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는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 보여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식의 집단화

 

김재형 평택시 주무관

루소가 말했던가? “국민은 투표할 때는 주인이지만, 투표가 끝나면 노예가 된다”고...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시작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의사결정은 직접 민주주의에서 인구가 늘어나면서 간접민주주의 체제로 바뀌게 된다. 루소가 지적했듯이 간접민주주의란 투표가 끝나면 주종의 관계가 뒤바뀐다. 대안으로서 나온 여러 가지 제도가 있지만 아직도 간접민주주의를 뛰어넘을 제도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직접민주주의라고 해서 완벽하라는 보장은 없지만 구한말 만민공동체를 연상하게하는 재미있는 사례가 지난 5월 23일 평택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려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과 함께 그리는 평택의 미래!”라는 주제로 시작한 이 회의는 간접민주주의에 실망한 의사 반영에 단비와 같은 가능성을 열어 준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연령별로 10대에서 70대까지 10명씩 앉은 원탁은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또한 지식의 높고 낮음을 떠나 ‘틀렸다’가 아닌 ‘다르다’를 강조하는 직접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진일보한 장면 이었다.

“시민과 함께 그리는 평택의 미래!”라는 주제도 신선했지만,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것도 새로웠다. 공재광 시장과 몇몇 시의원들이 원탁에 앉아 토론에 참여한 것도 일방적 의사진행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회의 진행과정을 보면 첫째 집단지성의 힘을 활용하는 토의형식, 둘째 모두가 동등하게 발언하고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 셋째 찬․반, 비난, 비판을 하지 않는 토의, 넷째 참여와 합의를 통해 참여의식을 높이는 토의, 마지막으로 직접민주주의의 새로운 방식인 ‘타운미팅’으로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10대 청소년들까지 참가해 평택의 미래를 위한 자신의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회교육의 장을 마련해 줬다는 것이었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수준만큼 가능하다. 더구나 입시위주의 교육을 받은 시민들이 본인이 적극적인 의사표현에 인색한 상황에서는 간접민주주의란 민의를 반영할 수 없다. 시작단계부터 완벽한 의사수렴은 못되더라도 직접민주주의 실험장이 된 ‘200인 원탁토론회의’와 같은 토론문화가 평택시 차원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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