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퇴역 평택함의 평화적 활용방안 ② 퇴역 군함을 활용한‘김포함상공원’사례

“함정이 품고있는 정감있는 스토리텔링과 설립 목적에 맞는 콘텐츠의 적절한 배치가 중요”

“평택 섶길·원효 오도성지·평택호관광단지 연계한 문화관광벨트 정비되어야”

 

<편집자 주> 해군 구조함으로 지난 20여 년 간 구조활동을 벌여온 평택함이 지난해 12월 28일 퇴역했다. 평택함은 2007년 태안 기름유출 방재작전, 2010년 천안함 구조·인양작전, 추락 링스헬기 탐색작전, 참수리 295호정 인양작전 등이 있다. 또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함 중 가장 빨리 현장에 투입돼 실종자 구조 및 탐색작전에서 활약했다. 평택시는 평택의 이름을 부여받아 구조활동을 벌여온 평택함을 2018년 인수받아 평화공원과 연계안 안보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으로 국내 운영 중안 함상공원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사례를 취재해 평택함의 바람직한 활용방안을 제시하고자 총 6회에 걸쳐 보도한다.

김포함상공원 내 운봉함 전경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항 옆에 위치한 김포함상공원은 62년간 바다를 지켜오다 2006년 12월에 퇴역한 운봉함을 활용하여 조성한 함상공원으로 함정내부에 전시관, 홍보관, 체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함정외부는 분수대와 야외무대, 놀이터, 느린 우체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포함상공원은 주말이면 대명항을 찾는 가족 및 단체단위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사전에 신청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영상관, 선실 재현 공간, 한국전쟁 홍보관, 천안함 피격 사건 후 수중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다 순직한 한주호 준위 추모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또 전시실로 구성된 함정내부에서 계단을 올라가 상갑판을 지나면 함정의 운항을 위한 공간인 조타실과 전탐실, 해군장병들이 실제 생활하던 공간이 있어 간접적으로 해군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김포함상공원의 운봉함은 2차 세계대전과 월남전에서 작전에 참여한 1세대 상륙함으로는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돼 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함정이다. 1944년 2월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퀸시 베들레헴 제철소에서 건조돼 이름 없이 1010이라는 번호가 붙여졌던 운봉함은 1944년 8월 프랑스 남부 상륙작전에 참가했다. 독일군의 항복으로 유럽전선에서의 임무수행을 마친 운봉함은 태평양으로 이동해 1945년 4월 오키나와 상륙작전에 투입됐다.

운봉함 입구

이후 6.25전쟁이 끝나고 2년 후인 1955년 대한민국 해군에 인계돼 운봉함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해군은 1966년 2월부터 1972년 12월까지 백구부대의 일원으로 월남파병 수송작전에 투입됐다. 월남전 이후에는 상륙작전훈련, 수송지원, 낙도 봉사활동 등의 임무를 수행하다 새로운 상륙함이 도입되면서 2006년 12월에 62년간의 현역활동을 마감했다.

운봉함은 퇴역하기까지 110여 차레에 걸쳐 지원작전에 참여하고 화물 수송지원과 낙도 봉사활동에도 140여 차례 투입됐다. 특히 항만 시설이 미비하던 1950년대에는 낙도에 구호식량을 지원하기도 했고 1959년 9월 사라호 태풍으로 침몰한 어선과 좌초한 함정의 구조에 참여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운봉함 조타실

김포함상공원의 운영 주체는 김포시시설관리공단으로 2007년 5월 10일 해군본부와 협의를 통해 함정 유치를 확정짓고 2009년 2월 9일 거치를 완료했다. 2010년 7월 함상공원 주변의 군 경계 철책선을 제거하고 함정 내부에 전시 및 체험관 설치를 마무리하여 9월 10일 개장했다. 현재는 함상공원 운영을 위한 조례에 따라 관련 예산을 지원 받은 업체가 공원 옆 대명항의 시설물 포함한 전반적인 관리 및 운영을 책임을 지고 있다.

바로 옆 대명항과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김포함상공원의 연간 누적 방문객 수는 약 10만 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운봉함 전탐실

취재당일 현장을 안내한 김포함상공원 관계자는 “퇴역한 함정을 거치해 운영하는 함상공원의 경우 함정 내․외부 관리와 전시실 구성 및 보완, 부식상태 등의 안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명을 다해 퇴역한 함정은 해군이 규정에 따라 보안이나 전투장비 등을 제거한 후 정비를 거쳐 유치를 희망한 단체 및 기관에 인계한다.

이 때 소형함정의 경우 육상으로 옮겨 거치시키기 때문에 바닷물에 의한 부식 등의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김포나 당진 삽교함상공원 등과 같이 해수와 맞닿은 곳에 거치시킬 경우 관리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한다. 썰물 때 수시로 배 밑 부분을 살펴 부식 상태를 확인해도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보수작업을 하다 보니 작업 속도도 더디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말이다.

내부 전시실

전시실의 경우에는 “함정이 간직하고 있는 고유의 스토리텔링과 조성 주체가 정한 공원 설립 목적에 맞는 콘텐츠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전시물들은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구연하되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하는 시설이다 보니 연령대별로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를 수시로 추가 및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 각지에서 불고 있는 둘레길 열풍을 감안해 주변 관광지나 지역 내 둘레길을 연계시킨 관광벨트 구성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옮기도록 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김포함상공원 주변 ‘덕포진둘레길’의 경우 김포함상공원과 덕포진, 덕포마을, 범선카페, 대명항으로 이어지는 6.5km의 둘레길이 조성돼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1년 후에 배달되는 느린우체통

2018년 평택시에 인도될 평택함도 장소마케팅적 측면에서 거치 예정지 인근의 문화․관광자원인 평택의 둘레길인 섶길, 원효 오도성지 체험관, 평택호관광단지, 친수공간으로 보존 예정인 생태갯벌 등과 적절하게 연계시켜 문화관광벨트를 형성한다면 지역통합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김포함상공원 관계자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해전 시뮬레이터 작동법을 시범보이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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