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회 창립 90주년 기념 특별기획취재 ➄

신간회 교토지회 설립지 교토대 YMCA회관 국내 언론 최초로 확인

조선총독비판정치 연설회, 재교토 조선인 대회 개최하며 식민통치 규탄

 

신간회 교토지회’ 설립지 ‘교토대 YMCA회관’

>>편집자주_ <평택시민신문>은 2017년 창립 90주년을 맞아 그 정신을 기억·전승하고자 신간회기념사업회와 함께 일본 동경과 교토에 남아있는 신간회 관련 사적지 두 곳을 취재했다. 이번 4회에는 신간회 교토지회 설립 장소를 확인하고, 민족시인 윤동주 탄생 100년을 맞아 윤시인과 정지용 시인이 다녔던 도시사대학 두시인 기념비 등 교토지역의 재일한인운동 사적지 탐방 기사를 싣는다. 꼼꼼하게 교토 지역 취재 일정을 도와주신 리츠메이칸대 재학 중인 김병철님께 지면을 통해 감사 뜻을 전한다.

 

1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살아있는 박물관 도시 교토

한국에 경주와 부여 공주가 있다면 일본에는 교토가 있다. 교토 (京都)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도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살아있는 박물관 도시 교토에는 6~7세기부터 한반도와 중국 대륙에서 도래인들이 정착했다. 794년 간무 천황은 나라에서 이곳으로 수도를 옮겨 ‘헤이안쿄’라 했고 ‘헤이안 시대’가 시작되었다. 교토는 1868년 메이지 유신 때 수도를 도쿄로 이전하기까지 일본의 수도로 남아있었다. 1603년 일본 전국 시대를 사실상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쿄에 에도 막부를 세웠지만, 교토는 에도, 오사카와 함께 3도라 불렸다. 일본에서 지방색이 가장 강하기로 유명한 교토는 3대 이상이 거주했어야 교토 사람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경제적 영향력은 많이 쇠퇴했지만 천년을 넘게 이어온 문화수도라는 정체성은 이 도시에 사는 시민들의 자부심이다.

 

교토대 YMCA회관 표지판

‘신간회 교토지회’ 설립지였던 ‘교토대 YMCA회관’

자료에 의하면 1927년 2월 15일 신간회 창립이후 일본 지역에서는 도쿄, 나고야, 오사카, 교토 등 4곳에 지회가 설립됐다. 이번 취재의 최대 수확은 신간회의 교토지회 설립지가 국내 언론 최초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1927년 6월 25일 일본교토제국대학 등의 유학생 십 수 명과 노동자 중심으로 신간회 교토지회 설립대회가 교토대학 기독교청년(YMCA)회관에서 열렸다는 사실이 신문 기사 등 자료로만 전해지고 있었다.

1927년 6월 25일 이곳에서 설립된 신간회 교토지회는 전민족적 단일당 촉성, 각국 식민정책 조사연구, 세계 약소민족 해방운동 조사 등의 의안을 토의하고 회장에 김한을 선출하고 서무부·재무부·출판부·정치조사부·문화부·선전부·조직부를 두고 임원을 선출했다. 이날 전민족 단일당 촉성에 관한 건, 전민족적 정세조사기관 설치 촉진에 관한 건, 각국 식민정책 조사 연구에 관한 건 등 총 9건의 의안을 논의했다.

 

 

신간회 교토지회, 교토지역 내 항일 운동 확산 도모하고 실천 토대 구축
원산총파업 노동투쟁·노동 농민운동·근우회·청년운동·형평운동 지지

 

항일의식 고취에 노력한 ‘신간회 교토지회’

신간회 교토지회는 8월에는 이 지역 내 여러 단체들과 함께 조선총독비판정치 연설회를 개최하여 일제 식민통치를 규탄하다가 40~50여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같은 해 12월에는 회원 130명이 참석가운데 2차 정기대회를 열었고, 이듬해 2월에는 ‘재교토 조선인대회’도 개최했다. 1929년 1월 제3회 정기대회에는 원산총파업 노동투쟁지지 격려전보 발송, 노동 농민운동지지, 근우회지지, 청년운동지지, 형평운동지지 등을 통해 교토지역내 항일운동 확산과 실천 토대를 구축하였다.

