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창업

협동조합으로 창업을 고민하는 ‘사회적경제창업모임’ 회원들. (앞줄 왼쪽 첫번째가 오경아 평택오산아이쿱생협 전 이사장)

평택오산아이쿱생협에서는 야생화자수배우기, 독거노인반찬나눔봉사, 좋은영화보기, 장애인봉사, 영어배우기 등 조합원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20여개의 다양한 소모임 활동이 있다. 그중 ‘사회적경제창업모임’은 협동조합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조합원들의 자치모임이다. 대부분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래에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전업주부들, 직장을 다니면서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협동조합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마을, 이웃과 함께 공동체를 복원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으로 창업을 의논하고 준비하는 모임이다. 이 모임이 9월부터 10월 사이 총4강에 걸쳐 ‘사회적경제 창업배움터’를 열었고, 30여명의 사람들이 교육에 참가하였다. 학교 방과후 강사 일을 하면서 좀 더 만족스런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제공해 주고 싶은데 학교 방과후 교육의 현실이 저가 경쟁에 내몰리면서 고민에 빠진 강사들, 생협을 이용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반찬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협동을 통해 만들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손뜨개 모임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공방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 등 교육 참가 이유가 다양했다. 참가소감을 들으면서 ‘정글이 되어가고 있는 우리 삶터를 다른 삶의 방식’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참가자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강의는 1강 ‘우리는 이 일을 왜 하는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와 동기부여 확인, 2강 ‘사회적경제 창업을 배운다 -성공과 실패 사례, 3강 ’성공적인 비즈니스모델 파헤치기, 4강 ’시장조사 이렇게 하루만 하면 창업할 수 있다 주제로 진행되었다.

1,2강의 김현하강사는 현재 아이쿱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주로 스타트업 단계의 협동조합 컨설팅과 멘토링 일을 하고 있다. 김현하강사는 1,2강을 통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필요(need)를 해결하는 조합원 소유의 사업체’로 정의하면서 일반적인 기업과의 차이를 설명하였다. 즉,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 주식회사 등과는 달리 협동조합은 조직을 구성하는 목적(일자리 창출, 안전한 먹을거리 구매, 믿을 수 있는 의료, 생태 및 환경 보존 등)을 실현하기 위한 경제조직이라고 설명하였다.

조합원의 필요는 생활상의 불편함이고, 불편함에서 시작하여 조합원의 편익을 위해 번영해야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성공비결이라고 안내해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 구성원들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하였다.

3,4강의 강민수강사는 현재 ‘쿱비즈협동조합’ 대표로 국수나무의 (주)해피브릿지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때 컨설팅 했던 당사자이다. 3,4강은 협동조합 비즈니스모델의 특징과 어떻게 스타트업이 가능한지 실질적인 교육내용을 안내해 주었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되기 위해서 우리와 같이 자본이 부족하고 사업 경험이 적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전략은 ‘작게 계획하고 빠르게 실천하는 방법’과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은 지속적으로 아이디어, 제품, 데이터를 구현-측정-학습의 3가지 활동을 바탕으로 실행하고 관리하는 기업 경영기법으로 협동조합 창업에 적절해 보였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직접 ’비즈니스모델 캔버스‘를 작성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검증하는 과정을 진행해 보았다. 비즈니스를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필요와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것을 ’고객가정‘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이 충분해야 ‘상품’이 결정되고 비즈니스혁신도 가능하다고 설명해 주었다. 즉 스타벅스가 주목한 고객의 문제는 ‘맛있는 커피’가 아니라 ‘문화공간의 부재’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판다는 것이다.

‘자신이 주목하는 고객의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가 발견되었다면 비즈니스도 발견된 것’이라는 메시지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짧은 교육으로 사회적경제 창업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경영기법을 배우기는 한계가 있지만, 왜 창업을 해야 하는지 목적이 분명해지고 시작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인 것 같다. 지역에서 협동조합 창업에 관심 가진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적경제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오경아 평택오산아이쿱생협 전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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