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 문화비평가

[평택시민신문] 평택시장 선거가 다가오고, 예비선거전이 뜨거움을 넘어서고 있다. 정책의 제시와 검증이 실종되고, 비방과 의혹이 난무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장 후보자들은 의혹제기가 아닌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독과점 구조다. 싫어도 통신은 SK, LG, KT의 담합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좋아도 선택하고 싫어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독과점은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독과점의 정치구조에서 우리 시민들의 선택은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시장 후보자들은 새로울 것이 없고, 그들의 신상은 본인들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노출되어 있다. 이런 흐름에서 후보자들은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가 더 이상 본인의 선거에도, 평택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후보자들은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열어갈 정책의 제시와 검증으로 경쟁해야 한다. 평택시의 변화에 걸맞게 후보자 자신들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차선이지만 후보자들이 시민들에게 보여야할 최소한의 의무이고 예의인 듯하다.

우리 평택은 어지럽다. 급격한 도시팽창과 복잡한 도시문제가 병행하고 확대되는 양상이다. 도시가 확장되고 인구가 늘어나지만 동시에 기대욕구의 다양화, 교육 문화 등 도시 인프라의 부족, 지역불균형의 심화, 수급불균형에 따른 입주대란, 구도심의 공동화, 주민들의 박탈감 증대, 미세먼지와 교통 혼잡 등 도시환경과 삶의 질 저하, 도시의 산만함과 무질서로 도시의 통합력과 추동력이 상실되는 느낌이다. 더욱이 성향이 다양한 인구층의 유입, 대기업군의 정착, 미군의 본격적 유입 등 보다 이질적인 요인들도 통합해내야 한다. 핵심은 우리 평택시가 이러한 폭발적이고 복잡다기한 도시문제를 동시에 조정 해결해가며 곧 다가올 50만 대도시 시대를 주도할 도시통합력과 리딩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가이다. 우리 평택이 진정 비상 시기이고, 총론이 아니라 디테일한 각론이 필요한 시기이다.

현 시장 공재광 후보의 사심 없는 패기와 추진력, 오랜 시장 재임과 행정 경륜의 전임 시장 김선기 후보, 3선의 중앙정치와 경륜의 전 국회의원 정장선 후보는 모두 우리 평택의 자산이다. 그러나 올드해서 새로울 것이 없고 새로운 것이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일부 시민들의 의구심을 후보자들은 새로운 정책과 콘텐츠로 해소해내야 할듯하다.

특히 도시계획과 관리에 대한 후보자들의 비전과 구체적 정책 플랜을 듣고 싶다. 도시는 시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며, 좋은 도시는 도시민의 영원한 자산이고 경쟁력이다. 그런 점에서 도시계획과 관리는 시정의 토대이고 중심이다. 그런데도 우리 평택의 도시정책은 줄곧 미스테리이다. 너무 움켜쥐다 타이밍을 잃거나 너무 풀어서 홍수를 만들었다. 냉탕에서 온탕, 과소에서 과다로 급변하며 도시 관리의 거시적 대응에 실패했고, 도시의 모든 마당을 개발사업에 내줌으로써 도시 관리의 순차적 탄력성을 잃어버렸다.

과잉된 비전과 허구적 데이터에 근거한 타성적 도시정책과 개발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조절해야하는 미시적 도시 관리의 실패로 도시전체가 날림과 복마전이 된 느낌이다. 민간개발로 포장한 개발업자가 온 도시를 장악하고, 아파트 건설사들이 마음껏 가격을 부풀리고 날림의 아파트를 공급한 채 빠져나가도 거칠 것이 없다. 구도심에는 도시형 생활아파트가 파고들고, 온 도시는 원룸과 렌탈하우스로 산만하다. 신도시의 중심가조차 주차는 물론 쉬고 갈 공간하나 없다.

과잉의 택지와 주택 공급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온 도시가 몸살인데도 또다시 청북과 진위에 추가적 택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역주민들의 개발요구와 지역균형을 명분 삼겠지만 도시 관리의 측면에서 안타깝다.

도시의 계획과 관리에 대한 이해도 의문이지만 개발행위허가, 성장관리방안의 수립, 개발밀도관리구역의 지정, 지구단위계획, 개발인센티브제도, 분양가심사위원회 등 도시관리 계획상 동원되거나 활용되어야할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도시정책을 담당하는 전문기술직들의 무개념과 무책임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오만함과 공고한 카르텔은 넘을 수 없는 철벽이다. 큰 개발업자와 건설사에게는 순한 양이고 올 없는 그물인데 일반시민들에게는 왕이고 규제가 횡포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과연 시장들이 이들을 진정 업무적으로 장악했는 지가 항상 의문이다. 한번 결정된 도시는 바꿀 수 없고, 시민들의 삶에 영속적으로 관여한다. 도시계획과 관리는 산처럼 크지만 솜털처럼 미세하고 민감하다. 도시정책은 정말 시장의 깊은 이해와 통찰을 필요로 한다.

개인적인 경험이다. 우리 평택에 아파트 공급 과잉이 걱정되는 작금 대형건설사가 짓는 2000세대의 조합아파트 사업이 추진 중이다. 포승공단 바로 옆이고, 산단 내에 지은 도시형 생활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되어 임대료가 난리인 곳이고, 무엇보다 포승은 인구가 빠지는 지역이다. 지난해 연말쯤인가  ‘도시관리계획 예비타당성 통과’라는 모델하우스의 홍보를 보고, 도시계획팀에 그 진위와 타당성을 물은 즉 "도시관리계획의 변경이 진행 중이고, 시가화 예정용지로 문제될 것이 없는 지역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서면으로 신청하라."라며 누군지도 모를 시민을 반 말투로 깔아뭉갠다. "담당자! 이것이 시민과 시가 의견을 소통하는 과정이고, 나이를 떠나 시민에게 반말이 될 말인가?"라고 타이르고 끝냈다. 그래도 조금 더 안다고 걱정돼서 전화한 시민에게 이 정도이니 이들이 오만방자하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시장 후보자들은 '개념도 없는데 오만하기까지 한 전문기술직들'의 이면적 실상을 통찰해야 한다. 시장 앞에 한없이 성실하고 겸손하며 최선을 다하지 않는 공무원이 있을까? 말하고 싶은 핵심은 공무원이 시민에게 무례해서 괘씸하다는 것이 아니고, 시장이기 때문에 보지 못할 이면이 있다는 것이고, 시장이 보고 생각하고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며, 특히 우리 평택의 도시정책은 시장의 이해와 안목만이 아니라 담당공무원들의 변화와 혁신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진실로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각오와 분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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