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 21주년을 기념해 ‘파타고니아에서 그려보는 평택의 미래’ 주제로 19명의 원정대원들이 지난 11월 9일-11월 23일까지 14박 15일의 일정으로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및 아르헨티나 피츠로이 파타고니아 지역 110km를 걸었다. 19명 전원이 건강하게 완주하고 돌아와 평택시민에게 완주 소감을 전한다.

무작정 뛰쳐 나가고 싶었다
그냥 벗어나고 싶었다  

파타고니아 원정대 김형중 통역팀장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23살의 청년이다.

인천공항은 나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어 주는 창구와 같다.

23살 겨울의 시작에서 젊은 나의 몸부림은 지구 반대편 남미 파타고니아에서 기지개를 폈다. 너무나 생소한 파타고니아를 평택시민신문에서 간다고 하니 주저하지 않고 튼튼한 내 두 다리만 믿고 여행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길고 긴 비행조차도 즐거웠다. 지구 반대편을 향해 가는데 이 정도의 고생은 사치스러운 즐거움이다. 이 지구 안에서 바라본 하늘, 구름, 나무, 땅, 산, 돌맹이와 내 피부로 느꼈던 바람, 햇살, 호수의 물결이 한국에서 봤던 것과 파타고니아에서 본 것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등에 진 배낭은 무거웠으나 젊은 내가 짊어진 미래에 대한 무거운 짐은 한결 가벼워졌다. 사회생활은 얼마 하지 않았지만 세상살이에 무거워진 마음은 파타고니아의 아름다운 광경 아래에서 자유로움을 느꼈다. 여행가로서 시간을 잊게 만든 만년설산의 황홀한 풍경은 걸어도 걸어도 다 내 발자국의 흔적을 남겨 놓을 수 없었다. 끝없이 펼쳐진 자연은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암시와도 같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바라볼 새도 없이 바쁘게 핸드폰만 보면서 하루하루가 지났었는데, 여행을 떠나면서 하늘을 볼 시간도 얻었고, 속박되어 있던 것들에서 자유로움을 얻었다. 활짝 펼쳐진 한 폭의 그림 속에 나는 바람을 맞고 걸어가는 주인공이 되었다. 파란 하늘 아래 푸른 바람을 일으키며 초원을 달리는 차 안에서 우리팀들은 설레임에 들뜬 이야기와 삶의 향기를 나누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얼음의 성(城)과 같이 내 눈 앞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펼쳐졌다. 산과 바다만 보았던 내 인생의 역사 속에 수 만년의 빙하가 나를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이 파란 잉크를 쏟아 부은 듯 빙하는 검푸른 색부터 파스텔 파란색부터 하늘색 온통 파란 하늘, 푸른 빛 투성이였다.

바라보는 것으로도 부족하여 우리는 배를 타고 빙하를 향해 건너갔다. 모레노는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을 탐험한 최초의 아르헨티나인 탐험가 모레노(Moreno)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한 사람의 발자취가 이렇게 전 세계인의 발걸음을 이끌 줄 모레노는 알았을까? 태평양에 습한 공기가 안데스 산맥을 넘으면서 눈으로 내려 수천 수만 년간 차곡차곡 쌓여 중력에 눌리면서 얼음 덩어리가 된 것이다.

빙하 위에 서 있는 나까지 중력에 눌려 얼음과 한덩어리가 될 듯 하늘과 빙하가 맞닿은 곳에 내가 서 있었다. 바람을 거스르고 시간을 걸어올라 마주한 빙하위의 트레킹.. 바로 이 맛을 느끼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구나.

누군가는 편안한 휴가를 즐기는 여행이 있을 것이고, 이런 삶을 몸소 느껴보기 위한 체험 여행이 있는 거구나. 파타고니아를 여행하기 전에 다큐로 제작된 영상도 보고, 책도 사서보고, 인터넷도 뒤적이며 파타고니아를 연구하였다.

눈으로 지식으로 알고 있던 파타고니아, 상상으로 떠올려본 파타고니아, 이 모든 것은 그저 경험해 보지 못한 지식이었을 뿐이었다.

나는 파타고니아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 위에 서 있다.

이것이 바로 중요한 것이구나. 여행의 목적이 바로 이것이구나.

나는 수만 년 세월을 지내온 빙하 위를 걷는다.

그 길 끝에 나는 내 등을 미는 바람과 함께 그 산을 내려오고, 내 등을 미는 바람과 함께 대한민국으로 돌아왔으며, 평택으로 돌아왔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파타고니아 완주 소감 1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피곤했는데 파타고니아의 풍경이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피츠로이봉이 몹시 낯을 가린다는데 우리팀은 착한 사람들이라 피츠로이봉 민낯을 보았다. 경이로운 자연 바람의 파타고니아에 한번 가볼 것을 평택시민에게 권한다. 꼭 가보세요. 창간 21주년 평택시민신문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또 좋은 프로그램 만드시고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손태영 고문 부부

등반대장으로 트레킹하는 대원들의 안전과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한건의 사고도 없이 모두들 완주를 하여 너무나 좋습니다. 파타고니아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아주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불타는 피츠로이봉을 사진에 담을 수 있어 영광입니다. 평택시민신문 창간21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임경수 등반대장 부부

평민산악회 회장으로서 우선 평택시민신문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기획 실행관리 해주신 최인규 위원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두렵기도 하였지만 경이롭고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창간2 1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임형식 부부

걷고, 또 걷고 멀고 긴 고난의 여정이었지만, 고통은 소통과 배려로 극복하고, 기쁨과 환희는 나눔의 즐거움으로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만들어가는 뜻 깊은 사랑의 행로였다. 잘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풍광, 웅장함, 신비함을 이룬 파타고니아의 자연을 걷고 또 걸으며 내 스스로 삶의 반성, 환희, 치유의 길을 만끽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은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소중한 길을 평택의 미래, 젊은이들에게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자연과의 소통, 힘든 여정을 극복하는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기회가 있으면 어떨까? 평택시민신문의 도움으로 안전하고 무사히 남미원정을 마친 것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권광중 의료팀장 부부

지구의 끝자락에서 인생의 시작을 느끼게 해준 파타고니아로의 여정은 나를 더욱 뒤돌아본 계기가 되었다. 평택시민신문 창간 21주년을 축하하며 늘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Fact을 존중하는 신문이기를... 최성

영상으로만 가끔 보아왔던 남미 파타고니아의 신비함을 직접 보기위해 떠난 긴 여정. 너무 쉽게만 생각해서인가...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육체에 대한 고통을 참고 인내해야 만이 눈앞의 신비함에 다가선다는 것을 ‘왜’ 이제야 깨닫게 되었는가. 되돌아보니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그 신비한 설산과 호수, 그리고 조금씩 사라져가는 만년설을 보고 있노라니 무지한 인간으로 생활해온 것들이 자연에 대한 미안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곳 파타고니아 원정대의 일원이 되게끔 인도한 가운데 두 손 모아 빌면서 어려움을 같이한 대원모두에게 남은 생애 겸손한 자세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해본다.

정기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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