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복사의 역사적 의의와 전통계승” 주제 학술행사 열려

“심복사를 동북아 불교문화 연구와 통합의 중심지로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후손의 역할”

심복사 학술대회 이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덕면 평택호 인근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사찰인 대한불교조계종 평택 심복사(주지 성일스님)가 “심복사의 역사적 의의와 전통계승”이라는 주제로 학술행사를 개최해 심복사의 지역적 인연과 정체성을 찾는 논의를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지난 11일 서부문예회관에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불교계의 석학들이 발표자로 참여해 심복사의 창건연대나 보물로 지정된 비로자나불좌상이 불교계에서 차지하는 위상, 혜초 스님과 심복사의 관계, 창건설화의 현대적 계승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와 발표가 이루어져 의미 있는 학술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복사는 바다에서 끌어올린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어부들이 옮겨 창건했다는 설화가 있는 사찰로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565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날 조준호 고려대 문과대학 연구교수는 “심복사의 지역적 인연과 역사성‘이라는 발표에서 일반적으로 사찰의 창건과 관련해서는 유명한 스님의 이름이 나오지만, 심복사는 천씨와 박씨, 문씨 등의 어부가 창건했다는 설화가 있다는 점에서 민중성이 강한 사찰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매우 척박한 환경에서 민중들이 신심을 지키며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여타의 사찰과 다른 특수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특성을 갖는 심복사의 역사화를 위한 제언도 했다. 창건주로 일컫는 천씨 등 세 사람의 ’창건주 기념당‘을 건립해 창건의미를 기념하는 법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 어업에 종사하는 불교도들의 신행활동을 지도할 수 있는 불교문화콘텐츠를 개발할 것, 매년 창건주의 창건설화를 재현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석조비로자나불상을 검은 소 수레에 싣고 옮기는 행사를 지역문화축제로 개발할 것, 비로자나불이 광명을 상징하는 부처라는 점에서 심복사가 이 시대의 불을 밝히는 수행도량이 될 것 등을 제안했다.

‘심복사의 비로자나불과 혜초의 구법 관계성 고찰’이라는 주제발표를 한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ABC사업팀 정성준 연구교수는 통일신라시대 심복사의 지정학적 위치는 한반도와 중국, 동북아시아와의 교통로이자 문화, 종교적 소통로의 중심이었다고 밝혔다. 정교수는 심복사 주변을 거쳐 중국에 유학한 혜초를 비롯한 신라와 고려의 유명과 무명의 무수한 승려들의 구도정신은 당시 한반도와 인도,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평화와 인류정신의 통합을 지향했다며 심복사가 그들의 정신을 기념하는 성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혜초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평택호나 평택항을 관광지로 꾸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시 구법승들과 순례승들의 부처의 근본정신인 평화와 진리를 알려했던 목숨 건 열정을 기리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심복사에 대장경 연구 역경원을 설립하고, 심복사를 동북아 불교문화 연구와 통합의 중심지로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후손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심복사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재’라는 주제발표를 한 하춘생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사찰경영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유서 깊은 전통사찰인 심복사의 창건연대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고려 말, 조선 명종4년(1549년), 선조8년(1575년) 등 아직 통일된 정설이 없다면서 깊이 있는 후속연구를 통해 창건연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심복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빛따라 한발디딤’ 불교문화축제는 심복사 창간연기설화에 담긴 의의와 교훈을 고취하고 이 지역에서 천축으로 구법여정을 나선 혜초의 구법정신을 체험하며 심복사의 역사성에 바탕해 현재를 조명하는 뜻 깊은 행사로 지역사회 사찰 본래의 역할을 다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바램을 밝혔다.

이 날 행사를 주최한 심복사 성일 주지스님은, “심복사의 역사와 전통에 담긴 사상성과 구도적 의의를 재조명하기 위해 이번 학술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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