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들이 계란 한 판, 전년도 대비 47.5% 올라

국민 간식 치킨값, 업계 1·2위 업체 줄줄이 인상 예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국내 산란계의 약 35%에 해당하는 2581만 여 마리가 살처분 된 후 계란 수급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은데다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30개 들이 한 판 가격이 7961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5397원)보다 47.5% 급등했다. 알을 낳는 산란계가 대량 살처분되면서 지난달 하루 계란 생산량은 평년의 85% 수준(3400만개)에 그쳤다. 물량 확보가 어려운 소규모 점포에선 계란 한 판에 9000원에서 1만원 사이에 거래되는 곳들도 적지 않다.

앞서 정부는 AI파동 끝에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자 미국과 스페인에서 계란을 수입해 잠시 안정세로 접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등에서 AI가 발생해 수입이 중단되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산란계 뿐 아니라 육계도 AI로 인한 피해가 커, 닭고기 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손질된 닭 1kg은 6000원을 넘어섰고 여름 보양시즌이 다가오면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닭고기 값이 오르자 치킨업체들도 덩달아 가격 올리기에 나섰다. B치킨의 경우 이미 5월 초 업계 최초로 치킨 값을 인상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업계 1위인 K치킨도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발표했다.

이에 기존의 공장식 밀집사육(3.3㎡당 66마리)에서 닭의 면역력 등을 높이기 위해 넓은 사육공간을 제공하는 동물복지농장 조성 등의 노력을 기울여 되풀이되는 AI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전동에 사는 신 아무개(42) 씨는 “공장식 사육으로 해마다 AI사태가 되풀이 된다면 사육 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겠냐”면서, “서민들이 가족들을 위해 즐겨 찾던 계란과 닭고기마저 구입이 부담스러운 실정이니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화를 키운 전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새삼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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