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제음악도시 평택을 꿈꾸며 4

평택은 음악자원 풍부, 음악 아카이브 구축과 민속악전문학예사 필요
성공한 세계 음악 축제는 음악과 미술, 놀거리 어우러진 종합축제
국제 도시 걸맞는 삶의 품격 높이는 종합 음악축제 시작해 보자

 

4. 국제음악도시 평택을 위하여

국제음악도시로 만드는 행복, 평택이 시작하자.

우리 대부분은 곤궁함을 해결했다. 지금 우리는 보다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더 평안하게, 더 가치 있게, 더 멋있게 살기위해 고군분투하며 산다. 평택의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 발전은 거의 약속 받은 것과 진배없다. 이제 평택도 더 멋있는 도시, 향기 나는 도시 그래서 살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배부르고 즐거운 도시가 되기 위한 방안으로 ‘음악’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행복한 곳은 어디나 음악이 있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엔돌핀이 솟고 행복감이 퍼진다. 엔돌핀은 사람이 만들어낸 최고의 진통제라는 모르핀의 300배 효과라고 한다.

음악이 바로 그런 천연의 행복호르몬을 선사한다. 음악이 없는 인생은 유배당한 삶과도 같다. 음악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하나가 되게 만들기도 한다. 더 나아가 음악축제로 수 십 만의 사람들이 찾아오고 경제적 이윤까지 얻기도 한다.

유럽 3대 축제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SALZBURG FESTIVAL)은 매년 2100억원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 물론 수 십 만의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자유로움과 흥겨움을 선물로 받는다. 속된 말로 이렇게 신나고 행복한 돈벌이가 있을까. 우리는 땀 흘려 돈 벌던 시대를 견디며 지금까지 왔다. 이제 우리도 즐겁게 돈 벌자. 평택이 국제음악도시로 거듭나 전국 지자체에 행복한 모범을 보이자.

 

국제음악도시의 성공, 지역 정체성이 답이다.

음악축제 개최는 세계적 트렌드이다. 우리나라도 유행처럼 전국 지차체가 국제음악도시로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셀 수도 없이 많은 음악축제 중에 기억에 남거나 살아남는 축제는 그리 많지 않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음악부분에 선정된 통영의 예를 살펴보자. 통영은 훌륭한 자연과 드높은 무형문화유산이 결합된 ‘통영국제음악제’를 만들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통영에서 태어난 윤이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통영국제음악재단 등의 센터 조성도 하고 튼튼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축제는 크게 활발하지 못하다. ‘윤이상과 현대음악 그리고 클래식’이라는 주제로 음악 향연을 펼치긴 하지만 우선 주제가 모호하다. 그러니 축제 내용의 70% 이상이 서울에서 이미 했던 연주자나 프로그램을 재탕한다. 서울에서도 봤던 공연을 굳이 통영까지 찾아와 볼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럼 전주로 가보자.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음악제라 자랑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 또한 ‘세상의 모든 소리’라는 방대하고 모호한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을 한다. 그러니 축제의 간판 프로그램 상당수가 수도권과 지방에서 이미 상연된 것들이다. 판소리나 국악과 같은 전주 고유의 전통 소리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형상이다.

이번에는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려 성공한 음악축제를 보자. 독일 ‘라인가우 뮤직페스티벌’ (Rheingau Musik Festival)은 포도밭과 라인강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의 고전음악축제이다. 이 지방의 특산품인 와인을 마시며 고성이나 수도원에서 음악을 들으며 한여름 밤 함께 행복에 취한다. 콘서트 내용도 풍성하여 하루 두 세 개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한다. 제주 ‘국제관악제’도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제주도는 매년 여름 ‘관악의 섬’이 된다. 이 축제는 제주지역 토박이 관악인들이 주도하여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프로에서 아마추어까지 많은 관악동아리들이 참여한다. 그야말로 거리로 나선 우리 동네 관악제이다. 천혜의 관광지라는 지역적 특색을 살려 지역민들이 일궈낸 세계축제이다. 세계 관악의 수도를 꿈꾸는 포부도 가졌다.

