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책 하나되는 평택' 연중 릴레이기고 2 _ 장은주 한 책 추진위원

<조선의 아버지>들이 2017년 평택시민이 함께 읽는 ‘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지난 15일에는 시립도서관에서 선포식이 있었다. 저자 백승종 선생님은 직접 책을 소개하며 ‘한 책 하나되는 평택’ 10주년을 축하해주었다. ‘10 주년’ 이라니, 평택시민에게 권한 ‘한 책’이 벌써 열 권이 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책을 그려보는 것만큼 감격스러웠던 건 ‘나만의 한 책 경험담’을 소개한 이충고 3학년 김태현 학생을 만난 일이다. 이 날 선포식에서 김태현 학생은 2014년 한 책으로 선정된 <너 지금 어디가?>를 읽은 후 집 화단과 옥상에서 고추를 심고 파프리카를 키웠다는 사례를 발표했다. 수줍게 자신의 텃밭 사진을 보여주던 소년의 모습에서 ‘한 책 하나되는 평택’이 10년 째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를 본 것 같았다. 책을 읽고 책이 전하는 의미에 공감하고 나아가 실천해보는 것, 우리가 책을 읽고 좋은 책을 서로에게 권하는 이유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올해는 <조선의 아버지들>이 평택 사람들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서로에게 권하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조선의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다. 유배지의 아버지 정약용, 한 시대의 아버지 이황, 가난한 아버지 박세당, 알뜰한 살림꾼 이익, 거룩한 영웅 이순신, 비극의 주인공 영조 등 역사 속에서 익숙하게 만났던 인물들을 아버지의 자리에 놓고 다시 보여준다. 다양한 역사적 기록을 통해 우리 곁에 불려 나온 열두 명 조선의 아버지들은 익숙한 모습이기도 하고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는 오랜 유교적 전통 속에서 살아오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엄격하고 근엄하다고 규정해 온 면이 있다. 요즘 젊은 아버지들에게는 예외가 있지만 대개 아버지는 자상하지 않거나 다정하지 못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정확하지 않은 막연한 통념에 의문을 던진다.

그가 불러낸 역사 속 아버지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엄부(嚴父)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식 사랑에 주저함이 없었던 아버지 박세당, 유배지에서조차 두 아들의 장래를 염려하며 가르침을 전한 정약용, 위로와 사랑의 편지를 쓰고 또 썼던 김정희. 그들은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고 성실했으며 비상한 인내심과 자상함으로 끝까지 가족을 보살피고 사랑했다.

조선의 아버지들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시대의 벽을 넘어서는 보편의 가치를 보여준다.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아버지다움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버지다움을 다시 이야기하게 한다. 결국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아버지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역사 속의 아버지를 소환한 것이다.

이제 우리 곁에 있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시작할 시간이다. 역사 속 아버지들이 아버지다움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것처럼 오늘 우리 곁의 아버지들도 그렇다.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자리에서 늘 바쁘다. 바빠서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고 피곤해서 다정한 대화의 시간이 짧아진다. 저자 백승종 선생님은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며 ‘같이 앉아서 함께 밥 먹는 것이 행복’ 이라 말했다.

올해 ‘한 책’을 읽는 평택의 많은 아버지들이 행복한 일상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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