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해·공군 및 미국 육·공군이 있는 평택, 지자체의 노력으로 민·관·군의 협력 이끌어야

<편집자주> 지금까지 평택에서도 정치, 행정, 경제, 의료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적인 인재를 배출해 왔다. 하지만, 평택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 각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을 평택시민들이 접할 기회가 적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평택 출신 인사 중 각 전문분야에서 인정받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10주에 걸쳐 소개한다. 이를 통해 평택시민과 평택 출향인사들이 소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나아가 지엽적인 시야를 넘어 전국적인 안목을 통해 평택시의 문제를 확인하고, 평택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71사단장 역임한 장군출신 인사로, 현재 대법원 및 전국 법원 안전 총괄

최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소란스런 법원, 예의주시하며 사고 방지에 총력

전국 법원에 보안검색대 설치 중…법원 건물 보안설계에도 관심

일반인들에게 법원이라고 하면 재판이 진행되는 엄숙한 공간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재판에서 패소한 사람들, 재판 자체에 문제제기 하는 사람들 등으로 인해 법원에는 언제나 긴장감이 맴돈다. 그 긴장을 깨고 법원에서 소란이나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법원 보안관리대원의 신속한 움직임으로 법원의 엄숙함은 유지된다.

외부에서는 법원 안전관리대원의 노고를 알아주지는 않지만, 법정질서 유지를 위해 그들은 오늘도 묵묵히 법원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이들을 감독하며, 전국 법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지용(61) 대법원 안전관리관. 평택중학교와 평택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35기 졸업생인 그는 71사단장을 역임한 군인 출신 인사로, 군에서 국가를 지킨 것처럼 대법원 및 예하 전국 법원을 지키고 있었다.

정지용 안전관리관을 만나 우리가 몰랐던 법원 이야기와 평택의 추억, 평택의 발전을 위한 조언 등을 들어보았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대법원의 안전관리관으로서 법원 청사를 방호하고, 법정 질서를 유지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대법원의 안전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전국 법원의 안전을 총괄하고 있다.

누군가는 재판을 다루는 법원에서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실상은 꽤나 자주 소란이 발생한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만 보더라도 일명 ‘박사모’들이 방청석 등 법원에서 소란을 피우며 법정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과거에는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이나 통합진보당 해산 재판 때도 법원의 큰 소동이 일어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법정에서는 다양한 해프닝이 발생한다. 재판에서 진 사람들이 법원에서 사법정의를 운운하며 “이게 나라냐!”고 고함을 지르는 경우도 많고, 최근 어느 지방 법원에서는 재판에서 패소한 한 시민이 옥상에 올라가 자살하겠다고 한 사건도 있었다.

독극물을 갖고 와서 자해하는 사람도 있고, 커터 칼을 몰래 갖고 들어와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도 있고, 돌멩이를 들여오는 사람도 있는 등 기상천외한 일들이 법원에서 발생하고 있다. 1심과 2심을 거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걸러지면서 대법원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사건이 발생하지만 전국 법원에서는 한 달에 50~60건 정도의 사건이 발생할 정도다.

이럴 때 법정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안전관리관의 역할이다.

법원에서 소란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사건·사고를 대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 예비 인원을 배치하고,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법원 한두 군데만 보안검색대를 설치해 놨지만, 지금은 전국 법원에 보안검색대를 운영해 사건·사고를 방지하고 있고, 앞으로는 전국 모든 법원에 검색대, 스피드게이트, 스크린도어 등을 추가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법원을 겨냥한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건물의 보안설계도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를 타고 법원으로 돌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애물을 설치하는데, 이 장애물이 미관상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화단을 설치한다든지, 건물과 어울리는 볼라드(보행자용 도로나 잔디에 자동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장애물)를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의 도감청 위험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다. 법원에 관제장비를 보급하며 도감청을 방지하고, 사조직의 기술 발달로 이전 시스템의 보완이 뚫릴 것을 대비해 보안시설의 업그레이드를 때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법원 안전관리대원 단체사진

 

