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본지 발행인

[평택시민신문] 평택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갈수록 나빠지는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 중심으로 평택시 당국과 시의회, 교육청에 미세먼지에 대한 종합대책을 요구하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천식·폐암·폐렴 등을 유발하는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위험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로 수도권 주민들은 봄과 가을, 겨울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고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일기예보를 보듯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입자가 더욱 작은 초미세먼지의 심각성도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뿐 아니라, 국내 화력발전소, 공장, 자동차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초미세먼지는 모세혈관을 타고 뇌에까지 침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뇌경색, 치매 등을 일으킬 위험성까지 지적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차원에서도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나섰고, 경기도에서도 인공강우를 만들어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공업화와 우리나라의 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 각종 산업단지의 개발 등으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발생 요인은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중앙정부와 도 정부차원에서는 매우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평택에 사는 우리 평택시민들이다. 평택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오염 정도와 그 농도는 어떠한가? 평택시민은 중앙정부와 경기도 정부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며, 그 대책에 따라 대응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기초지방자치단체인 평택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고 무슨 대책을 내놓고 있는가 하는 점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평택시민과 평택시 행정당국 사이의 커다란 인식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이 차이는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차이를 넘어 자칫 행정에 대한 주민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행정 당국의 전향적 태도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평택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일반적인 수도권 여타 도시와는 비교될 수도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미 평택은 각종 지표와 통계를 통해서도 경기도 최악의 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의 30퍼센트가 넘는 중국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인 산동성 지역에 가장 가까운 지역이고 수도권 초미세먼지 원인의 28%를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된 충남에 인접해 편서풍을 타고 그 피해가 충남보다 더 평택지역에 미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평택은 여타 다른 도시와 다른 특수성이 있는 지역이다. 산업단지 개발과 각종 아파트 건설이 앞으로도 10년 넘게 이어질 지역이다.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면 평택은 여타 지역에 비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주거지역으로서의 매력과 생명력을 잃은 지역이 될 수 있다. 안산시가 인구 70만 도시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여러 요인들이 많겠지만, 안산하면 대표적 공해지역, 오염지역으로 인식되며 주거공간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인구 80만이 넘는 대한민국 ‘신성장 경제신도시’를 만들겠다는 평택시 당국으로서는 새겨듣지 않으면 안 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평택시 당국의 인식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해당 업무 담당자들은 “평택 미세먼지 측정기 위치가 공단 밀집지역 굴뚝과 에어컨 실외기 옆이기 때문에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실제 대기보다 실내공기가 더 나쁘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시민들이 경유차 대신 전기차를 구입하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실로 담당 업무 공무원이 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대목이다. 담당 공무원들의 인식수준이 이 정도라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중앙정부나 경기도 차원의 대책 말고 기초지자체인 평택시 차원에서는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구태의연한 대답이 이어졌을 것 같기도 하다.

평택 지역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이미 평택의 정주 여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수준이 되었고, 이를 행정에서 방치하거나 방관할 경우 인구유입은커녕, 미군기지 국제도시에 더해 대한민국 미세먼지 최악의 도시라는 불명예를 덮어 쓰며 뒤늦게 ‘인구 역외유출 방지’를 고민해야 될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평택시 당국의 획기적 인식전환과 단기적, 중·장기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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