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전반기 평택 시정을 보면서

   

조종건

평택샬롬나비

사무총장

평택포럼과 대한건축사협회 평택지역건축사회 공동주최로 “사람이 살기 좋은 소사벌지구 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2016년 6월 22일 평택시립도서관 3층에서 개최되었다. 좌장 1인, 주제발표자 2인, 지정토론자 5인이 3시간 정도 휴식 없이 진행했다. 주제선정의 적절성과 열띤 토론은 좋았다. 그러나 8명이 주고 받는 그들만의 토론은 아쉬웠다. 소비자의 반응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듯이 청중의 예리한 질문이 그 행사의 질을 장식할 수 있다.

2시간 30분에 걸쳐 두 주제 발표와 5인의 토론자 발표까지 끝난 상태여서 질문하려고 손을 들었지만 좌장은 8인 사이에 질의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2시간 50여분 동안 듣다가 긴급한 약속이 있어 그만 자리를 떠났다. 청중들을 마네킹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텐데 청중과의 소통은 거의 배제된 포럼이란 인상을 받았다. 토론 시간 중 30-50%는 청중의 몫으로 제안하고 싶다. 이미 토론회는 끝났으니 신문지상을 통해 그때 못한 질문을 하고 싶다.

평택은 국제도시가 화두다. 명품국제도시로서의 평택에 대한 공재광 시장의 홍보와 그 열정은 귀하다. 공 시장의 공약 중에 ‘세계적 문화예술도시 건설,’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 건설,’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사는 평택’은 눈에 띄는 대목이며 도시의 활력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평택시민들 역시 국제도시에 대한 기대감 적지 않다. 그러나 평택시의 정책과 공 시장을 포함 역대 시장들이 외쳤던 10년간 국제도시로서의 모습은 과연 무엇인가? 또 이번 포럼의 주제인 소사벌 지구에는 그런 국제도시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는가? 어쩌면 잃어버린 10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국제도시로서의 명품도시를 만드는데 가장 암적인 존재는 평택시청이고 그 중심에 시장이 있는 것은 아닌가?

첫째, 건축의 관점에서 볼 때 건축의 철학을 담은 건물이 평택에 얼마나 있는가? 발표자 정건채 교수가 잘 지적한 기능주의 건물들이 평택에는 즐비하다. 예술성은 거의 전무하고 임대료나 받는 그런 건물들 아닌가. 평택에 유럽의 고딕양식, 르네상스양식, 바로코양식, 로코코양식, 포스트모던양식의 건물들, 또는 한국의 전통 가옥들이 얼마나 있는가. 그렇다면, 평택시 건축과의 존재이유와 공 시장을 포함 역대 평택시장의 도시계획은 천박하거나 부재했다는 것의 반증 아닌가.

둘째, 국제도시로서의 자연환경은 어떤가? 평택시민신문(6월15일자) 1면 기사에 의하면, 평택시는 대기 질이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30번째 바닥수준이다. 부천 다음으로 미세먼지가 많은 도시이다. 충남 석탄화력발전소 26기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중국발 미세먼지는 평택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전국의 49%를 점하고 있는 충남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초미세먼지는 매년 조기사망자 1100명(2014년 기준)을 만들어낸다. 지역 인접에 사는 평택시민들에게도 심각한 생명의 위협이다. 게다가 충남에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계획이 20여기라니. 또한 평택지역내 공장과 자동차와 같은 환경 오염군들이 있다. 공장의 오염물질뿐만 아니라 46만 인구에 25만여 대의 자동차가 평택에 있다. 발암물질인 벤젠, 포름알데히드 외에 메탄과 같은 유해물질 30여종의 미세먼지를 내품는 자가용과, 석면과 비소 같은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를 내품는 경유차는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또 자동차 1대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1200평의 산림이 필요하다. 평택시는 2억 7천 5백만 평의 산림이 있어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효과에도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평택은 산도 나무도 적은 삭막한 대표도시 아닌가. 이에 반해 평택처럼 평지인 독일의 뮌헨(Mṻnchen)도시는 평택 절반 정도의 땅에 인조 숲을 만들어 영국공원이란 이름으로 사람 살기 좋은 국제도시로서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또 산림과 범죄율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자료에 기대어 볼 때, 평택은 범죄율도 전국 순위에 들어가는 도시이기에 녹색운동은 국제도시의 관문이다.

셋째, 배려 문화의 실종이다. 미국인 부부가 3살 정도의 아이와 함께 송탄국제시장 내 거리에서 즐겁게 걷고 있었다. 아이를 보고 감동하는 부모의 모습이 한 순간 사라진 것은 택시 기사의 경적 소리였다. 그 가족은 깜짝 놀라면서 아이와 함께 길을 비켜 주었다. 미국인들의 경우, 아기가 걸어가면 자동차라도 잠시 기다려 준다. 그것이 미국인들이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이다. 그러나 공공질서를 중시해야 할 택시 기사가 무심코 한 행동을 본 그 가족은 평택의 문화 또는 한국의 문화를 어떻게 이해했을까. 미국으로 돌아가면 그들은 한국을 대변하는 민간외교관일 텐데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국제도시로서의 사회 자본인 신뢰와 공정성의 문제나 교육, 복지, 의료, 취업 그리고 은행대출과 같은 지역 현안 문제들을 다룰 수 있지만 평택포럼의 주제에 기대어 도시 속에 자연, 건축, 그리고 인간의 배려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평택, 국제도시로서의 평택을 보았을 때 무늬만 국제도시는 아닌지. 2010년 11월 12일 오바마 대통령은 G20 수뇌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최측인 한국기자에게 마지막 질문을 주기로 했다. 미국 대통령은 한국기자들에게 질문의 기회를 여러 번 주었다. 그러나 손을 든 한국인 기자는 없었다. 한국의 대표 일간지 기자들은 어디 간 것일까. 한국 시민들은 국제사회의 변화에 더딘 언론인의 모습을 본 것이다. 이제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평택시청과 그 중심에 있는 평택시장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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