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 정책 통한 경쟁과 협력 본격화하길

[평택시민신문] 지역발전과 통합 열망한 유권자 표심
새로운 후보와 참신한 지역 개발 공약에 기대감

김기수 본지 발행인

1. 4․13총선에서 평택지역 갑․을 선거구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선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택시민의 선택이 향후 이 지역사회에 어떤 정치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지역적 분석과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적으로는 독단적 국정 운영으로 점철된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진 선거였고, 3당 체제와 여소야대 국회 출현은 기성 야권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변화의 열망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총선이었다. 새누리당이 과반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일반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참패한 결과는 결국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웅변으로 알려 준 선거이기도 했다. 

평택지역 선거결과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갑․을 선거구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선거 결과는 선거 전의 지역 정가나 언론사의 여론조사, 유권자들의 일반적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상식적 판단으로 갑 선거구의 경우,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4선 관록의 원유철 후보를 꺽기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고인정․최인규 후보가 정치적 경륜과 인지도 면에서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원유철 후보의 과반 이상의 득표율이 이를 보여준다. 을 선거구의 경우,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의 당선에는 야권 표의 분열도 한 몫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야권이 분열된 것은 단순한 야권표의 분산으로 보기에는 여러 정치적 함의가 있으므로 유의동 후보의 당선은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이룩한 승리라는 점에서 평택을 지역 유권자들이 새누리당 후보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는 점은 존중되어야 한다. 정당 투표의 경우, 새누리당이 36.3%를 득표해 제1당이 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국민의 당이 26.1%를 득표해 21.7%를 얻는 데 그친 더민주를 앞섰다는 것은 평택 유권자들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변화 열망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2. 이번 평택 총선 결과는 3가지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전국적 정권심판 흐름 속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평택지역이 새누리당 지지세가 상당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갑선거구의 새누리당 지지는 두 야권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고, 을 선거구 역시 새누리당이 고루 강세를 보였다. 후보 경쟁력과 최근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드러난 평택 유권자들의 보수적 성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존 야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택지역 유권자들의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압승에 대해 지역 유권자들이 보수화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야권의 지리멸렬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는 더민주에 대한 평택 유권자의 냉혹한 평가와 뗄수 없는 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갑선거구의 더민주 고인정 후보는 정치초년생 국민의당 최인규 후보에도 득표에서 뒤졌다. 을선거구 김선기 후보의 경우, 3선 민선시장으로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치 초년생 유의동 후보와 경쟁했지만, 40.54%를 득표한 유의동 후보에 크게 뒤진 33.51%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2년 전 시장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재광 후보에 패배한 이후 이번 총선에서 유의동 후보에게도 패배함으로써 김선기 후보는 득표력에 한계가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고도 볼 수 있다. 다양한 판단과 해석이 있을 수 있는 대목이지만, 더민주의 재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음 지방선거와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더민주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심도 있는 평가와 대안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신생정당 국민의당의 선전이다. 정당득표에서 더민주를 앞서고 갑선거구에서 최인규 후보가 고인정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한 것도 의미 있게 볼 대목이지만, 을선거구의 이계안 후보의 선전은 향후 평택지역 정치권에 미칠 영향이 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계안후보는 23.61%를 득표해 3위에 그쳤지만, 지역에서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비해 매우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CEO출신으로 전국적 인지도나 지명도는 높으나 지역사회의 활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득표력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인물을 바라는 평택 유권자들에게 이계안 후보가 기대감을 갖게 해 주었다고도 볼 수 있다. 고향인 평택에서 새로운 정치인생을 시작하는 이계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평택시민의 높은 기대감에 부응해야 할 숙제를 떠안게 되었다. 당락을 떠나. 정치적 위치를 떠나서라도 지역사회의 정치적 품격을 높이고 지역경제와 평택지역의 지방자치 활성화에 이계안 후보가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두 당선자에게도 당부 하고자 한다. 새누리당 원유철 당선자는 5선 고지에 올랐지만, 새누리당 선거 참패 책임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고 그의 정치적 진로에 대한 여러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가 마냥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소신 있는 정치 철학과 정치적 비전을 국민과 평택시민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5선 고지는 원유철 당선자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유의동 당선자는 재선이 되었지만, 아직 지역사회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다.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사회의 정치적 역할을 확대하고 시민과 눈높이를 맞추며 자신만의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해 나가지 못한다면 평택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줄 수 있다. 재선 국회의원에 걸맞는 정치적 역할을 기대한다.

3.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으로 귀결되었지만, 야권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확인된 이번 총선 이후 지역 정치권은 내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3당 정치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지 유권자들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선거결과 드러난 평택 유권자들의 표심은 대규모 개발과 미군기지 이전 등 현안이 산적한 평택사회를 지역 정치권이 정책을 통한 경쟁과 협력을 본격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평택 발전과 지역 통합이라는 큰 명제를 어느 정치세력이 더 잘 실천하고 있는지 언제나 냉정한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정책을 놓고 경쟁과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를 잘 이끌어 나가라는 유권자의 총선 민의를 지역 정치권이 항상 유념하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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