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이나영 교수, ‘미군 기지촌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 강연

“미군 기지촌은 국군과 미군 통제 받으며 유지…일제 공창제도와 비슷

미국도 기지촌 여성을 ‘위안부’라 불러

국가는 책임 인정하고 사과와 배상해야”

이나영 교수가 미군 위안부를 주제로 무지개작은도서관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평택사회경제발전소(이사장 이은우)와 햇살사회복지회(대표 우순덕)가 주최하는 ‘생명과 평화, 공감 포럼’이 지난 10일, 무지개작은도서관에서 열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부터 ‘미군 기지촌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강의를 들었다. 이날 미군 기지촌 피해 위안부 할머니 4명이 참가해 포럼의 의미를 더했다.

강의를 맡은 이나영 교수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여성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한 이후 지금까지 위안부와 관련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으며 ‘기지촌 형성 과정과 여성들의 저항’ 등 위안부와 페미니즘 관련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특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기지촌여성연대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에 한때 국가의 관리 하에 미군 ‘위안부’로 불리었던 기지촌 할머니들의 아픈 삶이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해 기지촌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의에 앞서 이은우 이사장은 “기지촌 문제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지역과 관련된 기지촌 문제를 함께 논의하면서 지역이 풀어가야 하는 의제로 설정하기 위해 포럼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나영 교수의 강의는 기지촌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194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지촌의 형성과정과 피해 여성들의 증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이 교수는 기지촌 위안부가 일본의 위안부와 유사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군 기지촌은 일제의 공창제도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다. 일제 시기 건설된 집창 지역을 활용한 것, 군의 엄격한 통제와 규제 하에 집창촌이 유지된 것도 비슷하다. 또한 위안소가 미군직영으로 운영되거나 민간업자가 경영은 하지만 미군의 관리 및 통제를 받으며 미군만 전속으로 이용하는 모습도 일본의 위안소와 닮아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에서도 기지촌 여성들을 위안부(Comfort Women)으로 부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들도 기지촌 피해여성들을 ‘위안부’라고 불러야 마땅하고, 일제의 위안부의 동일선상으로 그들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22명의 기지촌 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2014년 6월 25일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미군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 교수는 “미군도 책임이 있지만, 한국 정부도 미군 기지촌 위안부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한국정부의 사실인정, 사과, 배상이 있다면 미군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해당 소송의 1심에서는 57명의 피해자 대해서만 부분 승소 판결이 났다.

강의의 끝부분에는 우리의 역할 및 책임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잘못에 대해서는 직시하고, 국가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또한 피해 여성들을 타자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와 관계된 존재들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