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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의 눈물의 호소를 들으며수요칼럼 _ 고연복 목사 평택시민인권연대 공동대표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7.09.05 21:05|(878호)

개발·복지·인권 등은 쉬운일이 아니다

유난히도 덥고 긴 장마가 계속되던 8월 초순 쯤 어느 젊은 청년 형제가 찾아왔다. 한창 왕성한 시기에 생기가 넘쳐야 할 젊은이들인데 축 늘어 진 어깨며 빛을 잃은 눈동자만 보아도 삶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소망을 잃어버린 듯한 두 청년이 무거운 입을 열어 그간의 어려운 상황을 털어놓으며 하소연을 했다.

아버지는 오래 전 파월장병으로 베트남에 파병되었다가 제대 후 가난을 이기기 위해 돼지 몇 마리를 키우기 시작하셨단다. 생활고에 시달린 두 형제는 어려서부터 냄새나는 축사의 허드렛일부터 시작하여 많은 고생을 하였고 처음에는 끼니를 잇기 위해 시작한 일이 나중에는 가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고엽제 피해로 인하여 치매와 잔병에 시달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두 형제는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양돈장의 가업을 등 떠밀려 이어 받게 되었다. 이 후 임금상승, 가축질병, 사료 값 상승으로 인하여 갖은 고초와 어려움 속에 이중삼중고를 겪게 되었다. 지역이 개발구역으로 편입되고 개발제한 조치로 규제를 받게 되고 관의 행정 조치로 인하여 벌금과 규제조치를 받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촌이 들어선 후 양돈장은 각종 민원의 대상이 되었고 그간 민원에 의한 각종 관의 규제에 시달려야 했다. 주민들의 항의전화와 관의 감시로 급기야, 20여명의 가족들은 전화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쿵쿵거리고 사람만 나타나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대인공포기피증세가 나타났다. 아버지의 병시중에, 주민항의에, 어머니는 하루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불안증세가 나타나고 가족들이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의 민원성 항의 전화와 관의 규제에 시달려 오고 있다고 하소연 섞인 상담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시청에 공무원을 찾아가 이주대책을 세워 달라 호소도 해보고 시.도의원들을 찾아가 하소연도 하고 민원인들에게도 수없이 애원을 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행정규제와 냉대뿐이었다고 했다. 이제는 세상이 싫고 원망스럽고 자신이 너무 초라해 사람들을 만나기가 두렵단다. 또 양돈사업을 하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관의 규제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가족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마저 느끼게 되어 세상을 하직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눈물을 훔친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 온 가족을 절망가운데 빠뜨릴까 두렵다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였다. 젊은 두 형제의 하소연을 듣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용기를 잃지 말고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힘내라는 말밖에 어떤 답도 해줄 수 없어 참으로 안타까웠다.

지역마다 축산농장은 들어오면 절대 안된다, 화장장도 수용 못하겠다, 하수구 정화처리장도 절대 안된다는 등 어느 곳이 되었든 반드시 필요한 시설들임에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무조건 거부를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지역 이기주의다. 냄새나지 않는 세상에 살려면 모든 축산물을 수입해서 먹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수입 축산물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싼데도 국산 축산물을 선호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각 가정에 주방과 침실과 화장실은 반드시 있어야 할 공간들이다. 그러기에 누구랄 것 없이 온 식구가 청소하고 정리하고 희생하며 가꾸어가는 것 아닌가? 사회나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무조건 처벌과 규제로만 바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과 이해와 희생하고자 하는 자세가 바른 사회의 필수 요건이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고기가 있기까지에는 농부들의 찌든 땀과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장의 자기 유익을 앞세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보다는 따뜻한 배려와 위로가 필요하다. 건강한 사회와 건강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배려와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야말로 모든 사람이 원하는 복지사회라 할 수 있다.

관과 정치인들은 다수 민원인들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압력을 행사하고 위압을 가하여 약한 국민들을 궁지로 내몰지 말고 작은 곳, 적은 무리, 약한 자들의 손을 잡아 지도해 주기를 바란다. 강력한 다수의 의견을 존중해야겠지만 소수의 약한 자들도 돌아보고 존중해주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추구하는 복지 국가의 행정 조치일 것이다. 흐르는 이웃의 눈물을 닦아 줄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지금의 내 자신이다.

이제 평택 시민 모두가 관의 사각지대로 내몰려 소외 받는 억울한 사람이 없는, 사람다운 권리를 보장 받는 시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고연복 목사 평택시민인권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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