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만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아산만조력댐 건설…해양 생태계 치명적 
개발보다 치유적 환경정책 시급
“평택·당진·아산시 협의기구 있어야”
갯벌 보존가치는 조력발전 이익과 비교 불가

아산만 갯벌의 지속가능한 생태적 가치 보존과 어족자원 증대로 어민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논의 자리인 ‘아산만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아산만조력발전댐건설저지대책위(공동대표 김경현, 박판규, 손의영, 이동훈, 전명수) 주최로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에서 열렸다

서평택환경위원회 주관으로 10일 오후 2시부터 열린 토론회에서는 아산만조력발전댐 건설시 아산만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갯벌을 포함한 해양 자원의 고갈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토론회는 이동현 평택대교수의 사회로 정갑식 한국농어촌공사 책임연구원이 ‘아산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안’과 서정빈 한국농어촌공사 어촌개발처 차장에 의한 ‘어족자원 및 생태보존을 위한 어도의 필요서 이해’ 기조 발제에 이어 박환우 시의원이 ‘뱀장어에게 생명의 물길을’, 안장헌 아산시의원이 ‘아산만 생태의 중요성과 향후 계획의 방향성’, 조정묵 평택호상수원보호구역수질개선대책위원장이 ‘아산만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변환경들’, 박판규 평택선단협회장이 ‘아산만 어종 변화 관련’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전명수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평택호가 막히면서 환경이 파괴되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인 갯벌이 사라졌다”면서, “개발로 인한 이익보다 갯벌의 보존가치가 더 높아 우리가 꼭 보존해 후손들에게 좋은 유산으로 물려줘야 한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제시되는 좋은 의견들이 아산만 생태계 보존이 아니라 복원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 발제자와 토론자, 청중들은 아산만 갯벌을 포함한 해양 생태계 보존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위협 요인들을 개선 또는 해소, 평택·아산·당진시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등의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한편, 박환우 시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가 아산만 방조제에 통선겸어도를 설치해 놓고도 활용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어족자원 및 생태보존을 위한 관심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오늘 농어촌공사 평택지사에서 토론회가 진행된다는 것과 어도를 관람하는 계획을 사전에 공지했는데도 불구하고 방조제에 설치한 어도에 물이 채워져 있지 않았다”며 “지역 시민·환경단체 관계자와 평택·아산시의원 등이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최소한의 조치조차 하지 않은 농어촌공사 직원들의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성토했다.

‘아산만해양생태계보존을위한전문가토론회’ 참석자들이 10일 조력댐 건설 예정 해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아산만 일대를 둘러보고 조력발전댐 건설 반대 퍼포먼스를 벌였다.

■주제 발표

정갑식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물고기가 돌아오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아산만 되길”

지속가능한 발전과 개발 측면에서 본다면 아산만 인천 등과 같은 곳들이 지나친 개발 때문에 후손들에게 물려줄게 없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아산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산만은 개발에만 너무 치우쳐 있다. 아산만은 1963년부터 바다를 막아 농지를 만들고 조력발전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세워졌지만 1981년도에 많은 계획들이 취소됐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10만톤에 가까운 어획량이 현재는 1만톤 이하로 떨어졌다.

1963년부터 끈질기게 시도된 아산만 조력발전댐이 그동안 경제성이 없어 반려됐음에도 끊임없이 건설 시도가 이어지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때문으로 발전사업자가 일정양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해야 화석연료발전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풍력·조류력·수력·온도차·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 중 조력발전을 고집하는 이유는 공공재인 연안바다를 발전사업자가 사유화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갯벌은 환경적 가치를 고려하면 엄청난 가치가 있지만 조력발전댐의 가치는 높지 않다. 또한, 아산만조력댐이 건립되면 홍수의 위험은 높아지고 주변 유속이 무려 58.4%나 감소하여 상당량의 퇴적이 진행되는 등 항만이나 항로 기능도 상실 될 것이다.

조력 발전에 유리한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에 조력발전소 건립 계획을 세웠다가 대부분 취소된 이유는 개발적 가치보다 환경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아산만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연ㆍ해안서식지 순손실방지제 도입 ▲연안ㆍ해안보호구역 지정 ▲하구환경관리체계 구축 ▲이원화된 연안해역 수질관리체제 개선 등을 고민해 볼 때가 됐다. 물고기가 돌아오고 해파리가 나가는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아산만이 되길 바란다.

 

서정빈 한국농어촌공사 어촌개발처 차장

“상류-하류 연계한 수계중심 어도 설치해야”

어도는 하천에 물고기 등의 이동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방해물이 있을 때 그 이동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수로이다. 2010년 해수부와 국가하천 및 지방하천 어도 전수조사 했는데 보가 3만4000개, 어도가 5000개소였다. 2015년에는 보가 3만3848개, 어도가 5223개소였다. 어도가 설치돼 있다 하더라도 기능을 할 수 있는 양호한 것은 1437개에 불과하고 3262개는 기능이 미흡했다. 실질적으로 5% 미만만 어도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설치된 어도도 수계 중심의 연계성 부족으로 어도 개보수에 따른 자원조성효과가 미흡하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 현행 50%의 국고보조 비율을 높여 개보수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해양수산부 등이 이행상태 확인에 행정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어도관련 사업 시행과 유지관리 업무를 해상수산부로 일원화하고 상류~하류까지 수계가 연계되는 수계중심의 사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어도가 설치되지 않은 보의 어도 신설, 개보수사업 확대 및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제 토론

