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살아남는다’

농업CEO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농·축산업에 임해야

한우 농가는 사료문제가 제일 심각

한우 개량을 통해 우량한우 만들어 내야

[평택시민신문] 1995년 지방자치제의 시행으로 시(市)와 주변 군(郡)이 통합되면서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도농복합시가 탄생했다. 1995년 5월 송탄시·평택시·평택군이 통합된 통합 평택시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도농복합도시가 됐다. 하지만 오늘날 농촌에 대한 관심은 사라져가고 있고, 도시의 발전만이 평택의 주요 의제가 된 상황이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도농복합도시로서의 평택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자 평택의 농업인을 소개하고 있다. ‘평택의 농업인’은 지난해 ‘농업인의 날’에서 대상과 장관상을 받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약 11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 주에 <평택시민신문>이 만나본 평택의 농업인은 오성면에서 한우 농가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축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는 정홍대(67)씨다.

전국한우협회 평택지부장과 평택 축협소속 평택美한우회장 등을 역임하고 21년간 평택의 대표 축산인을 자처한 정홍대 씨는 한우농가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점인 사료비 절감과 사료 개발에 힘쓴 부분을 인정받아 지난해 평택시 농업인의 날에서 ‘축산업 발전’ 부문 장관표창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정홍대 씨에게 한우농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언제부터 한우농가를 운영하게 됐나?

영남대학교 축산대학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부터 서울식품에서 근무했다. 회사에서 식품 연구, 식품 영업관리 등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를 했다. 직장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 개인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농촌발전과 대학에서 배운 내용으로 축산 농가를 시작해보고 싶었다. 동서가 송탄에 살고 있어 평택으로 오게 돼 1997년부터 고덕면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우 3두로 농가를 시작했는데 3두로 시작하다보니 소 마리수가 늘지 않았고 한우 번식에 대한 기술도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처음 시작하고 10년 가까이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계속 공부하고 기술을 익혀 나갔다. 2010년 오성면으로 한우 축사를 이전을 해 지금은 170두가 있는 한우농가가 됐으며, 평택은 나에게 타지이지만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 전국한우협회 평택지부장과 평택축협소속 평택美한우 회장을 역임했다.

 

작년 장관표창 받을 수 있었던 계기

대학을 1977년에 졸업했다. 당연히 시간이 지나니 축산에 대해 잘 모르는 게 많다. 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농업기술센터 축산 기술을 배우며 공부해 왔고, 지금까지 축산에 대해 공부한다. 또한 한우농가에서 제일 큰 문제점은 사료비 문제다. 일반 사람들은 한·미FTA등 수입산 소고기 때문에 한우농가가 파산한다고 생각하는데 전국적으로 사료비가 감당 안 돼 파산하는 한우농가가 많다. 나는 사료비 절감을 위해 미곡처리장에서 나오는 미곡물과 기름집에서 나오는 깻묵 등 부산물을 얻어 배합기로 사료를 만들어 한우에게 먹이고 있다. 배합기로 만드는 사료는 한마디로 비빔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해서 사료비를 약 40%를 절감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2014년 평택시 농민대상을 받았고 2015년 경기농업CEO를 받았는데 평택에서 한우, 돼지, 닭 등 축산농가 통틀어 최초로 받았다. 이런 것들이 작년 장관표창을 받을 수 있었던 계기라고 생각한다.

 

한우농가 예전 같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나?

FTA 관세가 2026년에 철폐된다. 2026년까지는 현재 한우농가가 어려워도 어느 정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이후 관세가 철폐되면 완전 경쟁 시장이 된다. 관세가 철폐될 때 까지 한우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우를 개량해 우량한우를 만들어내야 하고, 한우에게 먹이는 사료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농민들도 죽을 때 까지 공부해야한다. 농민들도 농업 CEO가 돼 향후 완전경쟁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전국에서 한우가 250만~300만 두가 있다. 300만 두가 되면 ‘한우 파동’이라는 말이 나오고, 250만 두가 되면 부족해서 번식해서 늘리는 형식이다. 한우농가도 끊임없이 노력해 경쟁력을 갖춰나가면 그래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우는 5000년을 이어온 우리나라의 대표 축산물이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육식이다. 나는 한우 시장이 쉽게 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은?

정부에서 사료자금을 조금 지원해준다. 사료자금기금이 있는데 어떤 사료든 꾸준하고 일정한 가격으로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한우농가가 사료비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농민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모든 것이 산업화가 되어있다. 정부에서 농업4차 산업이야기하는데 농민에게 4차 산업은 생산과 유통, 판매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4차 산업이다. 농민들도 이런 것을 다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이렇게 하면 모든 농민들이 유지가 안 된다. 우리 농민들은 1·2차 생산부문과 한우를 소비자에게 직접 매매를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농민정책자금이 1.8~2%대, 상환기간이 짧은데 1%초반, 10~20년으로 상환을 길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만 도와주면 한우농가는 큰 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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