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_ 이광섭 향토사연구위원

 

지난 11월 9일 굿모닝병원 해오름관에서 126회 다사리 포럼이 있었다.

‘박물관이 지역의 문화 경쟁력이다’란 주제로 국립 중앙박물관장인 배기동 박사가 박물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강의했다.

강의를 들으며 현재 추진 중인 평택 박물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면 그 지역의 박물관을 가보라는 말이 있다.

지역박물관은 그 지역의 흔적과 문화를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택에는 아직 박물관이 없다. 시민들이 살고 있는 내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자긍심을 갖게 할 수 있는 상징물인 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우리고장 평택은 산업의 급격한 변화, 미군기지 이전과 다문화 가정 증대, 평택항과 배후도시의 발전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과 변화에 힘입어 유입인구도 급증하여 2020년에는 인구 80만을 내다보는 거대 도시로 발전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도시규모가 급격하게 확장되고 인구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많은 문제점도 생길 것이다.

따라서 사라져가는 역사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평택의 전통문화를 전승 발전시키는 박물관 설립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평택시 당국에서도 박물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용역설계를 마치고 시민공청회도 가진바 있다.

이제는 평택박물관 설립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박물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물, 소장품, 학예사 세 가지라고 한다.

우선 건물부터 생각해 보자. 건물은 미적 감동이 있어야 하며 다시 방문하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예산이 많이 들겠지만 세계적인 건축가도 참여하는 건축설계 공모도 생각해 보자. 평택의 역사와 전통을 살리면서 먼 미래를 보고 인구 100만 도시의 규모를 생각하며 지어야 한다. 또, 전문가들은 평택에서 국내 처음으로 도서관(Library)과 기록관(Archive) 박물관(Museum)을 융합한 ‘라키비움(Larchiveum)’ 도입을 권장한다.

현재 평택박물관은 고덕 신도시의 대규모 공원 안에 건립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단계별 시설확충을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공간계획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공원의 넓은 부지에 박물관은 물론 미술관과 기념조형물, 더 나아가서는 인근에 유스호텔 건립까지 고려해 이곳을 평택의 상징적이고 기념비적인 장소로 만들면 좋겠다.

다음으로 소장품과 유물은 그 박물관의 특성과 성패를 좌우한다고 한다.

따라서 유물수집과 소장품에 대한 정책은 박물관의 설립목적과 활동방향 성격을 반영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무조건 수집하고 보자는 식의 유물확보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체계적인 수집을 위한 접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박물관 건립 기간은 평균 4~5년이 걸린 다고 한다. 지금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4년 후에나 우리지역에 제대로 된 박물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예사 문제다. 지금 평택시에서도 염두에 두고 있고, 일부 정치권과 관심 있는 시민들에 의해 추진하고 있는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하여 유능한 인재들을 어떻게 영입 또는 신규 채용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모든 사업이 다 그렇듯이 사람이 중요하다. 학예사가 박물관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평택의 박물관 건립은 10년 전부터 일부 뜻있는 시민들이 늘 주장해온 사업이다. 평택의 중심이 될 고덕신도시에 종합박물관이나 역사물관을 우선 건립하고, 앞으로는 지역 곳곳에 지역적 역사성과 주제와 관련 있는 전문 박물관을 연차적으로 더 건립하여야 한다.

교육박물관, 미군기지역사관, 간척박물관, 농업박물관, 평택농악박물관 등 더 필요 할 것 같다.

박물관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문화도시는 구호가 아닌 우리의 현실이 되어야 한다. 시민과 시당국 그리고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아 하루 빨리 평택시민이 꿈꾸는 ‘평택박물관’이 건립되기를 소망한다.

 

이광섭 향토사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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