박환우 평택시의원

“환경․시민단체 힘모아 물고기 길 열어주자”

아산만은 현재도 생태계가 무너졌는데 조력발전댐이 들어서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본다. 아산만은 봄마다 실뱀장어가 올라온다. 뱀장어나 숭어 등의 물고기가 드나드는 어도를 만들자고 건의해 왔고 아산만 방조제에 통선겸용 어도가 설치됐다. 오늘 토론회에 앞서 지하 2층 어도 관람창을 봤는데 물이 텅 비어있더라. 통선겸용어도를 큰돈 들여 만들어놓고 너무 활용하지 않고 있다. 오늘 행사를 한다고 했고 어도를 관람한다고 했는데도 물을 채우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문제의식을 느꼈다. 통선문을 통해 30톤 미만의 어선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했는데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 실뱀장어가 올라오면 안성천과 진위천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안성천 중간에도 큰 보가 있지만 어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시민·환경단체가 힘을 모아 물고기 길을 열어주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장헌 아산시의원

“3개 시와 광역단체 종합적 논의의 장 마련해야”

아산만을 같이 접하고 있는데 평택시에서 먼저 주도적으로 생태계 복원을 고민하고 있어 부끄럽다. 아산만을 그동안 항만과 산업단지 등 지속불가능한 상업적 가치로만 활용해왔다. 이대로 방치하면 바다가 더 이상 우리 후손들을 위해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진위․안성천보다 삽교천의 수질 오염이 더 심각해 광역차원에서 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산호 수질 악화의 원인은 퇴적층에 대한 준설을 너무 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수유통도 필요할 때만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아산만을 개별 지자체의 문제로 그대로두면 안된다. 아산만의 지속가능을 위해서는 평택․안성․당진시와 경기도․충청남도 두 광역단체의 논의가 필요하다. 민간단체의 역할 뿐 아니라 행정에서 종합적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생태계 보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먼저 아산시와 평택시가 의회 차원에서 협의할 것들을 논의해보겠다.

 

조정묵 평택호상수원보호구역수질개선대책위원장

“평택호 수질 개선돼야 아산만 생태계 살린다”

아산만 문제를 생태적인 측면에서 평택․아산․당진시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아산만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보면 당진화력과 현대제철, 평택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류수 문제가 심각하다. 이 따뜻한 방류수로 인해 바다에 백화현상이 발생하여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고 각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오염수가 심각성을 더한다. 산단 및 내륙공사로 인한 퇴적물이 쌓이면서 평택호 수질 문제가 심각하다. 충청남도는 약 7700억원 예산으로 삽교호를 살리기 위한 계획을 세웠는데 경기도는 상수원보호구역을 갈등 완화를 위한 진위안성천 및 평택호 수질개선 용역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악화시킬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이 있듯이 아산만 해양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류의 수질을 좋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박판규 평택선단협회장

“갯벌이 살아야 어민도 산다”

아산만 만조 시간대인 새벽녘에 각 공단에서 일제히 오염수를 배출하고 있다. 야간 무단방류를 정책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1년 중 실뱀장어가 가장 많이 나오는 게 3월에서 5월이다. 올 3월 초에 잡힌 양이 20년 전과 같을 정도로 많다. 농어촌공사가 통선겸용어도를 본 취지에 맞게 관리를 잘하고 시에서도 행정적으로 이런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어업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평택호나 인근지역에서 유입되는 생활․공사 쓰레기가 바다를 떠다니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30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런 것들이 어종 변화나 어획량 급감의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최근에 어종이 늘고 있는 추세로 어종 변화에 관심을 가지려면 갯벌을 살려야 한다. 갯벌이 살아야 어민도 산다.

 

사회자 이동현 평택대 교수

“평택항 경계분쟁 내려놓고 상생의 길 만들었으면”

정책적으로 보면 치유적 정책인 환경정책이 인기가 없다. 건설업자나 정치인 공무원은 창조적 정책인 개발정책에 관심을 갖는다. 아산만 해양 생태계 복원 아젠다를 주도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관광이나 조력발전이 아닌 친환경적 발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평택․아산․당진을 아우르는 연합체 구성과 함께 조력발전댐 건설에 반대하는 생태․항만물류세력과의 기능적 측면에서 정책연합도 필요하다. 평택항 매립지 문제로 지자체가 서로 갈등할 것이 아니라 이런 새로운 모델로 상생의 길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 청중토론

인효환 평택호관광단지개발주민대책위원장

“관광효과 고려한 통선겸어도 취지에 맞게 활용해야”
2006년에 평택포럼에서 아산만배수관문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평택호관광단지와 연계한 통선겸어도를 만들었다. 당초 목적은 관광단지와 연계해 관광효과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는데 이제보니 마지못해 만들어진 통선겸어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관광과 연계한 사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배수관문 만들며 조성한 매립지도 철조망으로 막아 놓고 관리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 취지에 맞게 시설과 매립지를 관리해 달라.

 

서상옥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8차 전력수급계획 아산만조력댐 반영 경계해야”
아산만 일부구역에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하다 본다. 이에 따른 기본 조사나 모니터링도 필요하고 정례적인 공동조사도 수반되길 바란다. 평택․아산․당진시가 아산만 보존을 위해 협의체 같은 논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토론회에 당진시가 빠져 있어 한계가 있는 토론회가 돼 아쉽다. 8차 전력수급계획에 아산만 조력발전댐 건설이 포함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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