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_ 이재희 지산동 주민센터 주무관

이재희 지산동 주민센터 주무관

주민센터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사를 들고 ‘많이’ 방문한다.

모든 사람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공공기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꼭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며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고 또다시 깨닫는다.

지난 15일, 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17회 평택시거버넌스포럼은 평택의 복지에 대한 현장의 진한 목소리가 담긴 시간이었다. 강의를 해주신 김향순 평택시 사회복지협의회 회장님은 “그동안 참 많이 아팠다”라고 말하시며 아픔 안에서 문제의 해답으로 “거버넌스”를 꼽았다.

거버넌스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공공에서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고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평택시는 사회복지협의회, 평택복지재단,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민간과 공공 사이에서 연구, 조사 등의 역할을 하는 조직이 운영된다는 점에서 타 지자체에 비해 복지 거버넌스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는 편이지만 아직까지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복지는 경쟁이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관계 기관들이 각자의 기능과 역할을 상실하고 서비스 제공이라는 1차적이고 가시적인 결과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경쟁적인 복지서비스는 서비스 중복 제공이라는 문제를 낳고 제공되는 서비스 질도 떨어지는 문제를 야기한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1km 내에 무료급식소가 2곳이나 있어 중복제공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시설장은 겹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 답했으나 자원봉사자 수가 부족하고 후원이 적어져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향순 회장님은 복지 “거버넌스 의식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다.

우선 기관들은 기능 및 역할에 대해 기관 스스로 충분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이 부족한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부족한 영역은 과감하게 타 기관에 연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할분담은 역할강화로 이어진다.

 

그다음은 소통을 통한 협력이다.

협력이 가능하다면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 서비스제공기관의 힘은 커진다.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이고 풍부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협의회, 재단 등의 기관에서는 소통을 통해 사회의 문제 상황에 더 다가갈 수 있고 깊은 연구·조사, 교육 등이 가능해지며 민간과 공공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고 한다. 공공기관에서는 협력하는 분위기와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역할을 알고 상호작용이 이뤄지면 진정한 “통합” 복지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평택시에서는 시민들이 소외계층과 나를 분리하지 않고 나와 내 가족을 복지혜택의 대상자라고 생각하며 복지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아직 아픈 복지라 말하셨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는 부분은 우리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뜻한 지역 복지 공동체 사회를 위해 ‘각자 알아서 해야 할’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함께 소통하고 노력하는 환경을 만든다면, 함께하는 복지도시 평택이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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