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요리 4대문파 출신 장명량 쉐프가 운영

장명량 쉐프
게살유산슬

[평택시민신문] 중화요리 서울 4대문파 출신의 장명량 쉐프(57)가 평택에 중식당을 열었다. 향기가 가득한 집이라는 의미의 중화요리 전문점 ‘향만’이다. 서울 4대문파란 1970년대에 서울에서 가장 잘나갔던 중식당 4곳의 주방장과 그 아래서 일하면서 배우며 계보를 이어온 사람들이다.

4대문파는 1920년대에 이미 유명해진 을지로의 ‘아서원’, 사천요리로 유명한 ‘홍보석’, 화려한 중식의 대명사 명동 사보이호텔 ‘호화대반점’, 최고의 광동요리를 보여준 신라호텔의 ‘팔선’이라고 한다. 장 쉐프는 호화대반점 출신이다. 17살에 스승 장흥기 선생을 만나 사보이호텔 호화대반점과 남산 다래원에서 요리를 배웠다. 2008년 중앙일보가 정리한 4대문파 출신에는 현재 JTBC 요리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장기 출연하고 있는 이연복 쉐프도 포함되어 있었다.

평일 오후 4시, 동삭동 법원 뒤에 위치한 ‘향만’을 취재했다. 그 시간에도 장쉐프는 요리하느라 바빠 부인 손국화 대표가 식당소개를 주로 맡았다.

버섯덮밥

손 대표는 팽성 안정리가 고향으로 서울에 살면서도 세교동에 사시는 친정 어머니를 뵈러 수시로 평택에 왔었다고 한다. 몇 달 뒤 다시 친정에 들르러오면 평택이 커지는 게 보이는데 놀라울 따름이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고향에서 살고 싶은 마음도 들어 2년 전에 ‘향만’을 오픈했어요. 가게 공사할 때가 마침 ‘평택 메르스’가 언론에 한창 오르내리던 때라 공사도 중단하고 몇 달은 고생을 했죠. 지금은 웬만큼 자리를 잡은 거 같아요” 말하는 사이 ‘게살유산슬’이 나왔다.

하얀짬뽕

해삼, 새우, 돼지고기, 죽순, 오징어, 버섯을 볶아 담고, 그 위에 거품 낸 계란흰자위와 게살을 볶아 하얀 구름처럼 올렸다. 비주얼이 보기 드물게 고급스럽다. 고소하고 담백하면서 부드러운 맛이다. 짜지 않으면서도 입에 딱 달라붙는다. “짜지 않으면서 맛있으려면 재료가 좋아야 되요. 또 장 쉐프님이 재료를 안 아껴요. 재료를 아끼면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없다고 해요” 손 대표의 말이다. 정말로 게살유산슬에는 해삼이 절반(?)이다.

이어 나온 ‘칠리새우’는 호화대반점 출신이라는 생각이 들게 화려하다. 찹쌀 옷을 입혀 튀긴 새우와 칠리소스의 만남. 새콤달콤하게 맛있다. 여기에 곁들여 나오는 레몬즙을 살짝 뿌리면 튀김일까 싶게 깔끔한 맛이다. 어떤 손님을 모시고 와도 칠리새우 한 접시면 잘 대접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중화요리는 불 조절이 정말 중요해요. 재료는 당연히 신선한 걸 써야 하고요, 그 다음은 불 조절이에요. 불을 어떻게 조절했느냐에 따라 느끼할 수도 안 그럴 수도 있어요.” 남편이 하는 중화요리를 30년 넘게 지켜본 손 대표의 설명이다.

칠리새우

중식집에서 흔히 먹는 탕수육도 향만에서 만나면 고급스럽다. 돼지고기는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야채는 아삭하다. 바삭하고 살짝 쫄깃하기까지 한 탕수육 튀김옷에 두툼한 돼지고기의 식감이 좋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파인애플이 상큼하다. 소스를 끼얹어 먹어도 눅눅해지지 않는다. “저희 탕수육에는 등심만 써요. 기름기 있는 부위로 만들면 입안에서 기름이 씹히는 순간 기름이 쫙 퍼지면서 느끼함과 돼지고기 냄새를 동시에 느끼게 해요. 느끼함을 잡으려고 오늘은 파인애플을 넣었는데 때로는 사과를 넣기도 해요” 튀김 요리가 많은 중화요리의 특성상 느끼함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손 대표는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한 끼 식사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버섯덮밥과 짬뽕도 소개했다. 탱글탱글한 식감에 표고버섯의 향미가 살아있는 버섯덮밥과 해물 듬뿍 국물이 시원한 짬뽕은 그저 간단하게 먹는 한 끼 식사라고 하기에는 또 고급스럽다.

탕수육

향만은 매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공급받기 때문에 신선도에서 최고라 자부한다. 소스와 춘장은 대화식품 걸 쓴다. 대화식품은 호텔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전문업체인데 호텔을 나와서도 계속 쓰고 있다. 평택법원 뒤편에 위치하며 2층 전체가 실내주차장으로 여유로운 주차가 가능하다. 코스요리는 점심은 2만원부터, 저녁은 3만원부터 가능. 짜장면 6천원. 삼선볶음밥 7천원, 버섯덮밥 1만1천원, 삼선짬봉 8천원, 탕수육 2만원부터, 깐풍기와 양장피, 오향장육은 각 3만원, 게살유산슬과 칠리새우 각 4만원이다.

손국화 대표

■평택시 서재2길 14(동삭동) 법원 뒤 ☎651-6077

원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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