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목적의식 갖고 향후 50년·100년의 도시설계 해 나가야

<편집자주> 지금까지 평택에서도 정치, 행정, 경제, 의료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적인 인재를 배출해 왔다. 하지만, 평택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 각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을 평택시민들이 접할 기회가 적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평택 출신 인사 중 각 전문분야에서 인정받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10주에 걸쳐 소개한다. 이를 통해 평택시민과 평택 출향인사들이 소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나아가 지엽적인 시야를 넘어 전국적인 안목을 통해 평택시의 문제를 확인하고, 평택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오근석 대표

 

부산센텀시티의 ‘에이스 하이테크21’은 난방비절감과 소음차단을 위한 선진형 설계를 도입하고, 요트의 돛을 형상화한 세련된 디자인을 도입해 참신하고, 실용적인 설계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해당 건물의 친환경적 요소를 인정받아 설계를 맡은 오근석(63) 유진인터내셔날종합건축사무소(이하 유진인터내셔날) 대표가 환경부 장관 표창을 수여받았다.

그 이외에도 유진인터내셔날은 구로디지털단지 IT건물, 건축사협회, 광교신도시 아파트, 평택주한미군기지 등 최첨단 건물의 설계를 맡으며 대한민국 건축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유진인터내셔날을 이끌고 있는 오근석 대표를 만나 설계사의 업무, 유진인터내셔날의 설립과정, 평택 도시개발을 위한 조언 등을 들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계를 주로 하고 있다. 정부건물이나 기업체 등의 건물의 설계를 주로 맡아서 하고 있고, 구로디지털단지의 건물도 다수 설계를 했다. 구로디지털단지가 입주하고 있는 지역을 보면 과거에는 굴뚝산업으로 공장이 많았지만, 첨단산업단지로 조성이 되면서 15층에서 20층 건물이 다수 들어서게 되었다. 이 중 다수의 건물 설계를 유진인터내셔날이 담당했다.

북한의 개성공단에 가서도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개성에 아파트형공장 건설에 참여했는데, 아파트형공장이란 3층 이상의 집합건축물 안에 다수의 공장이 동시에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공업용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개성아파트형공장 건설과 관련해서는 공을 인정받아 2007년에 산업자원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 이외에도 유진인터내셔날의 대표작으로는 건축사협회, 에이스광교타워2차, 문래하이테크시티 등이 있다.

건축사협회

평택출신으로 유진인터네셔날의 CEO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팽성읍 노와리에서 태어나 평택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생 당시 공대 쪽에 적성이 맞다고 판단했고, 한양대 건축과에 들어가게 됐다. 아마 대학생 시절부터 건축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 같다. 대학교에서는 건축에 대한 흥미를 갖고 관련 역량을 키웠다.

졸업 이후에는 8년 동안 미군에서 실무경력을 쌓았다. 미군부대에서 설계를 하면서 지금까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참고로 건축사 자격증은 5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갖고 있어야 했다.

이후 종합건축사에서도 일을 했고,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며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 1995년 유진인터내셔날을 시작하게 되었다.

평택에서도 미군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설계를 맡았는지?

먼저 미8군 사령부, 미군부대 숙소·창고시설·병원·중앙기계실 등의 건물을 설계했다.

최근에는 주한미군이 거주할 수 있는 렌탈 하우스를 짓기 위해 미군들과 접촉하고 있다. 두 개의 단지를 조성하려고 하는데, 1단지는 빌라, 2단지는 단독주택으로 구분지어 신축될 예정이다.

단순히 미군 부대 주변에 집을 짓는다고 미군들이 그곳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설계가 중요하다. 빌라든 단독주택이든 미국인들이 친숙한 디자인으로 건물을 설계할 계획이다. 한국식 주택은 미국인들이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위생·소방·안전·대피 등 미군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까다롭기 때문에 설계를 할 때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많다.

미군에서 일을 하며 설계와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미군과 관련된 정보들이 많고, 그쪽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서 최근 진행하고 있는 렌탈 하우스를 성공적으로 준공하고, 미군들을 유치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이스하이테크21

추구하는 건축 스타일은?

디자인적으로 세련된 현대건축이라고 보면 된다. 현대건축 중 친환경적인 건물을 짓기 위해서 노력한다. 건축자재가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에너지를 적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아직 독일 등 선진국과 같은 효율의 에너지 절감을 실현시키고 있지는 못하지만, 법적으로 의무화된 것은 지키고 있다.

앞으로 한국 건축에도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서 친환경에너지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평택의 건축 등 개발과 관련한 조언을 한다면?

평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건축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다. 개인적인 기술은 갖고 있지만, 문화가 아직 미흡한 것이다. 여기서 문화란 건축주-건축사-시공회사의 3박자가 조화롭게 협력해 건축을 완성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국은 유럽에 비해 20~30년 뒤떨어진 문화를 갖고 있다.

한국 건축 문화의 문제점은 결국 경제성에 치중돼 있다는 것에 있다. 건축을 단순히 돈벌이로만 인식하고, 돈의 효율대로만 건물을 지으려고 하기 때문에 문화가 개선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건축을 돈의 논리로 바라보지 말고,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이라는 관점을 공유하며 건축주-건축사-시공회사가 인간을 위한 건축을 하게 되길 바란다.

평택의 개발과 관련해서는 도로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과거 평택에 살았을 때를 생각하면 현재 평택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도시의 발전에 맞게 도로를 확충하는 것은 미흡해 보인다.현재 안성IC에서 아산까지 이어지는 길(38번국도)은 포화 상태다. 그 길 뿐만 아니라 평택의 국도가 점점 포화에 이르고 있다. 평택의 도시개발에 맞춰 도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시급하게 검토해야 한다.

평택의 장기 로드맵이 있다면 이러한 도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선거가 4년마다 진행되고, 이때마다 도시계획이 변경되어 결과적으로는 무계획적 도시개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평택의 도시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 평택시는 이러한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목적의식을 갖고 향후 50년, 100년 평택을 설계하며, 그 설계에 맞춰 도시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

문래하이테크시티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이다. 일의 특성상 많은 지역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함에 있어서 건강은 필수적이다.

건축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역할도 계속해서 해 나갈 것이다. 한국 건축을 혼자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국내 건축을 개선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리고 앞으로 고향 평택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팽성 미8군사령부
주한미군 간부숙소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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