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_ 이예슬 통복시장 청년몰 청년상인 참새와다락방 대표

이예슬 통복시장 청년몰 청년상인
참새와다락방 대표

지난 8월 16일, 남부문예회관에서 ‘5인의 젊은 예술인이 말하는 평택의 문화’를 주제로 거버넌스 포럼이 열렸다. 패널 자격으로 포럼에 참가한 나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과 청중들을 만날 수 있었다.

최근 평택시는 문화예술분야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제 1회 200인 원탁토론회에서도 평택시의 문화 컨텐츠 부족에 대한 얘기가 화두로 올랐다. 이번 포럼에서 패널과 청중들은 시의 경제적인 성장과 달리 제자리걸음을 하는 문화예술분야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는 문화예술분야 발전부족의 핵심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견해를 더해 문화예술기관의 필요와 문화공간의 필요,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포럼을 정리하고자 한다.

직장생활을 하며 문화예술관련 기관(혹은 전문가)의 필요성을 느꼈던 일화가 있다. 책방을 개업하기 전 시에서 위탁받아 축제를 기획했었는데, 공연팀 섭외에 있어서 관련 공무원과 통화를 했었다. 공연팀 규모에 비해 공연비가 너무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같은 인원의 다른 공연팀과 비교견적을 요구했었다.

서류 보충을 위해 견적은 청구할 수 있으나 컨셉, 기획자의 의도가 아닌 단가가 더 싸고 행정에 맞는 팀을 섭외하려는 것을 보며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문화예술에 이해도가 높은 행정가(기관)가 있다면 이런 사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경험은 어떻게 보면 에피소드에 불과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은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예술이 자리 잡기 위해 일어나면 안 되는 기본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행정과 편리에 맞춰진 문화예술이 어떻게 발전을 할 수 있는가. 공연분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이 발전하고 그것이 지역의 이익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예술에 이해도가 높은 전문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포럼에서 평택의 제대로 된 문화공간이 없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문화예술인은 전시를 하고 공연할, 시민이 볼 수 있는 공간이 평택에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기존에 있는 곳마저도 전문가가 기획하고 관리하지 않아 공연과 전시에 부적합하게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자가용이 아니면 접근하기 쉽지 않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간, 관리 미흡으로 인한 시설 부족 등 있으나마나한 공간은 오히려 문화예술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평택시내에 있는 공간들을 다니면서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중에 확실한 한 가지는 공연과 전시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담당자가 공간을 관리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지역에서 문화예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문화예술인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예술인이 지역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지역의 행정적,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 모든 걸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은 전문기관이 문화공간에서 문화예술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홍보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사람들의 마음을 만지고 삶에 여유를 주는 것이다. 그 성과는 경제성장처럼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을 수익구조의 하나로 보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보았으면 한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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