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면 황인호의원 ‘기구설치안 문제있다’ 이의제기

▲ 시의회 본 회의에서 황인호 의원이 이의제기 발언을 하고있다.
찬성 12표, 반대 6표, 무효 2표 팽팽한 긴장 속 가결

평택시의회(의장 이익재) 황인호의원(오성면)이 제7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행정기구설치안을 문제삼아 시의회 사상 초유의 표결까지 이르는 팽팽한 견제를 펼쳐 시의회 위상제고와 시의회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제77회 임시회가 속개된 지난 9월15일부터 17일 3일간 시의회 내무위원회(위원장 최종석) 의원들은 시 집행부의 제안설명과 질의 답변에 이어 심사토론을 거치며 내무위 소속 위원들간에 시 집행부의 제안을 받아 들일 것인가의 여부를 두고 연일 설전을 계속한 끝에 행정기구설치안의 일부 수정에 합의 한 뒤 표준정원관련 3건의 조례안을 일괄 가결했었다.

일괄 가결 전 내무위의원들의 시 집행부에 대한 질의를 통해 이 번 표준정원 증원과 관련한 조례안 3건은 집행부가 시의회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고 결정한 사항으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부당함을 주장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심사의결이 있던 17일 오전 이례적으로 김선기시장이 아침 일찍 의회를 방문해 의원들을 설득하는 듯 하더니 2시간여 토론 끝에 나온 내무위 의결은 가결이라는 결과를 내 놓았다.

이날 조례안 통과의 부당함을 힘주어 주장하던 대부분의 내무위의원들은 다수의 의견이 찬성이 많아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가결 후 입장이었다.

강경하게 반대입장을 내세우던 몇 몇 내무위의원들은 돌변한 자신들의 입장과 상황에 대해 민망한 모습을 보이며 변명하기에 바빴다.

내무위 심사의결 후 여기 저기서 이런 저런 말들이 전해졌다. 모 의원은 승진대상자로부터 집중적인 설득작업을 당해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며 모 의원은 정치 이력이 있는 아버지가 시 집행부로 부터 설득을 받고 아들을 설득시켰다는 등 모 의원은 곧 단행될 승진인사에 동향인 계장승진을 부탁하고 있어 적극적이라는 가 하면 모 의원은 부인이 시 보건소에 근무하고 있어 부인의 앞날을 위해 의견을 굽혔다는 등 갖가지 이야기가 봇물을 이뤘다.

내무위 가결이 끝나고 본회의 의결이 남은 18일 내무위에서 부결된 자원봉사센터 관련 조례안 외에 10건의 조례안이 1항 2항 3항, 순조롭게 원안가결 되고 있었다. 그리고 의사일정 제4항 평택시행정기구설치조례중개정조례안에 대해 의장이 ‘의원여러분 이의 없으십니까’ 하는 발언이 떨어지자 마자 황인호의원(오성면)이 두손을 번쩍 들어 이의를 제기했다. 이의를 제기하는 황인호의원 앞에 앉았던 박옥란의원(지산동)의 ‘이의없습니다’라는 목소리도 함께 들렸다. 황인호의원은 곧바로 발언석에 나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의를 제기한 내용은 ▲인구 50만명을 예상하는 구청체제를 염두에 두고 기구 신설시 전문기관의 조직진단과 다양한 의견수렴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너무 서두르고 있다 ▲ 임용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위직급만 몇 명 승진시키는 것만으로는 대시민행정서비스를 충족시킬 수 없다

▲ 9월21일에 실시되는 공무원 임용고시에서 채용되는 101명의 합격자를 고려한 조직진단과 사전준비 미흡을 이유로 들며 현재 평택시 공무원 80-90%가 시집행부의 조례안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무기명에 의한 표결을 주장했다.

황의원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인 이익재 의장은 곧 바로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가 되던 2시간여의 시간동안 의원들을 상대로 한 김시장의 설득은 계속되었고 황인호의원은 뜻을 접지 않았다.

정회 끝에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을 신청한 내무위 최종석위원장은 내무위의 충분한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이니 직제개편은 당연하다며 끝까지 내무위 결정에 동의를 구했다.

김준배의원과 류영청의원은 황인호의원 개인의견이라며 내무위가 결정한 사항을 산건위 의원이 이의제기한데 대해 상임위별 자존심을 내세우며 상임위별 갈등으로 비화될 듯한 위험한 발언을 계속했다.

한편 김선기시장도 본회의 보충설명에 나섰다. 이번에 올라온 직제는 효율적인 직제라며 그 동안 의회에 충분한 설명이 미흡했던 점을 재삼 사과했다. 이 의장이 무기명 표결을 선언했다.

류영청의원은 표결을 할 경우 최종석 위원장이 우스운 꼴이 된다며 공개적으로 걱정을 표했다.

마침내 표결, 개표결과는 찬성 12명, 반대 6명, 무효 2명, 표결은 이렇게 끝났다.

힘겹게 본회의를 마친 이 의장은 내무위의원들 자신들이 심사의결한 조례안을 반대하는 것을 자존심 상하는 일로 받아 들여 찬성표가 많이 나왔는데 사실은 집행부가 진 싸움이라며 시의회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 같은 일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의원들은 오늘과 같은 사태는 속내를 드러내고 말할 수 없지만 김선기시장의 총선출마설과 관련해 사퇴 전 논공행상에 따른 정실인사가 단행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조례안 통과를 극구 저지하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김선기시장이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공정한 인사를 단행한다면 모두가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의를 제기했던 황인호 의원은 표결이 끝난 후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며 허탈해 했다.

대의명분을 가지고 올바른 시정을 위해 뜻을 굽히지 말아야 할 의원들이 소신 없이 각각의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손바닥 뒤집듯이 어제 한 말을 오늘 뒤집고 두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환멸을 느낀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시민들은 축제분위기 속에 표준정원 증원을 축하하며 관련 조례안을 개정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진통속에 조례안이 처리된데는 김선기시장의 출마설과 시중에 나돌고 있는 승진대상자명단이 가장 큰 이유라며 민선체제 공무원인사가 정실인사로 가고 있다는 우려에 걱정을 표했다.

또 대부분 상임위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해 이의 없이 그럭저럭 회기를 진행하던 의회 내부에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황인호 의원 같은 용기있는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의회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소감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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