 

국제음악도시, 평택의 운명이다.

평택은 예부터 실크로드의 시작점에 위치했고 세계로 나가는 통로였다. 과거엔 뭍과 바다를 잇는 접합점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드나들었고 문화도 자연 흘러들어 왔다. 미군이 가장 좋은 위치를 찾아 들어온 곳도 우리고장 평택이다. 미군들에 의해 서양음악이 보급되었고 우리는 우리 고유의 대중음악을 변형, 발전시켰다. 평택이 실크로드의 대표 악기 해금의 고장인 까닭도 같은 이유이다. 전통 국악의 고장, 대중음악의 발상지, 해금의 고장, 세계로 뻗어 있는 교통의 요지, 미군들과의 동거, 평택이 국제음악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운명임을 가리키고 있다.

평택은 이미 국제음악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건실한 토양이 마련되어 있다. 물의 매력이 넘치는 도시답게 아름다운 수변관광지가 많다. 평택호, 소풍정원, 진위향교, 평택항 등 모두 물과 함께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세계 대부분의 성공한 음악축제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펼쳐진다. 좋은 풍경 속에서 모두 다 함께 음악을 듣는 것은 상상만으로 유쾌하지 않은가. 평택의 많은 관광지 그 나름의 풍경과 소재에 맞게 그러면서 평택 정체성을 살려 통일된 테마로 음악축제를 만들자. 온 국민이 국악의 흥을 알고 행복해지길 염원한 우리고장 지영희 선생의 얼을 계승하는 일이기도 하다. 평택은 충분히 국제음악도시로 성공할 수 있다.

 

▲ 평택의 관광지들 각 장소의 풍경과 테마에 맞게 음악축제를 개최하자.

 

체계적인 준비, 평택 모든 음악 커뮤니티 통합

평택은 그 어느 고장 못지않게 음악 동아리가 많다. 평택국악협회, 평택시 교향악단, 재즈앙상블, 색소폰앙상블, 팝스밴드, 해오름밴드, 태풍예술단, 소사벌 챔버 오케스트라, 평택실버단비합창단, 소리벗예술단, 소리사위예술단, 신푸리예술단, 전통예악총연합회, 평택교원플루트 오케스트라, 필색소폰앙상블, 큰소리예술단 등 30여개가 넘는다. 저마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하나로 단합되진 않고 있다. 이 음악단체들이 큰 주제로 재정리 되고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될 필요가 있다. 평택시교향악단, 지영희국악경연대회, 소리사위예술단, 전국밴드음악경연대회, 노을동요제, 평택농악, 평택민요 특별공연 등 평택의 지역정체성을 살려 하나의 큰 행사로 통합 기획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평택음악문화재단’을 설립해 주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세부적인 준비, 음악 아카이브와 민속악전문학예사

국제음악도시로 거듭나는 과정은 즐거운 일이나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세부적으로 탄탄하게 한걸음씩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한 번 사람들을 모으는 일은 쉽다. 거듭해 또 오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먼저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음악 자료를 확보하고 각종 행사와 공연을 기록하여 DB화해야 한다. 음악자료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세계 곳곳의 음악인들이 실시간으로 자료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평택농악, 평택민요, 지영희, 이동백 등 평택의 대표적 향토음악자료들에 대한 수집 정리가 미비한 상태다. 또한 평택 내 각 음악단체들의 역사와 공연내용도 정리하여 누구나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합 관리된 음악 자료는 새로운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은행 역할도 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평택이 민속악의 고장이라는 이름에 맞게 ‘민속악 전문학예사’를 육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계 3대 음악축제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Friends of the Salzburg Festival’은 오페라, 연극, 연주로 구성된 1920년 시작된 오랜 축제이다. ‘프렌즈’라는 개인과 기업 팬클럽이 있어 후원하고 연간 2,10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

