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본지 발행인

[평택시민신문] 대규모 민자 유치를 통해 평택호 관광단지를 개발하려던 평택시의 노력이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1977년 276만 평방미터에 대한 관광지 지정 이후 40여년, 2009년 관광단지로 지정된 이후 7년 6개월 만에 평택 관광사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평택호 관광단지의 꿈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 40여 년간 관광지와 관광단지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관광지 개발과 평택의 랜드마크 조성이라는 대의에 묵묵히 협조했던 현덕면 주민들의 허탈감을 어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40년 동안 참아왔는데 허탈하고 분하다”는 주민들의 반응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

1979년 11만 8000여 평방미터에 대한 관광지 조성 계획만이라도 먼저 시행해 순차적으로 개발해 나갔으면 지금쯤이면 더 활력 있고 매력 있는 평택호 관광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도 진하게 남는다. 지난 40여 년을 돌아보면, 특히 2005년 이후 미군기지 평택이전이 가시화되면서 ‘평택지원특별법’에 따라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민자 유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것은 사실이다. 사업성과 공공성의 균형을 맞추기에는 너무 규모가 크다는 지적에 2009년부터는 공공성을 우선하는 관광지에서 사업 수익성도 고려하는 관광단지로 변경해 가며 민자 유치에 나섰으나 끝내 실패한 것이다.

그동안 송명호 전 시장과 김선기 전 시장 등의 노력에 이어 공재광 현 시장이 시정의 최우선 역점 추진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해 왔으나 사업성과 수익성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민자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 논란도 필요할 것이지만,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진 해당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후속 대책을 시기를 잃지 않고 실효성 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이다. 현 시장을 비롯해 역대 시장과 평택시에서는 평택호관광단지 민자 유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 왔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인근 지역의 관광산업 진흥을 애타는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면서 단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평택호관광단지 추진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평가 분석을 통해 지역사회의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평택시가 권관지역 21만 평에 대한 자체 개발을 추진하고 나머지 대안‧신왕지구에 대해서는 관광단지 지구 해제 절차를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어느 것 하나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일단 대안‧신왕지구의 지구지정을 해제하게 되면 향후 지가 상승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은 불가능해진다. 해제할 경우에도 해제 지역의 형질 변경문제나 주민피해 보상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자체 개발을 추진하는 권관지구 역시 평택시는 평택도시공사를 참여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브레인시티개발 사업 등으로 사업 여력이 많지 않은 평택도시공사가 이 사업까지 맡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도 검토해 보아야 한다. 평택호관광단지를 관통하는 서부내륙고속국도의 노선문제에 대해서도 평택시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다. 대규모 개발이 물거품 된 상황에서 그나마 권관지구 개발도 특별한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은 채 관광단지를 관통하는 내륙고속도로가 건설된다면 허탈감과 분노에 울분을 삼키고 있는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평택시는 해당 지역 주민에 대한 공개적 사과를 통해 민자 유치 실패에 대한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뿐 아니라, 평택시민 전체에게도 공식 입장 표명을 통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동안 평택호관광단지가 조만간 실현될 것처럼,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동양최대의 휴식‧레저 공간이 되고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얼마나 홍보에 열을 올렸던가. 허탈감에 빠진 평택시민에게도 평택호 관광단지개발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방향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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