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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몰랐던 다산의 숨은 면모와 지금도 절절한 그의 가르침백승종 교수가 전하는 조선의 아버지들 ➀ 다산 정약용, 유배지의 아버지
박은석 기자 | 승인 2017.05.17 10:17|(863호)

다산, 독창적이기보다는 응용능력이 뛰어나고 통념보다는 덜 진보적인 인물

정약용의 자식 교육 핵심은 하피첩에서 확인돼

백승종 교수

평택시립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보통사람들의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조선의 아버지들> 저자인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가 5회에 걸쳐 책 속에 나온 인물들 중 5명의 아버지들을 집중 조명한다. 지난 5월11일에는 ‘정약용, 유배지의 아버지’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강의에서 백 교수는 역사 속의 정약용과, 아버지로서의 정약용을 구분해 설명했다.

다음은 강의 중 다산에 대한 백 교수의 새로운 평가와 다산의 자녀교육 부분만을 요약한 내용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보는 다산 정약용

백승종 교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약용의 모습과는 달리 새로운 시각으로 다산을 조명했다.

먼저, 독창성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정약용이 거중기나 배다리를 ‘발명’했다고들 생각해 정약용의 창의성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백 교수는 “거중기를 만드는 방법이나 배다리를 설치하는 방법은 정약용 이전에도 책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거중기나 배다리가 정약용의 창조적 작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약용을 독창성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응용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약용이 어느 정도 진보적인 사상을 갖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명문가 집안이라는 배경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의 진보주의자들이 주장했던 것은 정전제(땅의 공동소유), 과거제도폐지, 노비제도폐지 등이지만 정약용은 정전제 정도만 주장했다”고 설명하면서 “정약용이 생각보다는 진보적이지 않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정약용의 보수적인 색깔이 드러난다. 정약용이 유배지에 있던 시절, 조선에서는 의원으로 개업을 하면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장남 정학연이 의과에 재주가 있고, 생계가 어려워 의사로 개업을 하지만, 정약용은 이를 크게 꾸짖는다. 백 교수는 “당시 정약용은 아들에게 ‘너 당장 의사를 때려치우지 않으면 너와 인연을 끊겠다’고 말할 정도로 아들의 의원 개업을 반대했다. 정약용은 아들이 ‘의사노릇’을 하는 것보다 공부를 하기를 바랐던 것이다”라며 정약용의 새로운 모습을 소개했다.

 

하피첩을 통해 살펴보는 정약용의 가르침

백승종 교수는 다산이 유배생활 중 아내로부터 받은 하피(신혼 때 입었던 다홍치마)에 두 아들에게 당부의 글을 적은 ‘하피첩’에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핵심적인 말이 담겨 있다고 설명하고, 하피첩에 적힌 세 가지 핵심을 짚었다.

첫 번째는 “옥돌로 보답하라!”다. 천주교 박해에 휘말린 다산의 가문은 형편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친척끼리 갈등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에 정약용은 아들들에게 집안끼리 반목하고 갈등하는 과정에서 똑같이 대응하지 말고, 터무니없다고 여겨지더라도, 원수를 은혜로 갚으라고 전하며 가족의 화합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두 번째 가르침은 “수도권 사수”다. 정약용은 아들들에게 형편이 어렵다고 시골로 내려가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시골로 내려가면 문화적인 수준을 잃어버리기 때문이었다. 백 교수는 “정약용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은 권력도, 재산도 아니고, 문화적 수준이라고 보았다”고 설명하면서 “오늘날에는 문화적 소향을 서울이 아닌 곳에서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쫄지마!”다. 정약용은 집안의 어른들이 사형당하거나 유배에 보내졌지만, 언제나 당당할 것을 당부했다. 백 교수는 이를 맹자의 ‘호연지기’와 연계해 설명했다. “호연이라는 것은 한강과 같이 큰물이 도도하게 흐르는 것을 의미하고, 호연지기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을 의미한다”며 “다산은 아들들이 호연지기의 마음가짐으로 주눅 들거나 위축되지 않기를 바란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정약용은 아내의 하피에 두 마리의 새가 나무 위에서 공존하는 그림과 시를 겻들인 작은 족자를 딸에게 보낸다. 이를 통해 결혼한다는 딸에게 시집가서 남편과 즐겁게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박은석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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