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연구센터 신명호 소장,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 강연 참관기

지난 8월 28일 평택오산아이쿱생협 2층 교육실에서 사회적경제에서 일을 하거나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모여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신명호 소장을 초청해 교육과 토론의 자리를 가졌다.

‘사회적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그 나라의 역사와 사회적 배경에 따라 조금씩 개념 정립이 다르게 발전했다. 처음 출발지였던 유럽에서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 조직의 탄생은 비극적 상황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200여 년 전 유럽에서 자본주의 시장이 태동했을 때 극빈 상태의 서민들이 자신들의 처참한 생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지혜를 짜내고 각자의 주머니 돈을 모아서 경제적 활동을 시작한 것이 사회적경제의 탄생이었다. 이후 자본주의 시장이 성장하고 유럽에서는 복지국가의 모델도 나오게 되지만, 70년대 이후 자본주의 성장이 둔화되고 빈곤, 양극화 현상 등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대안경제 모델로 ‘사회적경제’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다.

즉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적은 자원을 가지고 큰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사회적경제는 ‘비극적 상황에서 탄생하고 주목받는 대안경제’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공의 두가지 미션을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은 당연히 ‘혁신성과 창조적 사고’를 요구 받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경제 조직 당사자들 대다수가 부족한 자원과 열악한 환경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혁신성과 창조적 사고’를 발휘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신명호 소장은 사회적경제 조직은 절실한 요구를 가진 당사자들이 모여서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작동되기 때문에 생각하지 못한 ‘혁신성과 창조적 사고’들이 나온다고 한다. 즉 ‘혁신성과 창조적 사고’는 ‘사람들의 절박한 요구와 뜨거운 마음에서 나오는 경우’가 역사적 과정을 통해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즉 얄팍하게 정부의 지원금과 제도적 지원 때문에 시작되는 사회적경제 조직은 이익이 발생해도 서로 문제가 생기기 쉬운데, 자기 자신의 삶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당사자들은 쉽게 포기 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델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어떤 구성원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적경제 조직은 사업체이다. 사업이라고 하는 것은 끊임없이 리스크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것을 상황에 맞게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도 중요하다는 지적을 해주셨다. 즉, 사회적경제 조직은 단순한 경제조직이 아니라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준비와 팀웍을 끊임없이 높여내지 않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관주도, 정부의존성이 강해서 ‘사람들의 역동성을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을 소홀히 취급’하는 경향성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발생과 성장 동인인 ‘조직 구성원의 내발적 힘을 만들어가고 성장시키는 과정’을 충실히 해야 왜곡되지 않고 성장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신명호소장과 참가자들이 평택의 사회적경제 현실을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열악한 제도적 지원 환경과 인식의 문제도 공감했지만, 무엇보다 민간 당사자들의 역량을 높이고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것이 현시기 중요한 과제임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우리는 사회적경제 조직을 만들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신명호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서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너무 힘든 사람은 좀 앉을 수 있게 해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비유를 하면서 사회적경제가 자본주의 시장안에서 대안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보완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할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토론을 끝내면서 맘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많이 온 늦은 저녁이었지만 함께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경아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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