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회 다사리 포럼

홍기원 인천광역시 국제관계대사 강연
중국식 시장경제가 경제를 발전시켰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토대 위에 있는 중국
대중국 무역의존 높아…한중관계 정상화 필요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홍기원 국제관계대사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며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듯이,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상관없이 중국 인민을 잘 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던 중국식 시장경제는 지난 30여 년간 눈부신 성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무역규모 1위, GDP 2위라는 지표가 말해주듯이 중국은 경제분야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정치, 사회, 경제 등을 알아보기 위해 홍기원 인천광역시 국제관계대사를 초청해 ‘중국 바로알기’라는 제목으로 지난 9일 다사리포럼이 열렸다.

홍기원 대사에 따르면 중국이 시장경제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공산당 중심의 사회주의가 사회전반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의 당원 수는 총 8876만 명이고, 여기에 청년당원까지 포함하면 1억7000만 명이 넘는다. 홍 대사는 “중국의 정부기관, 군, 법원, 기업, 학교 등 어지간한 조직에는 공산당이 활동하고 있다. 각 조직의 상층부 대다수는 공산당원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중국의 방대한 영토를 이끌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전국적인 공산당 활동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처럼 1인 독재형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시진핑, 리커창 등 중국의 국가지도자라고 불리는 7인의 상무위원들이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을 할 때 다수결로 의사결정을 한다. 또한, ‘차액선거’를 실시하면서 민주적인 절차를 도입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민대표를 뽑을 때 당위원회가 후보자를 당선자 정원과 동수로 결정했지만, 차액선거 도입으로 일정 한도의 경쟁원칙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무위원 등 주요직책은 선거 없이 당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지도자의 자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은 철저한 당원 훈련, 내부경쟁, 성과평가 등으로 철저한 능력주의로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것이 홍기원 대사의 설명이었다.

정치 이외에도 사회 곳곳에서 중국의 사회주의를 엿볼 수 있다. 먼저 중국의 토지는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 도시의 토지는 국가에 소속되고, 농촌의 토지는 농민집단이 소유한다. 또한, 중국의 호구제도는 중국인의 거주를 부분적으로 통제한다. 그리고 중국의 언론은 모두 국영체제로 운영되며, 특히 CCTV의 뉴스, ‘신문련보’는 저녁 7시에 전국 모든 방송이 의무적으로 송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중심의 사회운영이 국가중심의 경제체제를 만들었고, 이것이 13억 명이라는 세계최대의 시장을 만나 효율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어냈다.

중국의 GDP규모는 미국 다음으로 2위이고, 무역규모는 미국을 앞선다. 또한, 2016년 미국 종합경제지인 포춘(Fortune)에서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중국기업이 103개가 포진돼 134개 기업이 선정된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기술분야에서도 중국의 위상은 높다. 홍기원 대사는 “중국의 고속철도 기술은 한국 보다 좋다. 벌써 고속철도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고, 2020년까지 중국에서 3만km의 고속철로를 건설할 계획이다”라고 밝혔고, “톈궁2호, 선저우11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우주개발기술은 곧 미국이나 러시아를 앞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지난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홍 대사는 “중국의 2016년 부패지수가 세계83위로 최하위권이다. 시진핑 정부는 부패척결운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중국에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의 급격한 발전은 도시지역의 부동산 거품 문제와 전국적인 소득 불평등 현상을 낳았다. 여기에 중국의 환경문제는 세계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기원 국제관계대사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설명했다. 한중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정치는 냉랭하지만, 경제는 뜨겁다’라는 정냉경열(政冷經熱)로 표현됐으나, 박근혜 정부 초기 때의 중국과의 관계개선의지는 이 표현을 정열경열(政熱經熱)로 바꾸었다.

하지만,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의 국내 배치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정치는 물론 경제까지 냉랭해지고 있다. 이에 홍 대사는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 중국 무역액은 2273억 달러로 총 무역액의 24%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을 합친 무역액보다 많은 수치다”라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홍 대사는 “한국과 중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앞으로) 유지할 것이다”라며 포럼 강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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