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건생지사) 사무국장 권현미

대규모 지역 개발사업 진행 중인 평택은 진정 성장하는 도시인가?

 

평택시엔 190여개 화학물질 취급 공장이 지뢰처럼 주거단지에 퍼져있어

환경부 주도 화학사고대응 체계 구축사업에 소극적인 평택시 납득 안돼

유해화학·발암 물질에 노출돼 사람이 떠나는 도시가 성장하는 도시인가

 

얼마 전 평택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건생지사)’가 환경부와 함께 진행한 <화학사고 대응 지역대비체계 구축 사업 >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평택시에는 약 190여개의 화학물질을 다루고 있는 공장들이 마치 지뢰처럼 주거단지들 사이에 퍼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주 가까운 예로 몇 년 전 장당동에 설립 계획되어, 현재 영업 중인 특수가스공장이 그렇다. 이 공장에서 사용 중인 가스는 열 가지다. 특수고압가스법상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는 삼불화질소, 디실란과 같은 독성 혹은 폭발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근방 수 km근처에 주민 5만여 명이 거주 중이다. 이것은 드러난 예일 뿐, 들여다보면, 세교산단의 아스콘 공장이 그렇고, 주소지는 분명 안산인데, 실제 화학물질은 평택 어느 창고에 위치해 있다는 사례는 그 저장량이 어마어마해서 또한 기가 막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 유해화학물질 사이 어딘가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학사고 대응 지역대비체계 구축 사업>은 잘 진행되는 중일까? 사업을 시작하게 한건 다름 아닌 장당동 특수가스공장 설립을 염려했던 주부들이 모여 만든 평택 건생지사였다. 전국 4개의 지자체만을 선정한 사업이었으며, 평택을 제외한 대다수의 지자체들이 그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역 시의원 구의원들의 열정적인 구애가 있었고, 어떤 지역은 지자체 당사자가 직접 사업 선정을 요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지역 시민들의 노력으로 선정된 평택시는 네 차례의 사업단 회의를 마친 상황이다. 사업단의 결과물은 지역주민들이 내 주변의 유해화학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하자는 지역 조례를 실제 실행토록 하는 위원회의 구성이 종착역이다. 그러나 평택시는 교통사고보다 화학사고로 인한 사망은 그다지 많지 않으니 이 같은 조사 용역이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용역업체를 섭외해 세금 2200만원을 주고, 실제 용역의 지시사항을 알게 하는 과업지시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어 용역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세워야 하는 위원회의 구성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음은 당연한 그림이다. 환경부와 전문가가 나섰으니, 지자체의 적극적인 태도변화를 기대하고 있었던 중재기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측은 평택시의 태도에 심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세교산업단지의 발암물질 공장과 노후화에 대한 대응은 어떤가? 현재 문제가 제기 되고 있는 공장은 학교보다 먼저 입주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설립되었고, 단계적인 이전을 추진했어야 할 평택시 관계자들은 오히려 이 공장의 증설을 허가해 주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해화학물질의 피해는 노출된 시기와 양이 중요하다. 때문에 한참 성장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발암물질의 해악은 단순히 공기 청정기 몇 대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문제의 공장은 여전히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 중단된 생산이 언제 다시 개시된다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사안임에 틀림없음을 이야기한다.

평택 건생지사 주관, 안전도시 만들기 시민토론회 ‘평택시 화학사고 어떻게 대비할까’가 10월ㄹ 25일 평택시 근로복지회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평택시는 지금 성장하고 있는 중인가?

지자체 성장의 기준은 무엇인가? 첫째는 인구의 증가이며, 둘째는 그로 인한 세수의 증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인구가 병들었다면, 그래서 떠난다면, 그 도시는 성장 중인 것인가? 현존하는 위대한 사상가이며, 언어학자로 잘 알려진 노엄 촘스키는 성장의 의미를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의 극대화가 아닌 우리 삶에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의 극대화에 바탕을 둔 삶 그것도 성장이다.”

평택시민은 그저 생존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삶의 중요한 가치를 고민하며, 이웃과의 나눔을 생각하는 품위 있는 삶을 살게 될 것인가?

지자체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평택시민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리고 지자체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유해시설의 입주를 제한하고, 규제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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