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오늘은 우리가 선생님~”

스스로 참여하는 독후활동, 어린이들의 자기표현력·상상력·창의력 ‘쑥쑥’

앞줄 왼쪽부터 구자윤, 최선우 두 번째 줄 왼쪽부터 최정윤 선생님, 진미경, 문선영, 정서연, 선민정, 최지용, 신혜원, 이민준 세 번째 줄 왼쪽부터 이현서, 서수빈, 서예빈, 김혜성

“너한테 스티커 붙여도 돼?” 친구들과 서로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시작한 스티커 불이기 놀이. 요즘엔 자신의 몸에 살짝 손만 닿아도 쉽게 짜증내서 미워하게 된다. 올해로 5회째인 안중도서관 어린이 독서모임 책도토리에서는 이날 ‘왕따’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만큼 본격적인 책 내용에 대한 토론에 앞서 간단한 놀이로 생각을 넓혀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냥 몸이 닿으면 짜증을 내던 아이들도 허락을 구하고 스티커를 붙이는 건 재밌어한다. 책도토리는 초등4학년에서 6학년까지로 현재 20명이 독서모임에 등록되어 있으며, 이날은 13명의 어린이가 참여했다.
<양파의 왕따일기1, 문선이, 파랑새어린이>를 읽고 와서 ‘왕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보는 활동이 시작되면서 네 명의 어린이들이 칠판 앞으로 나왔다. 오늘의 선생님으로 김혜성, 서수빈, 서예빈, 이현서 어린이가 직접 프린트 물을 나눠주면서 직접 짜온 프로그램을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갖자고 한다.
첫 번째 활동으로 ‘내가 양미희(왕따 가해자)라면?’에 대한 가정에 돌아가면서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와 사이좋게 지냈을 것’, ‘사과를 했을 것’, ‘왕따 안 시켰을 것’, ‘친구에게 용기를 줄 것’을 비롯해 엉뚱한 아이들은 ‘초코파이를 한 상자씩 돌릴 것’, ‘소년원에 들어가 죗값을 치를 것’ 등의 의견을 발표했다.

두 번째로, ‘왕따 잘한 일인가?’라는 물음에 역시 한명씩 모두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이어서 ‘양미희에게 편지쓰기’를 진행해 왕따 주동자에게 조언을 해보기도 했다. 왕따를 당하는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을 테니 잘한 일이 아니고, 당하는 사람이 나중에 잘못된 선택을 할지도 모르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속 깊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마지막 활동으로는 한 명의 친구가 ‘양미희’ 역할을 맡아 다른 친구들의 질문을 받는 일종의 역할극이 진행됐다. 다들 ‘양미희’가 된 친구에게 ‘왜 왕따를 시켰는지’를 물었고 ‘양미희’는 단지 “재미”라는 이유를 대며 역할에 몰입했다. 이따금 ‘우리가 양미희 너를, 니가 왕따시킨 아이에게 한 것처럼 하면 어떨 것 같아?’라는 정곡을 찌르는 질문도 던지고 가끔은 엉뚱한 질문도 나오는 등 ‘내가 양미희 되어보기’에 다들 재밌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정윤 담당 선생님은 “아이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짜와 활동 내용도 직접 진행하고, 책 읽은 후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적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다보니 참여율이 높아졌다”며 “한명씩 모두 자신의 생각을 발표할 수 있어서 책과 더 친해 질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니는 학교가 다르지만 이 모임을 통해 두루두루 친해질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이현서(현일초6), 서수빈(현화초6), 서예빈(현화초4), 김혜성(현화초6)

“준비부터 진행까지 스스로 해 보람 느껴”

“우리가 선생님이 되어보니 재밌다. 하지만 친구들이 생각만큼 안 따라줘 힘들어 속상하다.”
이현서 “직접 수업을 진행하니 재밌지만 모두가 잘 따라주지는 않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한 권의 책으로 여러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어서 재밌는 시간이었다.”
서수빈 “선생님 역할을 직접 해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발표할 때 목소리도 좀 크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의 의견 들으면서 수업하는 좋은 독서모임이다.”
서예빈 “재밌었지만 역시 친구들이 떠들어서 힘든 점도 많았다. 그럼에도 다른 생각들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김혜성 “나 역시 같은 의견이다. 다른 친구들이 말할 때는 모두 주의 깊게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책을 읽고 나서 관련내용으로 활동을 하니까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한테도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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