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을거리 생산한다는 긍지로 친환경 농법 고집”

 농약‧호르몬 등이 인체에 악영향 끼친다는 이야기 듣고 친환경 농사 결심

모양이 ‘품위’ 없다는 이유로 친환경채소 기피하는 현상 안타까워

농사에 참여하기 위해 충분한 사전 준비와 ‘전문 경영인 마인드’ 필요

 

>> 1995년 지방자치제의 시행으로 시(市)와 주변 군(郡)이 통합되면서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도농복합시가 탄생했다. 1995년 5월 송탄시·평택시·평택군이 통합된 통합 평택시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도농복합도시가 됐다. 하지만 오늘날 농촌에 대한 관심은 사라져가고 있고, 도시의 발전만이 평택의 주요 의제가 된 상황이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도농복합도시로서의 평택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자 평택의 농업인을 소개하고 있다. ‘평택의 농업인’은 지난해 ‘농업인의 날’에서 대상과 장관상을 받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약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평택시민신문] 이번 주에 <평택시민신문>이 만나본 평택의 농업인은 서탄면에서 비닐하우스를 운영하며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는 한상우(60) 투투농장 대표다. 지난해 채소부문 농어민대상을 받은 한상우 대표는 친환경 농사로 시민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초창기에는 수확을 전혀 못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평택에서 친환경 농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한상우 대표. “그저 나의 할 일을 다 했을 뿐인데, 귀한 상을 받은 것”이라며 겸손한 자세로 일관하는 그에게 친환경 농법에 대한 이야기와 농사에 대한 조언 등을 들어보았다.

 

친환경 농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우연한 계기로 친환경 농법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때 농약으로 인해 현대인들에게 아토피 등 피부병이 생기고, 호르몬 등으로 인해 기형아 출생과 불임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니 기존의 관행농법대로 채소를 재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 친환경 농법을 활용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물론 처음부터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원만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첫 3년 동안은 대실패였다. 수확도 없었고, 그에 따라 소득이 없었다. 하지만 차츰 노하우도 생기고, 관련 지식이 축적되면서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농약대신 기피제나 천적을 활용해 병충을 방지하고 있고, 호르몬대신 벌을 활용해 꽃을 수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제는 1년에 100톤 이상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생산하고 있고, 이 중 30%는 학교 급식을 위해 출하되고 있다.

 

친환경 농사의 어려운 점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더 부지런해야 한다. 농약을 한 번 치면 한 달 동안은 벌레가 생기지 않는데, 기피제 등을 도포하면 겨우 일주일 정도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농약이나 호르몬을 활용한 채소보다 친환경 채소가 모양이 예쁘지 않은 것도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품위’가 떨어지는 모양의 채소가 많은데, 국내 소비자들은 모양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친환경 채소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간상인들이 친환경 채소를 구매하려고 하지 않아 가격을 높게 받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친환경 농사를 하면 관행농사를 할 때보다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경영비가 30~40% 이상 더 투입돼야 하는 것도 어려움이다.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친환경 채소,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모양이 멋지지 않아도 오히려 이러한 제품을 더욱 선호하게 되길 바랄 뿐이다.

 

어려움에도 친환경 농사를 고집하는 이유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긍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자뻘 되는 아이들이 급식에서 이러한 채소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농사의 어려움으로 아무도 친환경 농법을 활용하지 않게 되면 농약을 사용하고, 호르몬을 사용하는 채소만이 시중에 유통될 것이고, 소비자들은 선택권조차 없게 된다. 앞으로도 사명감을 갖고, 지금처럼 즐겁게 친환경 농사를 지속할 예정이다.

 

채소 농사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무작정 아무런 준비 없이 농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요즘에는 농업전문학교 등 농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다. 이런 곳에서 충분히 학습하고, 농사의 기본은 파악한 이후 실제 자기 농사를 시작해야 한다.

전문 경영인 마인드를 갖고 농사에 임해야 한다는 말도 남기고 싶다. 어떤 작물이 요즘 인기 있고,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고, 나아가 작물의 판로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경영 마인드가 농사에도 필요한 시기다.

특히 IT기술을 농사에 효과적으로 접목시킨다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전통의 방법, 자신들의 아버지가 했던 그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길 바란다. 나와 같은 경우는 비닐하우스의 온도‧습도 등을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비닐하우스에 직접 올 필요 없이 온도를 조절하거나 환기를 시키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관리는 더 용이해지고, 작물은 덜 스트레스 받고, 생산량은 더 많아지게 됐다.

 

하고 싶은 말은?

평택시가 하우스 농사를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앞으로도 친환경 농사를 지속하며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며 시민들의 건강한 삶에 기여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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