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신년사

김기수 발행인

[평택시민신문] ‘붉은 닭’의 해인 정유(丁酉)년 새해가 밝았다. 예로부터 닭은 새벽을 알리고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옛날 사람들은 새벽닭이 울면 어두운 밤의 세계를 지배했던 요괴와 귀신이 물러난다고 믿었다. 요즘은 드물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어렸을 때 새벽닭 우는 소리를 잘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닭, 그것도 행운과 밝음을 뜻하는 ‘붉은 닭’의 해인 올 해는 어둠과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빛, 새로운 희망을 알리고 시작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지난 한 해는 국가적으로 참으로 어려웠다. 오랜 기간 누적된 적폐들과 대한민국 권력자들의 민낯이 연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거대한 촛불로 타오른 분노한 민심은 ‘대통령 탄핵’을 넘어 대한민국의 총체적 변화와 변혁을 요구하는 횃불로 타올라 가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 심화와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 세계 최고수준의 청년실업과 자살률, 만연한 부정부패와 불공정 등 우리 사회의 온갖 문제점의 뿌리가 박정희식 개발독재의 필연적 산물인 철옹성 같은 재벌중심의 정경유착 시스템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촛불을 통해 인식하고 배워나가고 있다. 단순히 대통령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할 대한민국의 총체적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가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도 이르고 있다. 87년 체제의 종말을 넘어, 박정희식 개발독재와 그 연장으로 진행된 재벌중심의 경제적․사회적 시스템의 혁신이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닭의 해인 올 해, 어둠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의 빛을 알리는 올 해는 이런 면에서 너무도 중요한 한 해가 되리라는 것을 모든 국민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새벽은 어둠이 가장 깊을 때 찾아오듯이 아직 오지 않은 새벽은 여명의 혼란기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들은 이 혼란과 불안정의 시기를 잘 극복해 내야 한다. 진정 모두에게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강고한 기득권과 절망의 벽을 넘어 숨통이 트이는 새로운 빛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적당주의와 안일과 패배주의도 뛰어 넘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참여해야 한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됨에 따라 연초부터 대권 후보와 각 정치세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의 권력구조와 정치시스템 속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에 따라 국가 운영의 방향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대통령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선 못지않게 국가 시스템의 개혁 역시 중요하다. 오히려 재벌중심의 특권 사회를 철폐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이다. 대선이나 개헌 논의 등은 단순한 정치세력의 권력다툼이 아니라, 국가 개조를 원하는 국민의 명령을 누가 더 빠르고 확실하게 집행할 것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평택 지역사회 역시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선 이후 치러질 2018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이 활발해 질 것이다. 이미 유의동 국회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가칭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해 지역 정치권의 변동이나 선출직 공직자들의 이합집산 등도 예상된다. 차기 시장 선거를 앞두고 경쟁자들의 경쟁도 치열해 질 전망이고, 시․도의원 선거 역시 많은 후보자들이 나서며 지역사회는 올 한 해 정치적 변수가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경제와 사회, 문화, 교육 등 여러 영역의 현안들 역시 많을 것이지만, 정치적 요인이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평택지역 역시 국가적 차원의 과제와도 맞물리지만, 누가 시장이 되는가, 누가 시․도의원이 되는가 하는 인물 중심의 판단보다는 지역사회의 미래 전망을 바로 세우고 지역사회의 역량을 결집시키려는 노력이 지역사회에서 깊고 넓게 일어나는 것이다. 촛불 민심이 정국의 방향을 틀었듯이, 평택시민의 자각된 의식과 시민사회의 각성된 생각과 의견들이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 평택사회도 새로운 빛과 희망을 만드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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