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인권에의 꿈을 모아”

소태영

평택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공동 상임대표

평택YMCA 사무총장

해외와 전국에 이미 40여 개의 소녀상이 세워졌고, 평택을 비롯하여 각 지역에 시민들과 함께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며 올 바른 역사인식을 통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그리고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에서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평화의 정신을 담아내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활동을 전개되고 있다.

평화가 짓밟히고 피울음에 젖은 어린 영혼들, 얼마나 귀향을 꿈꾸었을까? 다시는 피와 눈물로 쓴 고통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염원하며, 한반도 곳곳에서 평화와 인권이 공기처럼 살아 숨쉬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평화와 인권을 바라는 건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꿈이라고 생각한다. 평화의 소녀상이 우리들로 하여금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고 그 꿈을 우리들 사이에 계속 확산하는 매개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작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와 일본 아베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외교장관회담을 열고 그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두 정부의 합의는 이 문제의 당사자인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철저히 배제한 정치적 졸속야합에 불과했다. 일본정부는 일본군의 범죄 인정도 하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사죄 또한 없었다. 그저 정체 모를 정부책임 인정과 10억엔이라는 돈을 한국정부에 넘겨주고 알아서 하라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 내용 이행의 조건으로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내지 이전을 내세우며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말로 다시는 이 문제를 입에 담지 말라는 어처구니없는 단서까지 달았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이 모든 일본정부의 조건과 단서를 수용하고 말았다. 평화의 소녀상은 20년이 넘는 동안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지켜온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많은 시민들의 용기와 행동에 대한 기림의 의미이며, 다시는 같은 전쟁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기억하고 행동하여 평화를 이루자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시민들의 바람과 의지가 담긴 공공의 재산이며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평화운동의 상징물이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것이 자신들과 미래세대들에게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라 불편하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에 철거를 요구했다.

평화의 소녀상이 없어지면 일본의 끔찍한 반인도적 전쟁범죄도 없어지는 것인가? 그렇게 해서 역사에서 자신들의 범죄를 조금씩 지워간다고 일본이 죄 없는 국가가 되는 것인가? 죄를 씻는 방법은 숨기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인정하고, 제대로 사죄하고 청산하는 것이다. 일본의 미래 세대가 제대로 알고 다시는 같은 죄를 짓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반성조차 모르는 일본을 10억엔 받고 용서하자고 한다, 기억을 지우자고 한다. 우리는 미래세대들에게 무엇을 지키라고 할 것인가?  일본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도록 우리가 되새겨주고 가르쳐 주워야 한다. 진짜 평화가 무엇인지, 정의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일본정부가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을 강제로 연행하여 성노예화 하고, 인권을 유린한 범죄에 대해 진정으로 국가의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고 반성하는 그날까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계속 확산 되어야 하며,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올 때까지 평화의 소녀상은 그 자리에 앉아 우리의 기억과 의지를 깨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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