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에 평택 물 걱정

조정묵 평택 호 상수원 보호구역 수질개선 대책위원회 위원장

 

3월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하여 유엔이 제정, 선포한 날이다.

유엔은 1992년 리우환경회의 의제21의 결의안에 따라 매년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하여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3월22일을 “물의 날”로 결정하여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환경이 파괴되고 주변 강이나 바다가 오염됨으로써 식수도 점점 줄어들고 고갈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제적으로 협력하여 물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자원을 보호하며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되었다.

국제인구행동단체(PAI)는 세계 각국의 연간 1인당 재생성가능 수자원량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전 세계국가를 ‘물 기근(Water-Scarcity), 물 부족(Water-Stressed), 물 풍요(Relative Sufficiency)' 국가로 분류 발표하고 있는데, 한국은 1990년에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었으며,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60,70년대에는 선진국에서는 물을 사먹는다고 할 때, 설마하고 의아심을 갖던 적이 있었다. 오늘날, 한국의 먹는 물 실정은 어떠한가?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수돗물은 광역상수도, 지방상수도로 나누어지는데, 광역상수도는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공급되는 상수도를 말하며, 지방상수도는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지역주민, 인근지방자치단체 또는 그 주민에게 원수나 정수를 공급하는 일반수도로서 광역상수도 및 마을 상수도와의 수도(수도법 제3조)를 말하고, 현재 지방 상수도가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방상수도의 상수원을 보호하는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냐 보존이냐를 두고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 상수원보호구역 지정(2014기준)현황은 112시군에 취수장 295개소, 보호구역 297개소가 있고, 경기도는 11시군에 취수장 17개소, 보호구역 11개소가 있다. 경기도가 상수원 보호구역이 유독 적은 것은 팔당호 광역 상수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곳곳에 개발이 급속히 추진되면서 상수원보호구역 문제로 갈등이 유독 심한데, 수원시는 광교상수원보호구역, 안성시는 가현상수원보호구역, 평택시는 송탄·유천상수원보호구역 문제로 시민 간 지자체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수원시 광교상수원보호구역, 안성시 가현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지자체 내부 시민들 간의 문제인데 평택시 송탄·유천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인접한 용인시와 안성시 3개시의 지자체간 문제라 더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주관으로 3개시(평택, 용인, 안성)가 평택 호를 포함한 안성천수계의 수 환경 및 지역 여건 분석을 통한 수질개선 및 상생발전을 목적으로 “진위, 안성 천(평택 호) 수계 수질개선 및 상생방안 연구” 용역을 진행 중에 있는데, 금년 12월이면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다. 연구용역에 꼭 참고해야 될 것은 평택 호 수질개선 문제다. 진위, 안성 천 수계의 하류에 있는 평택 호는 1973년 농업용수를 목적으로 건설된 인공호로써, 경기도 남부 수원시, 화성시, 오산시, 용인시, 안성시, 평택시 등 6개시와 충청남도 천안시, 아산시 등 2개시의 총 8개 시의 오폐수 하수가 유입되고, 장마철에 온갖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는 곳이다. 농업용수로서 허용수치가 한계점에 이르렀는데 수질개선 대책이 시급하다. 해당 지자체의 상생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평택시는 해당 지자체의 협력과 양보만 부탁할 것이 아니라, 평택시의 입장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지역 주민지원 및 재원마련 제도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광역상수원은 법에 의하여 “물이용 부담금”을 징수하여 기금을 조성, 수계의 수질보전이나 주민지원사업에 사용되고 있으나 지방상수원에는 별도 재원마련 및 지원 규정이 없어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규제지역 주민들의 유공(有功)을 인정하는, 이에 따른 삶의 질이 개선되는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보호지역주민의 지원에 관한 법’등을 제정하는데 앞장서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용인, 안성시에서는 진위·유천정수장을 폐쇄하고 팔당댐 광역상수도를 전량 사용하라고 하는데, 수도권 2000만 시민이 팔당광역상수도에 의존하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2005년에 충남 서부지역, 당진, 합덕, 홍성, 태안, 평천, 서산 등 4개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며 보령댐 광역상수도로 대체했는데, 2015년에 가뭄으로 보령 댐이 고갈되어 평소 사용량의 20%를 급수 받고 부랴부랴 금강물을 유입하기 위하여 공사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우리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이렇듯 팔당댐에 군사적인 행동이나 천재지변이 안 일어난다고 누가 장담할 것이며, 책임질 것인가!

진위천, 안성천 수계는 지방상수원으로 평시, 전시를 막론하고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도농복합도시인 평택시의 특성상 농업용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근본적인 수질대책이 필요하므로, 송탄·유천정수장은 존치되어야 하며, 수생태계 훼손을 방지하는 현실적인 조치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제도개선을 통한 상생협력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전망되는 우리나라는 세계 물의 날을 통하여 식수공급과 관련된 문제의 인식, 수자원의 보존과 식수공급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증대해야겠다. 수자원의 보존과 식수공급의 중요성 인식은 환경생태계의 보전, 건강한 삶의 증진, 수자원의 안보를 깨닫게 할 것이다. 이제는 마구잡이식 개발보다는 수자원의 보존이 모든 정책의 상위 개념이라는 것을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인식하여,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