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와 취재원 확인, 사실과 주장 구별해야

장호순 교수

순천향대학교신문방송학과

21세기 첨단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혹세무민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는 탓이다. 탄핵 정국으로 대통령이 없는 나라가 된 한국에서나 트럼프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실이 아닌 허위가 뉴스로 포장되어 유통되면서 국민들 사이에 분열과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사실 가짜 뉴스는 전에도 많았다. 소위 유언비어, 속칭 “카더라” 통신 모두 가짜 뉴스의 일종이었다. 당시 유언비어나 카더라 통신은 언론이나 정보가 통제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권력의 보복이 두려워 진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자연 진실과 허위가 뒤섞여 시중에 돌아다녔다. 진실과 허위를 구별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자연 진실보다는 허위의 양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언론자유가 보장되는 21세기 디지털 대한민국에서 현재 유통되는 가짜 뉴스는 권위주의 시절의 유언비어나 카더라 통신과는 다른 이유에서,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권위주의 시절의 가짜 뉴스는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이었던 반면, 디지털 시대의 가짜 뉴스는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 생긴 뉴스의 제작과 소비방식의 변화도 가짜 뉴스를 생산하기 쉽게 만들어 주었다. 아날로그 시절에는 신문사나 방송국 기자만이 뉴스를 만들 수 있었다. 뉴스의 전달경로도 신문지면이나 방송사 뉴스시간으로 제한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누구나 쉽게 뉴스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뉴스의 원재료인 각종 정보가 인터넷에 넘쳐나고 사진이나 동영상도 쉽게 복제할 수 있어, 스마트폰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뉴스를 만들 수 있는 시대이다.

디지털 시대의 변화된 뉴스 소비 방식도 가짜 뉴스를 도와준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종이신문이나 TV방송 뉴스가 국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언론이었다. 1000만명 넘는 시청자들이 동시에 TV뉴스를 시청했고, 발행부수가 100만부를 넘는 일간신문이 서너 개나 있었다. 아침에 조간신문을 펼쳐들고, 저녁식사 후 TV앞에 앉아서 오늘의 뉴스를 훑어보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정해진 일과였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방송 채널수는 급증했고, 특히 인터넷 신문이 크게 늘어났다.

신문이나 방송대신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주된 뉴스습득 경로가 되었다. 언론사의 브랜드를 보고 뉴스를 선택하던 방식은 사라지고, 포털사이트에서 뉴스의 제목을 보고 뉴스를 선택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어느 언론사의 뉴스인가는 큰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뉴스 소비 기준은 철저하게 흥미로운 제목일 뿐이다. 가짜뉴스 제작자는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인 제목으로 쉽게 독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뉴스를 입수하는 경로가 점차 카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로 바뀌는 점도 가짜뉴스에겐 유리하다. 뉴스의 포화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카톡친구나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제공받는 뉴스를 보다 신뢰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가짜 뉴스의 대부분은 이러한 SNS를 통해서 유통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짜 뉴스를 판별할 것인가. 첫째, 그 뉴스를 만든 언론사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뉴스가 모두 100%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수의 취재기자와 편집기자가 참여해 뉴스를 제작하는 언론사에서는 가짜뉴스가 나오기 어렵다. 소속 언론사가 없다거나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한 언론사라면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 기사의 취재원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사실보도가 생명인 뉴스는 반드시 취재원이 있기 마련이다. 취재원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는 사실과 주장이 구분되어 있는지 보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뉴스는 6하 원칙에 따라 서술된 확인된 사실과 취재원의 주장으로 구성된다. 사실과 주장이 뒤섞여 있다면 가짜 뉴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짜 뉴스의 범람은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불가피한 부작용이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합리적으로 대처해서 그 부작용을 최소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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