 평생에 10권의 책도 읽어본 적이 없고, 최근 방송국 요청에 의해 3권의 책을 읽은 것이 전부라고 한다. 그런 그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쓴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강연에서 김동식 작가는 글을 쓰게 된 동기를 먼저 밝혔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재미였다”는 작가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단순노동이 지루해서 재미거리를 찾기 위해 인터넷 공포게시판을 찾게 되었고, 자신도 공포스런 이야기를 다뤄보자 생각했을 때 '무엇이 무서울까?' 고민했다고 한다. 귀신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무섭지 않았으나 사람이 무서웠다는 그는 사람에게 느끼는 배신, 혐오, 편견, 차별 등이 무서웠고, 이를 글로 표현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 맞춤법에도 어긋나는 글도 많았으나 독자들이 피드백하며 지적해 주어 개선해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어주기를 바라며, 3일에 한번은 꼭 글을 올리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꾸준히 지켜왔다는 작가는 독자들의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지 몰랐다고 한다.

강의 후 끊임없이 질문이 쏟아졌다. 가장 많이 던지게 되는 질문은 주제의식이었다. 회색인간 24편의 글 가운데 반전의 묘미가 있었던 '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 작가의 답변은 단순했다. "저는 상상했을 뿐입니다. 글에 주제의식을 찾거나 의미를 부여한 적 없습니다. 소녀와 같은 선택을 받았다면 사람들의 감정은 생각은 어떠할까? 스스로 질문하고 상상했을 뿐입니다. 의미는 독자들이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성품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다. 한 독자가 "책 이야기보다 작가님의 이야기가 더 감동스럽네요. 어떻게 건빵 한 봉지로 하루 끼니를 때웠던 시간이 행복할 수 있습니까? 가난한 환경과 무지함에 자족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작가는 대답한다.

"천성인 것 같아요. 제게 처해진 상황이 슬프거나 불행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불만이 있어야 싸움이 될 텐데 사람들과 싸워본 적이 없어요. 물론 곤란한 상황들을 피해가기는 하죠. 엄마가 화를 내신 적이 없어요. 우리 가족은 서로 짜증을 내거나 싸워 본적이 없어요." 라고 말하며 천성이라고 말한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겸손했다. "저를 너무 과대평가 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썼을 뿐이에요. 제가 상상하는 것을 썼을 때 그 글을 이해하고 수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독자들이 하신 거지요. 제가 대단한 게 아니라 여러분이 대단하신 겁니다"

"김작가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자신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요?"라는 질문에 "싸움을 안하는 사람이요"라는 답변은 모두를 감탄하게 했다. 질의응답 시간 내내 단순하면서도 솔직한 그의 답변들은 책처럼 긴 여운을 남겼다. 김동식 작가가 특별한 답변을 내어놓은 것은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그의 평범한 답변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올 해의 한 책 으로 선정된 ‘회색인간’의 김동식 작가 강연은 올 해 평택시민을 대상으로 계속 이어진다. 지난달 30일에는 송탄중학교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고, 오는 10일에는 평택기계공고, 30일에는 도곡중학교에서도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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