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망궐례 재현행사를 보고

망궐례란 조선시대에 각 지역의 수령과 관리들이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객사에서 왕을 상징하는 전패 혹은 궐패를 모시고 대궐을 향해 예를 올리며 충성을 다짐하는 의식이다

 

팽성읍은 조선시대 평택의 본거지로 평택향교, 객사, 농성, 홍학사 비각 등 역사문화유적지가 많이 있는 지역이다.

또한, 팽성읍 객사리는 평택현의 중심지로 ‘평택향교’와 ‘객사’가 남아 있는 곳으로, 객사리라는 마을 이름도 객사가 있는 곳이다 하여 지어진 것이다.

‘객사’는 그 고을의 중심에 있는 현청 관련시설으로, 관아시설인 동헌이나 향교보다도 격이 높았으며, 중앙의 관리들이나 사신이 객사에서 머물기도 하고, 이곳에서 교지를 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팽성읍 객사가, 그동안 굳게 닫혀 있었던 문을 활짝 열고,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임금님을 만나러 가는 길’ 이란 주제로 ‘망궐례(望闕禮)’ 행사를 재현하였다.

이날 (9월 9일) 행사는 팽성읍 주민들과 사회봉사단체, 학생들과 다문화 가정, 주한미군 등 많은 시민들이 팽성국제교류센터에서 출발 하여 객사리 일대 1.7㎞에서 거리퍼레이드부터 시작되었다.

옛 모습그대로 분장한 평택 현감, 아전과 관원, 향리, 유생들과 참가자들이 행사기와 영기를 앞세운 취타대를 선두로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객사에 도착하면서부터 망궐례 재현행사는 시작되었다.

주최 측에 의하면 작년보다 자진 참여하는 시민들이 많이 늘어났으며, 특히 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캘리그래피 부스 설치로 주한 미군과 그 가족들이 참여가 눈에 띠게 늘었다고 한다.

‘망궐례란 조선시대에 각 지역의 수령과 관리들이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객사에서 왕을 상징하는 전패(殿牌) 혹은 궐패(闕牌)를 모시고 대궐을 향해 예를 올리며 충성을 다짐하는 의식이다.’

신하가 먼 곳에 떨어져 있으므로 직접 궁궐에 나가 임금님을 알현하지 못하니까, 멀리서나마 임금님이 계신 궁궐을 바라보며 행하는 일종의 배례 의식인 것이다.

팽성읍 객사는 1989년 6월1일에 경기도유형문화재 137호로 지정되었다. 문헌에 의하면 이곳 팽성읍 객사는 조선 성종 때(1488년)에 처음으로 지여졌으나, 작고 초라하여 조선 후기 현종 때(1659년) 다시 크게 지었다. 그 후 영조 (1760년)와 순조(1801년) 때 다시 증수하여 일제 강점기까지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일제는 우리 문화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객사를 비롯하여 각종 관아시설들을 모두 훼손하였다.

팽성읍객사도 일반인에게 매각되어 양조장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양조업이 쇠퇴 하면서 민간인들의 살림집으로도 사용하였다. 1993년에 평택시에서 매입 실측 조사 하고, 보수 증축하여 1995년에 완공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이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우리고장 곳곳에서는 각종 문화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서 언제라도 볼거리가 있고 즐기며, 더불어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평택 옛 고을의 중심지 팽성읍 객사에서 조상의 숨결이 담겨 있는 문화재를 활용하여 잊혀져가는 망궐례가 재현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문화행사이다.

특히, 이제껏 다른 행사에서는 보지 못한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주한 미군들과 함께 어우러져 펼치는 거리 퍼레이드는 좋았다.

이번 행사가 그동안 각종 문화재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냈던 시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을 갖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잠자고 있는 우리고장의 각종 문화재들을 발굴하고, 문화콘텐츠로 개발하여 문화관광 사업으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망궐례 재현행사가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의 하나로 발전되기 바란다.

이광섭 문화관광해설사 향토사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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