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최동민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 전임지도사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체계적으로 축구를 가르치며 아이들의 꿈 응원

센터에서 만난 초등학생을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축구아빠’로서 지원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에서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 최동민 지도사(31)의 수업은 진지하다. 언뜻 시에서 진행하는 문화강좌는 느슨하고, 각 분야를 경험하는 정도라 생각되지만, 최 지도사는 이곳에서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 짜임새 있는 수업을 진행한다. 그는 “문화센터의 수업이라도 체계적으로 축구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나중에 아이들이 축구의 길을 걷고 싶을 때 자기보다 빨리 본격적으로 축구를 배운 친구들과 한 걸음이라도 가까울 수 있게 도와주고 싶기 때문이다”라며 축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최동민 지도사의 축구와의 인연은 20여 년 전에 시작됐다. 축구선수를 꿈꿨던 최 지도사는 한국 축구 유소년 상비군으로 등록되어 축구협회의 관리를 받을 정도로 축구 유망주였다. 대학도 장학금을 받고 들어갈 정도였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축구 선수의 꿈은 포기하게 됐다. 하지만 축구와의 인연은 계속돼 초등학생에서 중학생까지 축구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의 엘리트 체육 강사를 맡아 활동했다. 그러던 중 좀 더 어린아이들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에 2010년,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의 전임지도사로 들어오게 됐다.

축구에 진지하다고 해서, 무서운 선생님은 아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이건 부모님한테 비밀인데, 여자 친구가 생겼어요’라든지 ‘부모님이 싸우시는데 어떻게 해야 해요’라든지 비밀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최동민 지도사와 학생들의 관계는 돈독했다. 스스로는 “축구라는 공감대가 있어서 친해질 수 있었다”라고 표현하지만, 최 씨의 따뜻한 감성도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최동민 지도사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는 “수업 하는 중에 구경하는 아이들이 있어 왜 구경만 하느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돈이 없대요’라고 답했다. 센터의 수업료가 비싼 것도 아니지만, 그마저도 형편이 안 돼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아이들의 사연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무상으로 배우라고 하면서 대신 열심히만 참석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런 친구들이 한 달 후에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잘해주니까 오히려 쉽게 생각해서 안 오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신발 살 돈, 차비가 없어서 못 오는 것이었다. 이때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생면부지의 A군을 자신이 도맡아 키운 것도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6년 전, 문화센터에 찾아와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던 A군은 할머니와 살고 있었다. 부모는 이혼한 상태고, 양육권자인 아버지는 다른 곳에 가정을 차리고, A군의 양육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최 강사는 이러한 A군에게 기꺼이 축구를 가르쳤다. 그러던 중 계양에 살던 A군이 청소년센터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안타까워 합숙을 권유했다. 같이 살면서 최 지도사는 A군의 가정형편을 더 자세히 알게 됐고, 결국 A군의 아버지에게 ‘자신이 키우겠노라’ 선언했다.

그렇게 시작된 A군의 아버지 노릇은 최 지도사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 먹는 것, 입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다보니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웠다. 지금은 A군을 고등학교 축구부에 보냈는데, 매달 축구부 회비만 75만 원이 들어간다”며 지금까지 A군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표현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자신이 고생하고, 정을 주는데, A군이 그것을 알아주지 못해 속상할 때가 많았지만, 이러한 생각도 지금은 바뀌었다. 최 지도사는 “지금은 내가 누군가에게 정을 줄 수 있는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 A군의 아버지가 자신에게라도 A군을 보내준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지금도 고생스럽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는 “지금 A군이 속해 있는 축구부의 대회 결승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을 때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전할 때 진짜 아버지와 같이 A군을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그는 “옛날에 A군 핸드폰에 내 이름이 ‘축구선생님’이라고 돼 있었는데, 최근에 ‘축구아빠’라고 돼 있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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