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 책 하나되는 평택 연중 릴레이 기고 24

김연숙 한책추진위원

[평택시민신문] 뭉클했다.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따뜻해지기도 했다. 빵집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웃기도 했다. 참 이상한 책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빵 하나의 사랑이 참으로 절절하기도 했다.

요즘 동네 빵집은 사라져 가고 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빵집이 소규모의 동네 빵집의 문을 닫게 만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도 나눔과 상생을 경영 원칙으로 삼아 꿋꿋이 성장하고 있는 말 그대로의 동네 빵집, 그 멋진 빵집이 바로 대전의 성심당이다.

1956년 대전역 노점 찐빵 집으로 시작해 현재 400여명이 함께 하는 기업으로 성장 한 성심당, 창업주가 그 날 팔고 남은 빵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한 나눔은 이제 아예 어려운 이웃과 나눌 빵을 따로 굽고 매달 삼천만원 이상의 빵을 기부하게 된 기업이 되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아는 기적을 이루게 한 것이었다.

성심당 창업자 임길순은 6.25전쟁을 피해 내려 온 피난민이었다. 눈 내리는 흥남부두에서 구사일생으로 메러디스 빅토리아호를 탄 순간 이 위기에서 살아난다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겠다"는 창업주의 결심이 대를 이어 지금까지 나눔을 실천하게 했다. 이제 성심당의 가치는 세간에서 말하는 성공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역사와 전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 하게 된 것이다.

성심당의 위기는 여러 번 있었다. 경영상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2005년 화재로 성심당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위기를 노사가 혼연일체를 이루어 극복함은 물론이고 이것을 계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성심당의 경영 이념은 "모든 이가 좋게 여기는 일을 하십시오"이다. 여기서 성심당은 모든 이에 주목했다. 빵집을 찾는 손님부터 직원, 거래처, 협력업체, 심지어는 경쟁사까지 포함하여 모든 이의 범주에 넣었다. 바로 이 "모든 이가 행복한 빵집"으로 정체성을 찾은 것이다. 정체성에 대한 성심당의 고민과 노력은 포장디자인을 친환경 자재로 교체하고 인테리어조차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모두가 좋아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컨셉을 잡았다. 또한 식자재도 지역의 신선한 농산물인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성심당의 비전은 포콜라레 정신을 근간으로 한 EoC(Economy of Communion), 즉 "모두를 위한 경제"로 삼았다. 경영상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주식회사로 전환하여 직원에게 수익의 15%를 인센티브로 주기도 하고, 빵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적용, 실천하여 모두가 행복한 빵집이 되었다. 지배의 구조가 아니라 공동경영의 기업이 된 것이다. 성심당의 나눔은 어려운 이웃뿐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 대한 나눔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는 기업이 이윤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성심당과 같이 나눔을 실천하며 공동체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본다. 그래서 성심당의 경영철학처럼 "우리 곁에 불행한 사람을 두고 혼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생각을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 각개인의 생각에도 뿌리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착취해서 얻는 이익이 아니라 소득의 공동선을 생각한 경제 활동을 통해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성숙된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성심당이 우리 사회의 멋진 기업모델이 되어 앞으로 또 다른 성심당이 계속 하나씩 더 생겨나길 꿈꿔 본다. 대전이 사랑하는 기업, 대전의 모든 시민들의 추억속의 한 장소로 기억될 성심당, 이 성심당이 만든 튀김소보로를 먹어 보기 위해 조만간 대전을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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