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샬롬나비 사무총장, (사)한국시민교육연합 사회통합위원장 조종건

새로운 사회통합 방향 모색할 평택시민사회재단 설립 필요하다

 

한국 사회는 계층상승 기회 박탈당한 현대판 세습사회이자 절벽사회

사회지도층과 특권계급의 탐욕과 천박한 가치관이 사회 곳곳에 만연

시민기금 바탕 한 시민사회재단, 공공성 확장 위한 지렛대 역할 할 수도

 

한국은 절벽사회다. “기회가 많고 역동적이었던 우리나라가 이젠 솔직히 현대판 세습사회나 다름없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는 이헌재의 통찰은 위기의 한국사회를 잘 요약했다. 2015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81%가 평생 노력해도 계층상승이 어렵다. 강준만은 국민의 95%가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김상근은 한국사회를 위기보다 더 심각한 ‘아포리아aporia’로 규정한다. 아포리아란 “배가 좌초되어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나.

나 중심사회는 절벽사회의 블랙홀이다. 동물의 왕국과 결이 같은 병든 사회의 신호다. 상대는 나의 먹잇감이다. 너와 나의 인격관계는 사라지고 너는 내 편의와 부 증식의 수단일 뿐이다. 국민이 재벌을 우려하는 것은 이런 천박한 가치 때문이지 부의 집중화 때문이 아니다. 물론 재벌들이 주는 단물을 먹고 카르텔을 형성하는 기생충들도 사회의 독버섯이다. 의료계와 법조계와 종교계는 어떤가.

장사치로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월급을 챙기는 직업군이 의사들 아닌가.

더 심한 모순은 왜 그들은 동료 간호사들의 절규소리를 듣지 못할까?(매일경제2017.11.19) 의료보험료 매년 상승은 욕망 상승곡선을 자극할 것이다. 물론 생명과 사투를 벌이는 의사 이국종에게는 격에 맞지 않는 대목일 수 있다.

또 이익에 눈이 멀어 공정한 재판을 무력화시키고 온갖 악법, 편법의 대명사가 법 종사자들 아닌가. 이들에겐 전관예우를 없애고, 미래세대 학생들의 판례공부에 도움이 되는 고소장, 변론, 판결문의 인터넷 자동 공개는 경계 대상일까. 재물손괴죄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를 묻는 선에서 형사조정위원회를 선택했는데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어 나오는 사례에 경악을 한 적이 있다. 형사조정위원마저 추태를!

낙타가 바늘귀(the eye of a needle)에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보다 쉽고(마태19:23-24), 하나님과 재물,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마태6:24)는 예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수까지 가르치려는 재벌총수 자리 이상인 명성교회 담임목사직을 아들에게 승계하는 원로목사와 같은 성직자들이 절벽사회의 공범자 아닐까.

쌍용차 사태로 인한 해고 노동자들의 아픈 기억을 품고 있는 장소이면서, 서로에게 위안을 주고받으며 복직을 위한 오랜 기다림의 공간으로 사용해오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실이 지난 7월 19일 카페 ‘차차’로 새롭게 탄생했다.

따져보자. 특권층이 현 위치에 오른 것이 자신의 노력인가 사회가 준 혜택인가. 박지성 같은 스타가 고종 시대에 태어났다면 지금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국민세금으로 도로가 만들어지면 주변 땅값 폭등 그리고 그 혜택은 누가 차지했는가. 심지어 1275명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망사건을 보라.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이 숨쉬기 어렵다는 고통을 호소했으나 수일 내에, 또는 몇 년에 걸쳐 폐가 딱딱하게 굳으며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제조사는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판매를 멈추지 않았다. 일부 성분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와 짜고 유해성 검증 실험을 조작하기도 했다. 특권층의 파렴치한 부채의식 없는 탐욕의 악취는 사회에 확대되었다.

가짜가 판치는 복잡한 사회를 보라. 환경세 폭탄은 시민들이 지불했는데 기업이 내야 할 환경세 폭탄이라니. 기업에 유리하고 가정에 불공정한 전기료 진풍경, 최악의 미세먼지, 아스콘 발암물질, 보이스피싱, 사기가 사기죄로 성립되지 않는 실정법, 도로설계, 교통적체현상, 교육후진제도, 지역경제생태계의 위협을 보라.

타인중심사회로 운전대를 돌리자. 품격 있는 평택도시는 시민들이 나 중심 사회와 맞설 때, 1%만 풍요롭고, 다수가 노예인 삶을 거부할 때, 시작되는 것이다. 평택사회를 통합의 시각에서 검토하고 방향을 제안할 시민사회재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역동의 정책이 깊이 논의되어지는 시민사회재단, 시민사회에 공공성 확장의 지렛대가 되는 시민사회재단, 그 재단에는 민간, 관료, 정당, 언론, 교육, 종교, 문화체육, 예술 등에 종사하는 이들이 함께 논의하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평택의 새로운 사회통합 모델을 한국사회에 제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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