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섭

평택시문화관광해설사

평택문화 중장기 발전 방안 수립 필요
“문화 인프라 구축과 전문인력 충원해야”

10월 22일은 문화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1972년 ‘문화예술 진흥법’을 제정했고, 방송의 날, 영화의 날, 잡지의 날을 흡수해 2006년부터는 10월 셋째 토요일을 ‘문화의 날’로 기념해 오고 있다. 평택에서도 문화원 주최로 서탄면 웃다리문화촌에서 ‘평택 문화의 날 기념식’ 행사가 있었다. 문화의 날을 계기로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의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문화’가 무엇인지는 정의하려는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많다고 한다. 문화는 개인의 산물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생성된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우리 삶 자체가 문화일진데 많은 사람들이 문화가 나하고 상관없는, 예술이라는 어느 먼 곳에 속해있는 것으로 인식하는가 하면, 문화는 없어도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고 일부 특권층이나 누리고 이용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문화는 인문적 소양을 기르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라 정의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은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와 여건이 구비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도시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외형적 발전과 함께 교육,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수준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시민들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하는 문화적 토대가 확장되어야 한다. 평택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를 향유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문화 도시’가 되길 소망하며 몇 가지 제안한다.

먼저, 평택시가 ‘문화 도시’로 발전하려면 문화 정책을 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가칭 ‘평택문화 중장기 발전방안’을 수립하였으면 한다. 평택 문화 발전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최근 5년간, 문화 분야에 대한 정책이나 발전방향을 담은 보고서를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동안의 문화정책이 매년 같은 내용을 답습하거나 즉흥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해왔다는 이야기이다. 이웃 안성시만 해도 지역문화 정책 중장기 발전 방안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고 하며, ‘바우덕이 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끌어올린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런 의미에서 평택 문화에 대한 관심과 발전의지를 나타내며, 도시규모에 걸맞게 ‘평택문화재단’이나 ‘평택문예진흥원’ 설립을 고려하였으면 한다.

다음으로 평택 문화에 대한 인프라 구축과 전문 인력의 문제다. 현재 평택의 문화 인프라는 도시 규모와 인구수 그리고 물질적 풍요에 비해 전국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평택시에서는 ‘평택 박물관’을 비롯하여 독립된 ‘문화원 원사’, ‘오페라극장’ 건립을 제시하는 등 나름의 문화기반 조성사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밖에 고덕국제 신도시에 ‘알파탄약고 이용 예술 공간 확보’, ‘민세 안재홍 선생 생가 주변 역사공원 조성’ 등의 소식도 들린다.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문화 기반 확충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한편, 건물이나 시설 구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전문인력 확보 문제이다. 우리는 이미 이 문제를 팽성과 송탄에 있는 국제교류센터와 ‘평택호 소리터’ 운영에서 경험하였기에 시사 하는바가 크다. 지금부터라도 전문 인력 특히 평택 지역 젊은이들을 문화전문인재로 양성하며, 설립목적과 건물시설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문화관련 담당 공무원들의 지나친 순환 보직을 지양하여 최소 5년 이상 근무하며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난립된 각종 문화행사와 시민들의 참여의식이다. 매년 200여회 각종 문화행사로 수백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전시민이 참여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렇다 할 대표 축제가 아직 평택에 없다.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일들에 지역주민이나 관계자들의 땀과 지혜가 담겨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대행업체에 맡기고 유명 가수 불러다 노래와 춤판으로 끝나는 일회성 행사가 너무 많다. 문화행사에 관련 기관단체 임직원과 일부 소수시민들만이 관심 갖고 참여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의식 부족은 평택시나 문화계 인사들 그리고 문화 향유를 갈구하는 시민들이 같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평택시 문화정책에 자율성과 다양성이 전제되고, 문화관련 단체들과의 소통이 중요시되며, 시민들과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고장 평택이 ‘대한민국의 신성장 경제도시’를 넘어 시민들이 함께 문화를 향유하는 ‘대한민국의 신성장 문화도시’ 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이 기고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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