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본지 발행인

[평택시민신문] 공재광 평택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평택을지역위원회 위원장인 김선기 전 평택시장에게 전화통화하며 욕설과 막말을 퍼부은 파문이 지역사회에 커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평택출신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고자 공재광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장학시설인 평택학사 건립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평택학사 설립 예산이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부결되자 공재광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평택을지역위원장인 김선기 전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이 예산을 통과시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판단해 김선기 전임시장에게 전화를 해 욕설과 막말을 한 것이다. 김선기 위원장은 이 통화 내역을 녹음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전달하고 13일 평택시의회 본회의에서 김수우시의원에 의해 이 녹취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공재광 시장은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선기 전 시장과 평택시민에게 공개사과했다. 공재광 시장은, “김선기 전 시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지역의 후배로서 답답한 심정과 서운한 마음으로 입에 담지 못할 경솔한 말을 했다”며 “김선기 전 시장님께 성급하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한 “공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언행으로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킨데 대하여 47만 평택시민들에게 송구스런 마음 금치 못하겠다.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며 시민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평택시 행정을 대표하는 평택시장이 전임 시장에게 욕설과 막말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자, 당사자 뿐 아니라 평택시민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평택시장으로서의 도덕성과 품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평택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이다. 공개 사과는 당연한 것이지만, 과연 공개사과로 실망과 충격에 빠진 평택시민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위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재광 시장은 깊은 자숙과 더불어 상처받은 평택시민의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고 어루만져주는 길이 무엇인지 깊게 숙고하기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평택을당원협의회는 15일 규탄성명서를 발표하고 공재광 시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대선 이후 본격화될 지방선거 국면에서 이 파문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귀결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평택시민은 지나치거나 과도한 정치공세 속에 지역사회가 진흙탕이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점도 지역 정치권은 숙고해야 한다. 논란이 되었던 평택학사 예산 문제는 평택시의회 의원들의 토론과 검토를 통해 풀어 나가는 것이 지방자치의 본령이다.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이후 평택시의회가 각 정당의 당원협의회 차원의 정책적 검토와 판단을 구하는 과정이 있어도 이는 정당정치의 당연한 흐름이고 과정이다.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이견과 찬반 입장은 있을 수 있다. 시장과 시 집행부는 합리적 토론과 설득 과정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지방자치의 취지이자 본질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욕설과 막말로 해결될 사안은 없다. 감정적 대응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아울러, 평택시민들은 지역 정치가 품위 있길 바란다. 철학적 성찰과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오는 품위 있고 사려 깊은 지역 정치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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