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심각한 세교산단 아스콘 공장 발암물질 더 이상 방치 안 돼

재생아스콘 생산 허가가 화근…평택도시개발 따라 생산량 급증

회사측 이전 계획만 믿다가는 학생·시민 건강 악화 더 심해져

시민·학부모 행동과 평택시의 적극 행정으로 특단의 해결책 있어야

박환우 평택시 의원

미세먼지 없는 봄날을 기억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지난 2016년 평택시 미세먼지 농도가 국가대기환경기준을 초과한 일수는 113일 이었다. 여름철을 뺀 모든 계절에 우리는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전통적으로 온 마을 잔치였던 초등학교 운동회는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일정이 연기되거나 학년별로 실내 체육관 안에서 조촐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평택시는 경기도에서 미세먼지의 위협이 가장 심각한 도시로 유명해지고 있다.

지난 5월6일 방송된 KBS 특집다큐 ‘우리 동네 미세먼지 보고서’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중국발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평택 세교산업단지 아스콘 공장에서 배출되는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함유된 미세먼지가 더 큰 문제라는 측정 결과가 나왔다. 세교산업단지 아스콘 공장 굴뚝 벤조피렌 농도가 의왕시 아스콘 공장 굴뚝에서 측정된 벤조피렌 농도보다 10배 정도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재생아스콘 생산 공정에서 새 아스콘 생산 공정보다 더 고농도의 벤조피렌이 나온다는 것이다.

세교산업단지에 입주불허 업종으로 분류된 아스콘 공장이 1995년 입주한 뒤에 추가로 2011년에 순환아스콘 플랜트 증설 허가를 해준 것이 화근이었다. 재생아스콘은 폐아스콘을 분쇄해 순환아스콘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발암물질 벤조피렌 미세먼지 문제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아스콘공장은 평택여고, 세교중학교 학생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운동장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체육활동을 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업을 중단하고 귀가 조치까지 하는 날이 올 봄에만 2회 발생했다. 학생들의 피해가 최근에 더 심각해진 원인을 살펴보면, 아스콘 공장의 생산량 증가와 재생아스콘 생산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아스콘 생산량을 보면 2015년 11만5326톤, 2016년 22만3849톤으로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평택시에 도시개발사업이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어 아스콘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상가상으로 재생아스콘 생산량도 급증하고 있어,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평택여고 기숙사 입주 학생들의 피해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그 문제의 아스콘공장 기업 손익계산서를 검토해보면 2015년 392억4200만원 2016년 560억4800만원으로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고, 매년 수십억 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기업은 큰돈을 벌고 있으나, 우리 학생들은 발암물질 미세먼지에 방치되어 있다. 공장을 이전하려면 이전할 부지를 알아보고, 평택시의 협조로 인허가 절차를 서두른다 해도 공장 건축공사, 설비 시운전 등 최소 3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기업은 아스콘을 생산할수록 돈을 벌 수 있고, 설비 이전보상금까지 챙기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미세먼지를 30% 감축 하겠다’는 공약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의 올 6월 일시가동중지(셧다운)와 내년부터 미세먼지가 심한 3월~6월 셧다운을 지시했다. 또한 2025년까지 폐쇄할 계획이었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임기 내인 2022년까지 앞당겨 폐쇄할 계획이다. 나아가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를 설치할 것도 별도로 지시했다. 평택시도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정책에 동참하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공장을 이전한다는 기업 말만 믿고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행동으로 나서야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신성장 경제신도시 평택의 봄날은 아무 대책없이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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