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등 반발 조짐… ‘미군기지 이전 조사특위 회피용인가’

평택시의회(의장 이익재)가 의장단회의(의장, 부의장, 각 상임위 위원장)에서 시의원 미국연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단체와 일부시민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의회 의장단은 지난 8월 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한 의원 간담회를 마치고 의장단이 모인 자리에서 하반기 의원해외연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의장단은 회의에서 미국연수를 논의하고 8월13일 의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시민을 대표한다는 시의회 의장단이 해외연수나 논의하고 있었다니 정말 한심한 노릇이라며 혀를 찼다.

덧붙여서 지역민 대다수가 미군기지 이전문제를 놓고 찬성이냐 반대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왜 하필 또 미국이 해외연수 대상국 이냐며 대부분 시민들은 미군기지로 인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시의원들은 미국에 가서 관광성 유람을 하겠다는 얘기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서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해 올 경우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전반에 미칠 영향이 무엇이고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무엇인지 전문가를 초빙해 의견을 듣고 신중검토 정리해서 시민들의 우려를 없애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강 건너 불 보듯 미군기지 문제를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는 입장도 보였다.

아울러 주목해야 할 일은 모 시민단체가 시의원들의 해외연수 강행 시 인천공항까지 따라가서 피켓 시위를 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자칫 전국적인 망신을 살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의회 이익재 의장은 해외연수와 관련해 아무런 결정사항은 없고 의원간담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신중한 토의를 거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종석 내무위원장은 미군기지문제와 관련해서 주민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냐고 반문하며 “시의회에서 미군기지 관련 조사특위를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명분이 없는 일이다. 시의회가 의원연수를 가든 안가든 의회 일정에 따를 일이지 눈치볼일이 아니다”라며 “시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의원들이 성실히 다하고 있다.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추궁하라”고 큰 소리를 더했다.

한편 시의회의 모 지역구의원은 시의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하루속히 조사특위도 구성하고 특위활동을 하면서 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 배치되어 있는 미군기지의 실태도 돌아보고 사례를 분석하는 등 명분 있는 연수를 계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명분도 없는 연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13일에 열릴 간담회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의식 있는 의원들이 힘을 모아 임시회도 열고 특위도 구성하고 해외연수 일정도 취소하는 등 바람직한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참고로 시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기 위해서는 해외연수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