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명망있는 가문 출신, 3대째 목회활동

“개발되는 지역이 많으면 많을수록 반대급부로 어려움 겪는 곳도 많아”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잘 대처할 수 있으면…”

오래된 기독교 명망있는 가문 출신으로 19년 전 신평제일감리교회에 부임하여 지금까지 목회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해은 목사(64세)는 온화한 미소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목양실을 가득 채운 그의 때 묻은 책들 사이사이에는 그의 학자적인 면모가 녹아 있었다. 19년 동안 이곳에서 책과 씨름하며 성도들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전했을 그의 모습이 눈앞에 선히 그려진다.

“개신교 본래의 전통과 현대적인 흐름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은 개신교의 숙명이다. 그런 숙명을 받아들이면서도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목회자의 과제”라는 정해은 목사는 합정동에 위치한 신평제일교회에서 그 동안 펼쳐왔던 나눔 사역들을 소개했다. 지역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운영, 장애인을 위한 이·미용 봉사, 소년소녀가장 지원 사업 등 이곳의 지역주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함께 해 온 사역 하나하나가 귀하게 느껴진다.

경상북도 영해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였다가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故정규하 선생의 손자이기도 한 정 목사는 그래서인지 지역시민사회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었다.

“오늘 날 평택은 고덕산업단지, 소사벌지구, 브레인시티 등 각종 개발지구사업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개발지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반대급부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아진다. 교회가 위치한 이곳 합정동을 비롯하여 평택역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지는 오히려 슬럼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시에서 잘 이해하면 좋겠고, 구도심의 시민들이 생활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 주면 좋겠다”며 시에 바람을 전했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교회를 이전하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교회와 목사에게는 소외받은 사람들, 남아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지역공동체를 발전시켜야 하는 사명이 있다”며 앞으로도 이곳에서 묵묵히 맡은 바 소명을 다할 것임을 언급했다.

이렇게 지역의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정 목사는 올해 평택시기독교총연합회 제22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전까지는 지역단위의 문제에 집중했었다면 올해는 미군기지이전에 대한 현안에 관심이 많다.

“미군들이 이곳에 더욱 많이 들어오게 되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미군들이 영내에서 타고 다녀야 할 차를 영외 지역에서 타고 다니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처리할 수 있는 절차라든가 과정이 굉장히 복잡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대책이 잘 준비되어 있는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레 걱정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미군이 들어옴으로 인해서 지역주민과 갈등이 생길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시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갈등관리에 대한 시의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앞으로 평택시기독교총연합회 회장으로서 평택시 시민들의 권익과 인권을 위해서 더욱 활발히 일하고 싶다”는 그의 다짐 속에는 평택의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발전을 위한 사명이 묻어나왔다.

끝으로 <평택시민신문>에 부탁을 하고 싶다며 “<평택시민신문>이 그 동안 지역사회에서 지역 정론지로서 많은 역할을 해 온 것을 알고 있다. 또 깔끔한 지면과 편집은 가독성에서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좀 더 시와 관계기관에 비판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그런 신문이 되면 좋겠다”며 마지막 인사말을 전해주었다.

오랜 세월 늘 그 자리를 지키는 고목처럼 오늘도 내일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신평제일감리교회와 정해은 목사. 그 품 속에서 평택의 많은 시민들이 쉼과 위로를 받기를 소망해본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