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 책 하나 되는 평택연중 릴레이 기고 26

조선의 아버지가 과연 요즘도 진짜 좋은 아버지 일까?

 

조선의 아버지들은 역시 훌륭한 아버지였다.

강직한 성품, 명예, 학문적 지식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자식에게 모범이 되는 아버지들이었기에....

기존의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부장적이지만은 않은 모습도 있었다.

자신의 속내를 솔직히 표현하는 여린 부분도 있었던 아버지의

등장에 당혹스럽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지난번 가는 도중에 보낸 편지는 받아보셨지요 (.....) 그사이

인편이 있었는데도 답장을 못 받았습니다. 부끄러워 아니 하셨던

가요. 나는 마음이 몹시 섭섭했다오.

천재 예술가 김정희-p.170-

 

“보내준 인절미는 모두 쉬어버렸습니다.”

“장아찌는 그런대로 먹을 만하나, 무장아찌는 또 맛이 변했습니다.”

천재 예술가 김정희-p.171-

 

나랏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가정에 소홀함이 없었던, 아니 지금보다

더 자식의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것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글쓰기와 독서는 물론이고, 난치기와 그림 등 다양한 분야에도 교육열이

대단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식의 모자란 부분과 성격까지 파악해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조선의 아버지들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둘째 아들 정학유에게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너는 재주와 역량이 너의 형보다는 조금 못 한 듯해도, 성품이 더 자상하고 사려가 깊다. 진실로 독서하는 일에 전념한다면 어찌 너의 형보다 도리어 낫지 않겠느냐.”

유배지의 아버지 정약용 -p.44-

 

난(蘭)을 치는 법은 예서(隷書)를 쓰는 법과 가까우니라. 반드시

문자(文字)의 향기와 서권(書卷)의 정취가 있은 다음에야 제대로

되는 것이다.” 독서와 학문이 부족하면 그림에든 글씨에 선비의

기상을 담을 수 없다는 말이다.

천재 예술가 김정희 -p.164-

 

하지만, 요즘 아버지들은 어떠한가?

가족의 서열 중 반려견 다음이 아버지라 하여 웃픈 유머가 유행하기도 한다.

혹은, 돈 버는 기계라는 매몰찬 비유도 생겨났다.

저자는 조선의 아버지들에게 아버지의 길을 묻고자 한다.

흔히 우리는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말을 할 때, ‘구시대적 발상이다’,

‘요즘이 무슨 조선시대냐’ 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나또한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의문이 들었다. ‘조선시대와 현 시대의 괴리가 너무 크지 않나?’

이 책에 등장하는 사회적 능력과 지위를 갖추고, 확고한 교육관으로

삶의 지향점까지 제시해주는 너무 완벽한 아버지는 제목대로 조선의 아버지일 뿐...

만약, 현 시대의 아이들이 책에 등장하는 조선의 아버지들을 만난다면 나라를 빛낼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을까?

독자이기 이전에 나는 엄마이기 때문에 조선시대와 다른 듯 닮아 있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명문가-금수저, 과거시험-수능시험, 책읽기와 글쓰기-독서논술, 난치기-미술, 무예-태권도, 가야금-피아노 등등...

요즘의 아이들도 과거의 아이들 못지않게 여러 분야를 배우고 있다. 다만, 가르침을 주던 아버지의 자리가 부재할 뿐이다.

아버지는 자식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어떤 아버지를 원하는가.’ 저자에게 묻고 싶다. 조선의 아버지가 과연 요즘도 진짜 좋은 아버지일까?

 

최미선 현일초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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