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제1회 경청토론회 미세먼지와 악취 없는 평택,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미세먼지 장거리 이동성 고려 광역적 접근 ‘필요’
“평택항 등 미세먼지 핫스팟에 행정력 집중해야”
“비전동 미세먼지 측정소 매봉산 이전은 행정의 꼼수” 비판
공재광 시장, “살고 싶은 도시, 찾아오고 싶은 도시 만들겠다”

평택시 제1회 시민의 소리, 경청 토론회 현장

평택시 제1회 경청토론회 참석자들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기업·공장이 많은 도시보다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평택시가 지난달 22일 ‘미세먼지와 악취 없는 평택,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마련한 제1회 시민의 소리, 경청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평택시가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 정책에서 만족할 만한 조치나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이 자리가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라면 행동으로 실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는 미세먼지해결 시민본부 운영위원들과 지역 환경운동가, 주부, 전문가 등 모두 7명의 발표자들이 각각 3분에서 5분씩 의견을 발표하고 시 담당실무자와 공재광 시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공재광 시장은 “오늘 내놓은 의견들은 담당부서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겠다”면서 “한 번에 100%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조금씩 개선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들의 발표에 앞서 김성진 환경위생과장에 의해 진행된 정책브리핑에서는 평택시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유관기관들과 함께 ▲노후 경유자동차 조기 폐차 유도 ▲천연가스 시내버스 비율 확대 ▲평택항 서부두 곡물 하역장 에코호퍼 2대 도입 ▲한국서부발전 평택본부 2024년까지 벙커C유 발전기 4기 폐쇄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표자들이 시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텐텐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비전동 미세먼지 측정기를 숲이 있어 상대적으로 공기가 좋은 매봉산으로 옮기려는 것은 프로젝트 성과를 높이기 위해 미세먼지 수치를 낮추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시청 옥상에 설치된 미세먼지 측정기에서 측정된 수치가 실외기 등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아 매봉산으로 옮길 예정이다”라고 핵심이 빠진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아 참석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도 이 문제가 계속 불거지자 해당 관계자는 “미세먼지 측정기의 매봉산 이전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다음은 시민발언자와 전문가 발표, 공재광 시장의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시민의 소리

이성희 미세먼지 해결 시민본부

평택안성지부 운영위원

“영유아 보육시설 공기청정기 설치해 달라”

미세먼지 위험성 심각한데 일반 시민과 교육관계자, 지자체장, 공무원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세먼지 심한 날이면 문자나 대응 메뉴얼로 통제하고 있다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미세먼지가 나쁨 단계임에도 체육대회 등 외부활동이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어렵다면 임시방편으로나마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주기 바란다. 한 번에 설치가 어려우면 호흡기가 약한 영유아들을 위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부터 설치해 줄 것을 건의한다.

 

 

 

전명수 서평택환경위원회 위원장

“서부두 타피오카 등 분진 감소대책 마련 시급”

평택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서부두의 시멘트와 타피오카 하역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가 주범으로 타피오카는 인천항에서 하역하던 것인데 인천시민들의 항의 때문에 평택으로 내려왔다. 하역업체에서는 주민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만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당진현대제철에서 나오는 폐기물인 고로슬러지를 시멘트와 섞어 사용하는데 이 고로슬러지 야적장에서 상당량의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가영 미세먼지 해결 시민본부

평택안성지부 운영위원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시민교육 필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아이들을 위해 외부활동을 해야 하는 우리 부모세대들이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시민교육이 필요하다. 시민교육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고 책임질 부서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답답하다. 2035 도시기본계획에 평택인구가 12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기업과 공장이 많으면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시민들은 기업과 공장이 많은 도시보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 쾌적한 도시를 원한다.

 

 

김현미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협의회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보다 건강한 도시 원해”

미세먼지 발생원인 중 중국의 영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가까운 세교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세교산단에는 10개 업체에서 24개 발암물질을 취급하고 있고, 발암물질과 악취를 내뿜는 아스콘 공장이 주거지역에 근접해 있다. 주민들의 계속된 요구에도 평택시는 권한이 경기도에 있다면서 책임을 전가해 왔다. 학교와 주거지역이 가까운 곳에 입주제한 업종을 편법으로 입주토록 허가하고 비산먼지 규제를 완화하는 평택시 행정에 대한 불신이 크다. 공기 좋은 매봉산으로 미세먼지 측정기를 옮기겠다는 생각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엄마로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보다 건강한 도시가 되길 바란다.

 

이범용 평택신문 논설위원

“전자제품 생산업체가 배출하는 화학물질 관리해야”

악취는 화학물질에 의한 악취가 있고 자연발생적 악취가 있는데 화학적 악취는 반도체 같은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서 사용하는 세정용 약품에서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불산을 이용하는 공정이 있다. 불산 등을 세정제로 쓰고 있는 업체가 파악되어 있는지, 유출시 대응 매뉴얼은 구비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축산분뇨 또한 심각한 악취원으로 병충해 확산 및 수질오염과도 밀접하다.

 

 

김동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관리 사각지대 소형사업장 관심 기울여야”

사업장 관리에서 대형보다 소형사업장이 관리 사각지대이다. 아스콘이 대표적인 예다. 평택화력발전소 같은 경우에는 국가에서 관리하지만 소형사업장은 평택시의 몫이다. 소각문제도 있다. 외곽지역에서는 대부분 소각으로 쓰레기를 해결하는데 이 또한 미세먼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모두 알고 있는데 해결하려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든다. 행정력과 기술, 자본이 있어야 하는 일로 시민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

 

김순태 아주대 교수

“국내 발생 미세먼지 광역적 접근해야”

미세먼지 농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데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를 모른다. 어떤 것이 주요 오염원인지 양적으로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 수 있도록 관측시설을 보강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중국발 스모그처럼 장거리 이동성이 있어서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과 국내 요인을 각 50% 정도로 보는데 국내요인 50%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다. 이중 평택에서 발생되는 요인은 25% 전후이다. 이 때문에 국가 간의 협력이나 광역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정하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인 핫스팟 관리가 필요한데 평택항이 대표적인 예다. 이 지역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공재광 시장

“시민과 함께 살고 싶은 도시 만들 것”

오늘 시민들께서 주신 질책은 변명하지 않겠다. 실망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분노로 받아들였다. 가족들의 건강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여러 의견들을 검토하여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겠다. 이 내용들이 진정한 시민들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시와 유관기관, 기업,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살고 싶은 도시로 바꾸어 나가겠다. 미세먼지 측정소를 옮기는 문제도 충분히 의심하실 수 있는 부분이다. 의혹을 갖지 않도록 투명하게 진행하겠다. 한 번에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성과들을 축적해 ‘살고 싶은 평택’, ‘찾아오고 싶은 평택’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