군 생활을 하다가 대법원으로 오게 된 계기

71사단 사단장으로 군에서 2010년 제대를 한 뒤 국방대학교와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이후 2012년에 대법원 안전관리관을 새로 뽑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 국가의 안전을 지키면서 국가를 위해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보람을 느꼈듯이, 대법원 등 전국 법원의 안전을 위한 일을 담당하는 것도 국가를 위해 중요한 업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안전관리관이 군 출신 인사들이 오는 자리였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는 줄곧 대령 출신 인사들이 안전관리관이 됐었다. 장군출신이 안전관리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2013년부터 대법원 안전관리관으로 활동하면서 군 생활에서 익혔던 조직 운영의 노하우를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군인 시절 장교들 뿐 아니라 일반 병사들과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마련했는데, 이곳에서도 법원의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는 직원들과 수시로 대화를 하며 조직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대법원 전경

 

과거 미군기지 확장 위한 토지보상업무 ... “고향 사람들이 손해 안보도록 노력”

평택 발전 요소는 많으나 개발의 시너지효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도로 확충 필요

군사도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평택, 민·관·군 협력으로 이미지 개선해야

 

평택에 대한 추억은?

평택중학교 24회, 평택종합고등학교(현 평택고등학교) 21회로 졸업하여 학창시절 친구들은 대부분 평택 사람이다. 지금도 2421모임이라고 해서, 평택종합고등학교 21회 졸업생이거나 평택중학교 24회 졸업생인 사람들이 모여 자주 어울리면서 옛날 평택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들과 분기별 산악회를 하는 등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창시절 공부는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일반 대학교로 진학을 하려고 했는데, 육군사관학교 시험이 수능(당시는 예비고사)보다 일찍 진행돼 ‘그냥 한 번 봐 보자’는 생각으로 시험을 봤다. 그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다. 그렇게 평택 학생에서 군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편, 군인이 되어서도 평택과의 인연은 계속됐다. 2004년 1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평택의 미군기지 확장과 관련해 토지 매수 업무를 하며 토지보상을 담당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고향이 평택이라서 그러한 업무가 주어진 것 같았다.

당시 대추리 해방구에 몰래 들어가는 등 현장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두리·대추리 지역은 과거 외부에서 정착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6.25 전쟁당시 비행장을 만든다고 쫓겨났었다. 하지만 또 미군 때문에 살던 터전을 버리고 떠나야 해 반발이 많았다.

보상업무를 담당하면서 대충 할 수가 없었다. 관계자들이 초등학교 선후배거나 중학교 인맥들과 다 연결되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국방부 주최로 진행되는 설명회도 수차례 진행하고, 평택시청 사무실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과 상대하기도 하는 등 당시 고생도 많았지만, 대추리 사람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 나의 책무라고 생각해 열심히 일에 임했다.

그 결과 국책업무를 진행하면서 협의매수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50%가 안 되지만, 당시 8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평택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한 조언은?

신문광고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평택에는 다양한 개발 사업이 진행돼 왔고, 앞으로도 더 개발될 예정이다. 미군을 위한 렌탈하우스도 많아지고, 고덕의 삼성전자 공장 신축, 진위의 LG산업단지 확장, 평택항 배후단지 조성, 고덕신도시 개발 등 도시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도시의 규모가 점점 커진다는 것과는 달리, 평택의 도로는 이미 포화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형님이나 친구들을 보러 평택에 갈 때마다 평택에서 팽성·아산으로 가는 길이 수시로 막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택과 송탄을 오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평택 곳곳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개발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도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평택시가 평택에 소재해 있는 군인들과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평택은 과거부터 군사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은 한국의 육군·해군·공군과 미군의 육군·공군이 주둔하며, 특히 미군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부에서 볼 때 평택의 군사도시로서의 이미지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군사도시가 보통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 것은 민과 군 사이의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마찰을 사전에 잘 조정한다면 군사도시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평택시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천과 같은 경우 군 출신 인사들이 지자체의 특보로 활동하며 관과 군과의 협조를 평상시에도 잘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유지는 결국 민·관·군의 소통으로 발전하며, 민과 군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

현재 평택시는 소음피해 등과 같이 민과 군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택시에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군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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