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책 하나되는 평택' 연중 릴레이 기고 4 _ 이소이 평택두레생협 회원

흔히들 고루하거나 보수적이거나 가부장적인 사람들한테 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인줄 알아” 라고 말이다. 이 말은 어디서 유래된 걸까. 아마도 조선시대는 예를 중요시 했었기에, 주자학이 들어온 이후의 이야기 일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초기에는 고려시대의 예법을 따라 남녀가 결혼을 하면 시집에서 사는 게 아니라 친정에서 살았다. 율곡 이이도 사임당의 친정에서 낳았다지.

여기 ‘조선의 아버지들’에는 누구나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정약용, 이황, 이익, 김정희, 이순신, 영조등도 있고, 잘 들어보지 못했던 박세당, 김숙자, 유계린, 김장생, 이인후 등도 나온다. 여기에 나온 조선시대 아버지들은 자녀의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주로 책을 가지고 가르쳤다. 정약용은 유배지에 아들들을 교대로 오게 해서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최근에 ‘독박육아’라는 말이 있다. 엄마혼자 육아를 책임져서 심신이 피로해졌다는 뜻이겠다.

아이는 여성혼자 독단적으로 만들어 낳을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닌데, 왜 요즘 이런 말이 젊은 엄마들 사이에 유행하는 걸까. 사는 게 너무 바빠서? 내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내 아이를 돌볼 겨를이 없다는 말은 사실 핑계일 수 있다. 왜냐? 여기 나온 많은 분들이 유배지에 가서, 전장의 한복판에서도 자식 걱정에 편지를 쓰고, 데리고 와 가르치고, 일기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복지 제도가 덴마크나 스웨덴 정도는 아니라도 사람을 살게 하는 일인지 죽게 하는 일인지 모를 만큼 많은 일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내가 낳은 자식이나 아내에게 사랑과 마음을 베풀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살률, 교통사고사망률, 암발생률이 낮아지지 않을까.

여기에 나온 아버지들이 인간적으로 다 훌륭한 것은 아니다. 영조는 아들을 직접 죽음에 몰고 가지 않았던가. 왜냐? 사도세자가 영조의 뜻에 따라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조는 사도세자가 학문을 통해 왕의 입지를 다지기를 원했지만 사도세자는 풍채가 좋고, 힘이 세고, 글공부 보다는 무예에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영조는 자신의 출생의 약점을 아들에게서 회복하려 했지만 내 자식이라도 부모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자식인데 그걸 참지 못하고, 조선왕조 역사상 초유의 사태 ‘친자살해’를 저지르고 말았다. 영조가 조금만 여유롭게 생각했다면 조선왕조에 이런 비극은 이러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내가 나를 내 맘대로 하기도 힘든 게 세상인데.. 자식을 어떻게 내맘대로 할수 있단 말인가.

입시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다. 자식의 출세(?)를 위해 아주 어릴 적부터 문화센터다 어린이집이다 학원이다, 하루 24시간 쉴 틈 없이 사교육 시장에 내돌린다. 이런 현상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현재의 희생이 미래의 행복을 담보 하지 않는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미래에도 행복 할 수 있다. 진정 내 아이를 위한다면 사랑을 베풀어주자. 사랑만 하기에도 모자란 세상 아니던가.

 

이소이 평택두레생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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