함께하는 준비, 지역민과 기업체가 함께

세계 어느 축제든 지역민이 함께하지 않은 축제는 필패한다. 지역민이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는 축제만이 진정 행복한 축제이다. 또 지역 내 기업체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지역 기업들이 수익금의 일부를 축제 재정에 후원하도록 유도한다. 기업체는 지역축제 동안 홍보활동을 하면서 이미지 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택에는 삼성, LG, 한국가스공사, 만도, 미듬, 서부화력발전소 등 약 2천여 개의 기업이 있다. 모 기업 대표는 지역의 순수 음악단체에 자사 생산품 수익의 1%를 후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세계 3대 음악축제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Friends of the Salzburg Festival) 기업체와 민관의 후원으로 축제 전체 비용의 14%를 충당한다. 평택도 음악을 통해 지역민과 기업이 함께 즐겁게 상생할 수 있다.

▲ 세계 3대 음악축제로 꼽히는 미국 ‘코첼라 밸리뮤직 & 아츠 페스티벌’은 음악, 미술, 캠핑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예술축제이다. 예술로 모두 일탈의 자유로움을 실컷 맛본다.

국제음악도시 평택,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즐거운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축제성’을 톡톡히 갖춰야 한다. 음악 하나만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일은 어렵다. 가령 세계 3대 음악축제로 꼽히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 (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을 예로 들어보자. 세계적 뮤지션들의 공연은 물론 볼거리로 예술품들을 함께 전시한다. 각종 설치미술품, 조각 등을 함께 전시해 그야말로 음악과 예술 축제를 겸한다. 여기에 스케이트 링크를 설치해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수공예 스튜디오나 파머스 마켓 등을 함께 선보여 다양한 층의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텐트나 침낭도 설치할 수 있도록 야영지 시설도 갖춘다. 다각도로 재미와 편의를 제공하는 착한 축제이다. 이런 축제성에 더하여 또 여러 요인들을 갖춰야 한다. 교통, 음식, 자연경관, 친절함 또한 중요한 요인이다. 여기에 바하의 고향 ‘라이프치히’ 등과 같은 국제음악도시와 함께 자매결연을 맺어 교류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해외 홍보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군들이나 지역민에게 우리 전통 음악을 체험하게 하고 공연, 강연 등의 기회를 많이 주어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을 육성하는 것도 좋은 준비일 것이다.

평택은 그 동안 땀 흘려 열심히 일만했다. 이제 음악의 기쁨을 향유하며 사는 품격 있는 도시가 되자. 제대로 된 국제음악도시, 평택이 지금부터 시작하자. 음악으로 지역민들은 흥이 나고 미군들과 함께 즐겁게 공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음악을 들으며 많이 웃고 즐기는 평안한 도시 평택을 꿈 꿔본다.

글 경기관광공사 오민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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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순서
1편 한국 민속음악의 성지, 평택
2편 한국 대중음악의 발상지, 평택
3편 실크로드의 악기 해금의 고장, 평택
4편 ‘국제음악도시 평택’을 위하여

 

2013년 가을부터 평택시와 충청남도 아산시가 공동 추진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평택·아산 창조관광 활성화 사업’이 2015년까지 평택호와 충청남도 아산 인근에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이 사업의 성과 가운데 하나인 지영희국악관을 매개로 경기관광공사와 1년간 ‘콘텐츠 개발’ 중심으로 사업이 더 진행되었다. 이 사업의 경기관광공사 평택아산연계사업단 과장으로 근무했던 오민아 경기관광공사 작가가 지난 3년간의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제음악도시 평택을 꿈꾸며’라는 주제의 글을 기고했다. 본지는 평택출신의 지영희 명인 등 소리 거장들과 평택호와 평택이라는 장소적 자원을 바탕으로 평택을 ‘민속음악과 소리’의 국제적 명소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취지를 평택시민과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문화도시 평택의 미래상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에 이 글이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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