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_ 배진순 녹색당 경기평택 당원모임

‘모산골평화공원 축소’는 시의회 동의 없이 가능한 것인지

시의회는 심사숙고 후 ‘팔고 싶은 땅’이 아닌 ‘살고 싶은 땅’이 되도록 대안 마련해야

 

“모산골(동삭동)평화공원 축소하여 아파트 건설 웬말이냐!”

“모산공원 축소파괴! 일방추진! 공재광 시장 규탄한다”

“모산골평화공원 꼭 지키고 싶습니다”

거리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과 피켓, 전단지.

 

배진순 녹색당 경기평택 당원모임

모산골 평화공원 축소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시민들의 갈급한 문제인데, 시의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모산골평화공원지키기시민모임(이후 “시민모임”이라고 약칭)은 평택시의원 16명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16명의 시의원 중에서 4명(김기성, 박환우, 권영화, 김수우)이 응답했다.

1) 공원부지에 아파트를 짓도록 허용하는 민간개발방식은 녹지를 훼손하고 축소하는 것이라는 시민모임의 문제 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감한다”. 2)민간개발을 막아내고 본래 계획대로 온전한 평택모산골(동삭동)평화공원을 만들기 위한 “시민모임”의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지한다”. 3)주민들의 의사수렴없이 진행하는 민간공원개발 추진은 평택시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행정이라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질의에 답한 4명의 시의원 모두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어 4)평택모산골(동삭동) 평화공원 8만 4천 평을 조성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짧은 기간에 100여억원을 시비로 투입하는 건 간단치 않은 건 분명하다고 보지만 우선 해제 될 시에 건축이 가능한 공원 아래쪽부터 매입을 추진하되 재원은 연차별 시비를 편성하고 일정부분을 지방채 발행을 통해 조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김기성의원),“상징적으로 시민모금을 통해 공원조성 기금 기부운동 전개”(박환우의원) 등의 방안을 제출했다. 답변에 응해준 4분의 시의원들께는 감사를 드린다.

그렇지만,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은 12명의 의원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민간개발방식의 공원을 추진하는 다른 시의 시의원들의 움직임에 비추어 본다면 더욱 그렇다. 민감한 문제여서 응답할 수 없다든가, 아예 외면하는 모습은 ‘저렇게 하려고 시의원이 되었나’하는 의구심이 든다.

다른 시의회는 어떨까? 민간공원특례사업은 현재 전국적으로도 뜨거운 감자이다,

순천시의회, 광주시의회, 대전시의회는 시에 민간공원특례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질의하고 토론회를 열었다. 대전시의회 토론회에서 한 시의원은 “사업성이 있는 민간공원을 우선적으로 개발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민간개발을 반대하는 장기미집행공원에 대해 재정 투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고, 또 다른 시의원은 “공영개발이 이뤄져야 할 땅을 민간에 넘겨주는 행위는 정부의 주택정책에 역행하는 꼴”(이상 충청투데이, 2017년 6월 12일자)이라고 했다.

구미시의회도 소관 상임위원회가 조건부 승인해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심해 깊이 있는 심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중앙공원 조성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협약사업은 시의회 동의를 얻지 못하면 추진하지 못한다고 한다. 구미시 시민단체들은 구미시장 낙선운동을 선포했다.

평택의 공원 민간개발사업은 시의회 동의가 있어야만 추진할 수 있는 협약사업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도 평택시와 시의회는 명확히 밝혀야 한다. 시민모임이 결성(4월 3일)된지 3개월이 넘었다. 민간개발에 반대하는 두 번의 기자회견, 1번의 시장 간담회, 1만2000장의 전단지를 배포했고 수 십장의 현수막을 걸었다. 1860여명(7월 8일 잠정집계)이 ‘모산골평화공원에 아파트건설 웬말이냐!’며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서명을 했다.

평택시의회에 깊이 있는 심사를 부탁한다. 모산골평화공원이 2개의 조감도가 있을 만큼 추진되어오다(모산골평화공원은 장기미집행 공원이 아니다. 따라서 공원일몰제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니다!) 왜, 언제부터 멈춰졌는지 밝혀야 한다. 모산골평화공원에 책정됐던 시예산 281억은 어떤 근거로 다른 사업에 쓰이게 되었는지(의회속기록에 의하면, 2017년 2월 13일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서 기획조정실 심광진실장은 “모산골평화공원에 투입하려는 281억원 을 돌린 것”이라고 발언했다)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평택시의원들은 평택시 행정에 대해 손만 들어줄 것이 아니라 시민의 편에서 시민의 눈으로 조목조목 따지고 시민들이 원하는, “팔고 싶은 땅”이 아닌 “살고 싶은 땅”으로 만들 수 있는 대안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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