한편, 신간회 교토지회 설립지인 교토대학 YMCA회관은 교토대학 본부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 건축가 윌리엄 메렐 보리스(William Merrell Vories)의 초기 작품으로 1913년 완공됐다. 하프팀버(Half-timber)풍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집의 기둥과 들보 등은 나무로 만들고 그 사이사이에 벽돌, 흙을 채워 건물을 완성했다.

일본에서는 대학 YMCA회관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로도 알려져 있으며, 일본의 등록 유형문화재로 등록돼 일본문화청의 관리를 받고 있다. 건물의 유지 및 관리를 위해 평상시에는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도시사 대학 내 윤동주 추모시비

탄생 100년을 맞은 식민지시대 순결한 영혼 ‘윤동주 추모시비’

이어서 올해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가 다녔던 도시사 대학으로 이동했다. 윤동주 시인은 100년 전 1917년 12월에 만주 간도성 화룡현 명동촌에서 출생했다.

1942년 윤동주는 이 곳 교토 도시샤대학 영문학과에 편입했다. 다음해 7월 사촌 송몽규가 교토경찰서에 독립운동 협의로 검거되고 윤동주도 같은 혐의로 검거되고 많은 책과 작품, 일기가 압수된다. 1944년 교토 지방재판소에서 ‘독립운동’ 죄목으로 2년형을 언도 받았다. 이후 큐슈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1945년 2월 광복을 6개월 앞두고 형무소에서 사망했다. 광복을 예언하며 식민지 시대를 살아간 순결한 영혼으로 평가받는 윤시인의 모교 추모시비에는 늘 많은 사람들의 추모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곳 교토에는 윤동주를 연구하고 정신을 계승하는 모임도 있어 다양한 추모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현대시의 개척자 향수의 시인 ‘정지용 추모시비’

윤시인의 시비 옆에는 이 대학 출신으로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정지용 시인의 시비도 있다. 향수를 노래한 충북 옥천 출신의 정지용 시인은 1923년 모교 휘문고의 교비생으로 이 곳 도시샤대학 영문과에 입학했고 1929년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는 교토와 서울을 오가며 에 카페 프란스, 향수 등 다수의 시를 발표하며 우리 시의 표현 방식을 풍부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도시사 대학 내 정지용 추모시비

도쿄, 나고야, 교토, 오사카 신간회지회 관련 사적지를 교육자료로 활용 필요

이번 교토 답사를 통해 신간회 교토지회 설립지를 확인한 것은 취재의 큰 수확이다. 교토는 그 역사만큼이나 일본 내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진보 성향이 강한 곳이고 윤동주, 정지용을 추모하는 분위기도 있어 향후 ‘교토대 기독청년회관’에는 신간회 관련 기념판 등의 설치도 검토해 볼 수도 있겠다. 이 밖에 신간회 나고야지회를 설립한 청룡사, 신간회오사카 지회를 설립했던 천왕사 등의 기록도 남아 있어 향후 도쿄, 나고야, 교토, 오사카 등 4개 지역의 항일유적답사 프로그램 개발과 기념물 건립 등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글 싣는 순서

➀일제강점하 최대 항일민족운동단체 신간회창립의 주역 민세 안재홍

➁신간회 운동 국내 사적지를 찾아서1_대구시 교남 YMCA회관

➂신간회 운동 국내 사적지를 찾아서2_목포 청년회관

➃일본 도쿄지역 신간회운동과 항일 운동 사적지를 찾아서

➄일본 교토지역 신간회 운동과 항일 운동 사적지를 찾아서

➅신간회 운동의 민족과 사회통합 정신, 이렇게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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