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포승읍 원정리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용주사의 말사 ‘수도사’가 있다. 경기도 전통사찰 제28호로 지정되었으며, 사찰 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절이다. 자료에 의하면 수도사는 852년(신라 문성왕 14년)에 염거화상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이 661년(신라 문무왕1) 원효대사가 해골 물을 마시고 득도한 곳이므로 염거화상이 창건하기 전에는 작은 암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던 중 수도사 근처 바위동굴에서 하루를 머물게 되었는데, 원효대사가 밤에 목이 말라 주변을 더듬어 보니 바가지에 물이 들어 있는 것 같아서 시원하게 마셨다 한다. 그러나 다음날 일어나 물을 마시던 바가지가 해골인 것을 보고는 구토를 하고 말았다.

이에 원효대사는 모든 것이 마음에 있음을 깨닫고 당나라 유학을 포기하며 다음과 같은 오도송을 남겼다.

 

心生卽種種法生

(마음이 생하는 까닭에 여러 가지 법이 생기고)

心滅卽龕墳不二

(마음이 멸하면 감과 분이 다르지 않네)

三界唯心 萬法唯識,

(삼계가 오직 마음 이오 모든 현상이 앎에 기초하니)

心外無法 胡用別求

(마음밖에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을 따로 구하랴)

 

이와 같이 수도사는 원효대사가 문득 깨달음을 얻은 천년고찰 오도성지이다.

평택시에서는 원효대사 이야기 출발점인 이곳 수도사를 평택문화 벨트의 중심으로 삼고, 오도성지의 의미를 갖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평택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을 지난 4월 21일에 건립 개관하였다.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체험실은 원효대사 체험실로 ‘민중불교의 새벽을 열다’ 의 주제로 원효대사의 일대기를 입체 연표패널로 다양한 일화들의 장면을 세미 디오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영상을 디지털 액자로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원효대사의 대표적인 사상과 그의 어록을 보여준다.

제2체험실은 토굴체험실로 원효대사의 순례 길을 지도 입체 패널을 통해 알아보고 대표적인 순례지의 위치와 관련 사찰을 볼 수 있다.

또한 깨달음을 찾아 떠나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의 일화를 관람객이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토굴로 연출된 공간을 지나면 어두움 속에서 빗소리와 함께 천둥과 번개의 영상과 음향이 연출되고 와이드 영상을 통해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게 된 과정을 알아본다. 영상이 끝나면 바닥에 보이지 않았던 뼈 무덤을 알게 되어 관객들이 깜짝 놀라게 되는 장면이 연출된다.

제3의 오도 체험실은 체험관 관람의 감동을 되새기며 명상을 통해 자신만의 깨달음을 찾고, 관람객 상호간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깨달음을 함께 나누며 끝나게 된다.

올해로 꼭 1400년 전에 태어난 원효대사는 진정한 자유인이었다.

그는 인간의 온갖 사슬과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를 누려야 함을 이론적으로 밝혔을 뿐 아니라 온 몸으로 이를 구현했던 분이다. 또한, 세계 문화사에 우뚝 솟은 봉우리인 원효대사는 대학자이다. 불같은 열정과 냉철한 비판과 정확한 논리, 그리고 뛰어난 문장력을 갖춘 위대한 학자였고 100여부 240권의 저서를 남긴 세계적인 저술가였다. 이를 기념하며 오천년 한국역사상 위대한 정신적 스승의 한 분인 원효대사의 참된 삶을 되새기고자 체험관을 건립한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고장 평택에 또 하나의 문화관광 인프라가 구축된 셈이다.

많은 시민들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원효대사에 대해 더 깊이 친근하게 알기 위해 ‘평택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을 찾아가 보고 느끼며 현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광섭 향토사연구위원 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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